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리산 종주에 다 같이 하지 못해 한 친구가 설악으로 같이 가자고 한다. 이런저런 개인 사정으로 가을 산방 기간 직전 설악산 중청대피소를 예약했다. 우리가 이번 가을 중청대피소 마지막 손님이 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된다. 1박 2일 첫날은 비가 예보되어 걱정을 하며 출발해야 하는데 다행히 약한 비라 그렇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기대하고 기다리던 설악산 걷기가 비속에서 시작된다.
오늘 여정 : 백담사 → 영시암(01:11 4.4Km) → 봉점암(03:44 10.6Km) → 소청대피소(04:49 11.2Km) → 중청대피소(05:30 12.2Km) - 휴식 10분 및 봉정암 식사 40분 포함 ※램블러 GPS 기준
▶ 대피소 도착후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고 왕복 1.2Km 약 40분 대청봉 다녀옴
▼용대리 백담사 주차장 직전 식당 불빛이 보여 들어오니 황태해장국. 궂은날 먼길이라 든든히 먹어야 한다.
▼<07:30>백담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백담사 올라가는 셔틀버스에 오른다. 배차 시간은 확인 못했고 편도 2,500원으로 약 6Km 계곡길을 달린다.
▼<08:00>백담사 수심교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살짝 이슬비가 내리는데 그냥 출발한다. 오늘 오후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어 각오하고 시작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 1차 도착지 봉정암까지 10.6Km
▼<08:14>우비를 입어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린다. 장비 다시 챙기고 배낭을 저울에 걸어보니 10Kg이 넘어간다. 2Kg 고기 구웠고 아이젠 등으로 제법 큰 배낭이 되었다.
▼이 길은 계곡을 따라 봉정암 바로 아래까지 그리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최근 잦는 비로 겨울이 오는 계곡에 물이 넘쳐흐른다. 비 오는 계곡 물소리에 세속의 잡음이 다 사라지고 신선이 살고 있을 듯한 산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09:13>영시암에 잠시 앉았다. 아침이라 절에서 믹서 커피를 내어 놓았다. 봉화 광산 매몰자들이 일주일 동안 이 믹서 커피로 연명을 하셨다 하여 국민커피 가치가 더 올라갈 듯하다.
▼영시암에서 잠시 계단 오르면 오세암 갈림길. 내일 공룡능선을 걸어 오세암을 지나 여기로 하산할 것이다.
▼<09:41>또 잠시 계곡을 즐기며 올라오면 수렴동 대피소. 여자친구와 봉정암 오르다 여기서 쉬며 곤드레막걸리 마신 추억이 있는 곳이다. 물색을 살피다가 물속 낙엽을 한참 쳐다보게 된다.
▼빗속에서 더 즐겁게 걷고 있는 친구들! 대 단 하 다
▼순식간에 절반을 걸었다. 다들 컨디션이 좋은지 누가 먼저 쉬자고 하는 사람이 안 나온다.
▼서서히 높아지며 수려한 계곡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바윗길 구간도 자주 나온다.
▼쏟아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꺾인 폭포
▼잠시 막걸리 요기 시간. 비를 피해 다리 밑으로 들어오니 멋진 주막이 되었다.
▼<10:54>쌍용폭포에 도착하면 봉정암이 멀지 않았다. 두 줄기 물이 사정없이 떨어지는 장관 오랜만이다.
▼쌍용폭포 상단
▼봉정암 1.6Km 남았다. 여자친구와 걸었을 때 이 부근에서 독이 오른 살모사를 만났고 조금 더 오르면 머리를 숙여하는 나무 아래를 통과하게 된다.
▼오늘도 지혜샘 찾기를 생략하고 그냥 올라간다.
▼해탈고개. 잠시 숨 고르고 급경사 너덜길로 올라간다. 무념무상 마음 비우고 올라야 봉정암을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사자바위 뒤로 올라야 하는데 비 핑계로 오늘도 생략
▼<11:46>봉정암 사리탑 들머리. 오늘은 그냥 지나친다. 넷이서 정말 빨리 걸었다. 3시간 44분 걸어 도착한 봉정암. 따뜻한 미역국이 준비되어 있어 무한리필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젖어 차가워진 몸이 미역국 한 그릇에 스르르 녹아내린다.
▼이 사람들 봉정암 공양이 처음이라고 한다. 잊지 못한 점심시간 영원히 간직할 사진을 남겼다.
▼<12:22>40여분 점심시간 즐기고 또 올라가자. 소청대피소까지 깔딱이다. 높이에 대한 부담감에 먼저 챙기고 혼자 올라간다. 점심 시간 친구들 즐거운 모습 보니 이번 산행은 이미 대성공이었다고 확신한다.
▼가파른 돌계단 비가 와도 미끄럽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고도를 올리니 이슬비가 싸락눈이 되어 볼에 떨어진다.
▼<12:49> 25분 정도 깔딱고개를 오르니 소청대피소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 고비는 잘 넘어가고 있다.
▼소청대피소를 지나니 바닥에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13:05>소청봉 이정목. 희운각대피소와 봉정암 갈림길이다. 중청대피소에서 자고 내일 아침 여기로 내려와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갈 것이다.
▼중청으로 접근하는데 하늘은 완전히 구름 속으로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한계령 갈림길에 도착하면 바로 중청대피소
▼<13:24>너무 일찍 도착한 중청대피소. 평소 내가 걷는 속도로 왔으면 오후 3시 넘어야 도착하는데 이 친구들 따라 걷다 보니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여유 있는 친구들은 천천히 즐기며 올라오고 있었고 15분 후에 도착한다.
▼<13:39>외모는 패잔병 모습인데 얼굴에는 만면의 미소다.
▼대피소 체크인은 15:00 이후나 가능하다고 하여 취사장으로 내려와 물을 데웠다. 여유 있는 커피 타임
▼내일 일출이 없다고 하여 그럼 지금 대청봉에 인사하러 가자고 다들 오른다. 구름에 바람에 상고대에 기억에 남을 걸음이다.
▼우리 네 사람만 대청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일도 있구나! 조금 있으니 대피소에서 만난 분들이 올라와 인증사진 남겨주었다.
▼오늘 저녁은 미리 구워온 목살이다. 약 2Kg을 준비해왔는데 바닥을 보였다. 고기도 음료수도 끌 맛이란 표현 그대로의 맛이었다. 설악산 정상에서도 한국인의 마무리는 볶음밥
▼언제 와도 불편한 잠자리. 자다가 깨다가 뒤척이다가 밖으로 나와도 봤다. 내일도 구름 속에 걸어야 하나? 그렇게 간헐적인 잠을 자는 밤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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