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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자질구레

반지하 방에 딸린 야채 가게

노인분들의 건강은 절대 장담할 수 없읍니다

오랜 세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뎌온터라 심신이 다 마모되어 언제나 더 고장나고

그러다 아예 고치기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갑니다.

 밤새 안녕히 계셨는지 안부를 묻는 것도 큰 효도가 됩니다.

내가 여기 철강회사를 시작한지 10년정도 되는데

초창기 한 할아버지가 매일 오전 우리 공장 주위로 산책을 다니시기에

인사도 드리고 건겅도 여쭙고했읍니다

그러다 1년쯤 지나자 갑자기 안 보이게 되었고 나도 그냥 잊고 지나갔읍니다

한 3개월 지났을까 할아버지가 다시 지팡이에 의지하고 산책을 나오셨읍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인사와 건강을 여쭙고 했읍니다

그러다 며칠을 못보고 다시는 볼수 없었읍니다

아마도 세상을 떠나가신듯했읍니다

할아버지 연세는 거의 80이 된듯했읍니다

우리 공장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읍니다

공장 바로 옆 연립주택이 한채 있는데 2차선 도로와 접하고 있는 반지하방에 노부부 두분이 재미나게 살고 계십니다

외곽에 텃밭을 가꾸시는지 봄이면 각종 야채를 가져와 길쪽으로 난 창문을 통해 자율 판매로 야채를 진열했읍니다

밭에서 야채를 준비해와서 진열하고 때때로 돈만 챙기면 되는 그런 곳이었읍니다

그런데 올 봄부터 그 두분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두분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타깝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지금은 병원에 계십니다

한달에 한번 부산으로 내려가 잠시 보고 오는게 전부입니다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나가는 것은 인간 누구에게나 한번은 닥치는 일이지만 마지막 힘든 시간을 누구나 견뎌야한다는게 무겁게 와 닿는 것이 지금의 마음입니다

 

 

방학이되어 애들 다 데리고 이번 주말에 부산 어머니 보러 내려갑니다

얼마나 좋아 하실지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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