즐거운 산행/설악산 공룡능선

[설악산 대청봉]중청대피소에서 라면 끓여 먹고 대청봉에 올랐다. 2017. 06. 04

사노라면사노라면 2017. 6. 5. 17:00

 

요즘 대한민국 하늘은 보석같이 빛난다.

이런 날 설악산이 가고 싶어 몸을 비틀고 있으니

같이 가자고 나선다.

 

3년 전 가을 둘이서 아무것도 모르고 한계령에 올랐다가

구름속에서 걷기만 했고 대청봉에서 인증하고 봉정암으로 내려 갔는데

오늘은 그 복수열전이 될듯하다.

 

아침 일찍 나서니 고속도로는 뻥 뚤려 있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파란 하늘에 아침 햇살이 우리를 반겨준다.

오늘 걸어야할 길이 멀고 험한데 각오 단단히 하고 오른다.

 

오늘 여정 : 한계령휴게소 한계령삼거리(02:26  2.3Km) → 끝청(06:07  6.4Km) → 중청대피소(06:58  7.6Km) → 점심 대청봉(08:07  8.4Km) →남설악탐방지원센타<오색>(11:12  13.3Km)

 

 

※ 한계령 삼거리 지나 서북능선 걷다가 탈진 현상이 잠시 나타나 쉬면서 천천히 조절하며 걸었다. 전체적으로 천천히 걷고 사진 찍고 중청대피소에서 라면 끓여 먹고한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하산하니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07:55>집에서 520분에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차들이 갓길에 세워져 있다. 우리도 비집고 차를 세운다. 휴게소 내 주차장은 업주들이 주차를 막고 있었다. 오늘도 날씨는 말 그대로 환상이다. 요즘 우리나라 하늘이 이상하다.

 

▼<08:07>준비하고 볼 일 보고 이제 출발한다. 3년전 가을 오를 때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도 걱정하며 오른다.

 

▼1973년 한계령 도로 공사중 희생된 군장병의 명복을 비는 위령비. 오르는 산객들은 잠시 고개 숙이고 올라간다.

 

아름다운 설악에 오니 정말 좋다! 그런데 고생 좀 해 보자

 

앞에 가리봉이고 그 오른쪽 약간 쏫아 있는 봉우리가 주걱봉이라고 옆에 있는 산객이 알려 준다.

 

한계령으로 가는 44번 국도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다 본다. 왼쪽 먼 곳이 점봉산이라고 역시 알려주신다.

 

아침부터 땀 엄청 나네! 오늘 쉽지 않은 발걸음이 될 듯하다.

 

오늘 발걸음이 가벼운 여인! 천천히 쉬면서 즐기면서 갑시다. 둘이 산에 오면 시간 제한 없고 우리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고~~~

 

▼<08:35>500미터 올라 오는데 약 30분 걸렸다. 또 쉬어 가자

 

가을이 아니어도! 겨울이 아니어도 설악에는 전국 산객들이 다 모여든다. 이 팀은 동창 모임이네!

 

높이를 올리고 나니 눈이 즐거워진다. 3년전 구름속에서 보이는 건 가까이 있는 단풍뿐이었는데 오늘 그날의 아쉬움을 보상 받는다. 내 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는 통제 불능이다.

 

서북능선이 보이고 그 왼쪽 봉우리가 귀때기청봉이다.

 

주걱봉이 서서히 형태를 드러낸다.

 

여기에 이런 길도 있었나! 한동안 편안한 흙길을 걷는다.

 

계곡에는 물이 하나도 없다. 모두 다리를 버리고 그냥 계곡으로 걸어간다.

 

계단에서 쉬면서 걸어 온 길을 돌아본다.

 

 

 

▼<10:29>2시간 20분이 지나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해발 1,302미터로 이제 힘든 구간은 거의 끝나고 능선길 오르며 설악의 속을 들여다 보는 즐거움만 남았다.

 

파란 하늘 아래 설악의 속살이 드러난다. 우째 이런 풍경이!!!

 

 

 

설악산 다람쥐는 사람을 엄청 따른다. 먹거리 챙겨줄까 싶어서!

 

엄청난 크기의 주목나무가 몇백년 동안 능선길에 버티고 서 있었다.

 

▼<10:45>이 바위 앞에 앉아 잠시 쉬면서 목도 축이고 간식거리도 챙겨 먹고, 앉아서 여러 장 남겨 본다.

 

귀때기청봉 방향

 

 

좀 쉬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몸이 이상하다. 몇번을 쉬다가 잠시 그늘에 자리 깔고 누웠다. 한결 나아졌지만 속도 내기가 힘드네! 오늘 설악의 속살을 살피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천천히 가자.

 

오늘 지나가야 할 끝청 및 중청이 까마득하다.

 

▼<11:01>제대로 된 전망대가 나온다. 둘이서 말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한다. 설악이 이런 곳이었구나!

 

갑자기 보니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네설악산 다니면서 공부 좀 해야겠다.

 

몸이 무거우니 가야할 능선길이 엄청 높고 길어 보인다.

 

 

아직도 여기 능선에는 봄 꽃이 제법 남아 있다.

 

해를 받고 있는 설악이 반짝인다. 건너 편 점봉산

 

힘들게 올라오니 이런 풍경을 볼 수 있구나! 방에서 뒹굴었으면 몸도 축나고 눈도 불쌍했겠지! 별일 없으면 움직이자. 몸이 많이 돌아왔다. 그래도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야지.

 

 

 

▼3년전 빛방울 맞으며 구름속에서 이 길 지나간다고 엄청 고생했는데 맑은 날에도 지나가기가 만만찮네!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야 할 너덜 구간이다.

 

 

산에 오면 정성을 다하여 걷고 있는 사람. 오늘 내가 힘들어하는 바람에 본인의 힘듬은 숨기고 걸어 오고 있다.

 

 

이런 풍경을 한번도 못 보고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많겠지!

 

▼<12:44>중청대피소까지 3.6Km. 중청대피소에서 라면 끓여 먹어야하는데 언제나 도착할까!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니 여전히 멋진 뷰를 선물한다. 가리봉 옆 주걱봉. 그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이 소백산 주능선이라고 하네!

 

좀 더 당겨 보아도 소백산 능선은 희미하다. 더 좋은 카메라를 가져야하나!

 

한계령 방향

 

그야말로 원시림이다. 이런 자연을 지키고자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가 즐기는 것 아닌가!

 

 

 

▼전문가라면 오늘 많은 작품을 건지겠는데!

 

힘들어서 진행이 더디고 설악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서 있다가 시간 다 지나고~~~  언제 도착할까!

 

▼<14:10>이제 끝청에 도착한다. 구름 속에 앉아 간식 먹던 때가 생각난다. 사방이 탁 트였다. 대부분은 여기서 쉬면서 간식 챙긴다.

 

 

 

 

잠시 쉬고 우리는 끝청 정상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보니 이제 좀 눈에 들어온다. 봉정암을 품고 시작하는 용아장성이다.

 

그 오른 쪽이 공룡능선이 오라고 손짓하고 바다 쪽으로 울산바위가 허옇게 배을 드러내고 있다.

 

 

잠시 당겨 보니 봉정암이 보인다. 저팔개 바위앞 사리탑도 보이고. 작년 봄 봉정암에서 자고 사리탑에서 오세암으로 하산했는데 그 날의 험했던 길이 새롭게 다가오네

 

북쪽 금강산 방향인지 하늘에서 한 바탕 퍼붓고 있나 보다. 구름이 모여들어 비가 되어 내리고 있다.

 

속초 바다 쪽은 해가 쨍쟁

 

중청과 대청을 배경으로 배부른 모습이다.

 

 

중청대피소 가는 길

 

많지 않은 철쭉이 이제 피어나고 있다.

 

파란하늘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직 피우지 못하고 있는 철쭉도 많네! 곧 열어 아름다운 자태를 완성하겠지!

 

▼<14:56>소청 - 중청 - 대청 갈림길. 한참 내리던 비가 이제 잦아든다.

 

▼<14:58>중청대피소 도착. 너무 느긋하게 걸어 왔구나!

 

사진은 남기고 먹자

 

 

 

바람이 좀 불어 대피소 취사장에서 끓여서 밖으로 나왔다. 안산에서 오신 어르신과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맛난 점심을 즐겼다. 어르신은 이틀 동안 대피소에서 머물며 정상 주위를 찍으신다고 한다. 잘 마치고 돌아 오십시오. 우리 가방에 남은 먹거리 다 드리고 왔다.

 

 

▼<15:42>너무 여유 부렸나! 이제 부른 배를 들고 정상으로 올라가 하산하자.

 

올해 단풍 들때 또 올라와야지!

 

대청봉 정상. 참 아름답지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애 많이 쓰신다. 자연을 살리는게 인간을 살리는 길이다.

 

 

대청봉 올라가면서 또 쳐다보고 서 있다. 속초 바다 하얀 파도도 보인다.

 

 

공룡능선 신선대 1275봉 범봉 세존봉 등등.  

 

 

정상 부근 진달래 꽃잎은 거의 떨어지고 한두개 달려 있다.

 

한쪽에 검은 구름이 보이는데 다른 쪽에는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춤추고~~~

 

 

 

빨리 올라 가자. 친구들한테 자랑한다고 바쁘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그림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데 2년 후면 중청대피소가 철거된다고 한다. 자연보호를 위해서 희운각을 확장한다고하는데 산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관리자나 이용자가 다 같이 자연을 보호하며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좋을텐데!

 

 

▼<16:08>아침8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 넘어 대청봉에 도착한다. 오늘 같이 여유로운 산행이 있었을까! 둘이 오니 가능하다. 그리 붐비지 않아 여유있게 정상 인증사진 남기고 한바퀴 돌면서 아래를 구경한다.

 

 

▼설악산 속을 원 없이 본 하루다.

 

 

 

 

 

 

 

 

 

▼<16:21>이제 하산이다. 오색으로는 처음 내려가는데 5Km 급경사 구간을 내려가는 길이다.

 

 

 

▼하산길 시작은 꽃길이다. 여기 철쭉이 좀 모여 있는데 아직 개화가 반도 진행이 안되었네! 소백산이나 덕유산 철쭉에 비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어여 내려갑시다

 

 

▼오색으로 올라오는 사람들 대단하다 했는데 오늘 내려가면서 보니 내려가는 일도 보통이 아니네! 볼거리라도 좀 있으면 덜 힘들텐데 그냥 내려 꽂으며 내려가는 길이다.

 

 

 

 

 

▼중학생 아들과 같이 온 부모들이 혼나고 있었다. 5시간 넘어 오색에서 걸어 올라와 정상 찍고 또 오색으로 내려간다는데 아들은 중간 중간 주저 앉는다. 어두워서 하산 했을것 같은데 무사히 내려 왔겠지!

 

 

▼중청에서 먹거리 다 처분해서 이제 없다. 달라고 앞에서 애교 부리고 있다.

 

▼<17:33>1시간 10분을 쉬지 않고 내려 왔는데 이제 2Km 내려 왔구나! 올라올 때는 내가 힘들었고 내려 올 때는 같이 온 사람이 힘들어 하고 오늘 서로가 잘 맞추고 있다

 

 

▼설악폭포가 어디 있나?

 

 

▼<18:20>잠시 오르막을 오르니 쉼터가 나온다. 숨 좀 돌리자. 해가 많이 길어졌다. 응달 진 사면을 걸어 올때는 곧 어둠이 몰려올 듯하다가 해가 비추니 아직 대낮이다.

 

 

 

 

▼공포의 돌 바닥길이다. 오르는 사람이나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 곡소리 나는 구간이다. 왜 나를 이런 곳까지 데려 왔냐고 원망하는 아줌마를 달래며 내려가는 부부가 보인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조심 조심 잘내려온다.

 

 

▼곧 어둠이 내릴 것이다. 이런 길이 나오면 거의 다 온 것이다.

 

 

 

▼<19:19>남설악탐방지원센타로 하산. 거의 3시간 걸렸다. 오늘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맑은 하늘 아래 아름다운 설악을 직접 보게되어 아주 만족한 하루가 되었다. 3년전 구름속에 헤매던 시간이 말끔하게 정리된 하루였다. 오색으로 내려오니 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힘들지만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