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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그리운고향

부산 송정 어린 시절 고향 모습은 다 사라져 가고 있다 2021. 09.02

아침 고향 동네 한 바퀴

 

▼2006년 설을 쇠고 비교적 건강하던 엄마는 많이 힘들어하시고 그 해 5월부터 요양병원에 계셨고 우리는 자주 내려가 얼굴 보여드리는 게 다였다. 그날 이후 고향 방문하면 우리 숙소는 바닷가 호텔이었다. 송정호텔은 전직 대통령 아들 소유로 알고 있었고 얼마 전 알아보니 그 혈연 누군가의 법인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사계절 서퍼들이 점령한 송정해수욕장 백사장

▼죽도. 어릴 때 우리는 대섬산이라 불렀다. 저 흉물 건물 철거도 쉽지 않나 보다. 

▼여기 살고 있던 친구 성진이 집은 해안가가 정리되며 좀 더 위 우리 집 앞으로 올라왔고 친구는 여기에 슈퍼마켓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지금은 그 아래 세대가 장사하고 있다.

▼바다에서 우리 집으로 올라오는 골목

▼2007년

▼골목 오른쪽에 오랜 기간 민박을 하시는 동네 형님네. 그 전에는 쌀가게에 담배까지 취급하셨다. 

▼이 자리는 종식이 친구 집이 있던 자리다. 석산상회하면 동네 사람들 모두 아는 가게다. 앞에 길이 옛 시장통 길이다. 

▼우리 집은 입간판이 서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고 왼쪽 빈터는 여인숙이 서 있던 영희네 집으로 우리 집과 붙어 있었다. 

▼2007년 집으로 가는 골목

▼내가 나고 20년 정도 성장한 집터. 버티다가 얼마 전 큰 형님이 처분하고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더라. 주소는 부산시 해운대구 236번지였다. 

▼아주 어렸을 때 대문이 있던 곳이고 후에는 시멘트 블록집을 지어 월세로 여럿이 살았다.

▼2007년 우리 집

▼이 골목에서 달리기도 하고 자치기도 하고 축구도 하고 우리한테는 꽤 넓은 놀이 공간이었다. 장섭이-상기-백기 여럿이다. 장성은 씨라고 백기 아버지가 계셨던 집이다. 무면허 의사 활동도 하시고 뒤에는 송정동장까지 하셨던 인정 많으신 분이셨다.

▼밭은 그대로이다. 

▼장섭이 집이다. 마당 한편에 석유 기름을 병에 담아 팔았고 아저씨가 바리깡을 가지고 계셔 나의 머리는 자주 아저씨 신세를 졌다. 머리 깎다가 보면 소똥이라 부르는 덕지덕지 딱지가 떨어지곤 했다.

▼대균이 형네. 최 씨 부잣집이다. 집에 들어가면 정신 질환을 알고 있던 누님이 계셨고 국민드라마 '여로'를 보기 위해 저녁마다 흑백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았다. 오른쪽 슬레이트 지붕은 상기네 집이다. 상기는 키도 크고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특히 축구 수비 전담의 믿을 만한 친구였다. 대연동 중앙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는 사실을 소문으로 들었다. 자세한 얘기는 잘 모르지만 부모님의 가정 내 갈등이 어린 상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했다는 얘기는 이후 여럿한테 들었다. 

▼상기네 집은 옛 모습 그대로이고 누가 거주하고 있는지 불이 켜져 있다.

▼상기네 집 화장실 겸 창고인데 골목길에 접해 있어 지나가면 고얀 냄새를 참고 가야 했었다. 그 옆 집에는 무당이 계셨는데 얼굴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화장을 많이 하시고 계셨던 기억도 난다. 

▼할아버지 얼굴 기억이 안 난다. 

▼시장통 술도가 뒷모습이다. 아랫집이 술을 빚던 건물이다. 술도가 신동석 아저씨는 송정 갑부였다. 엄마가 급전이 필요하면 도가에 가서 꾸어 오시곤 했다. 엄마가 가면 아무 소리 안 하시고 돈을 내어주셨다고 생전 엄마가 말씀하셨다. 

▼여기는 친구 안철수 집이다. 좀 가난해 보였던 친구로 다른 친구와 그리 어울리지 못했던 친구였다. 

▼골목 안에 여관이 있었다. 송정 토착민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관 입구 한쪽에는 아주 큰 우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메워졌는지 흔적만 보인다. 

▼정미소가 있었던 곳으로 이 모퉁이에는 송정 역 앞에서 이발소를 운영하신 함 씨 아저씨 집이 있던 곳이고 그 옆에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신 할아버지도 같이 계셨다. 칡이 나오는 계절에는 사서 씹기도 했다. 

▼여기는 경업이네 밭이었는데 아직도 밭으로 보이는데 경작하지 않고 있나 보다. 

▼포장된 골목 중간에 하수도 및 빗물이 흘러가는 구조인데 70년대 중반에 만든 시설로 추정된다. 학교 가는 길이다.

▼아버지 친구분이 사셨던 집 앞이다. 엄마는 계되이 아저씨라 불렀는데?

▼무슨 공사를 하는지 학교 담벼락에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동해남부선 철로가 있던 자리. 이제 철길은 동네 뒤로 물러나고 여기는 공원이 되어 보존되고 있다. 

▼(구)송정초등학교 철거공사. 50년 전 추억이 보관되어 있는 학교가 무너졌다. 20여 년 전 학교가 외곽으로 이전하고 빈 공간으로 계속 남아 있었는데 결국 무너지네. 공사 관계자의 얘기로 며칠 전 철거가 시작되었고 일주일이면 완료되고 이 자리에는 생활형 주거시설이 들어선 다고 한다. 거슬릴 수는 없지만 정말 아쉬움 가득이다. 

▼학교 건물 뒤 소사 건물도 있었고 도서관과 나누어 썼던 3학년 3반 교실이 있는 슬레이트 건물도 있었던 자리다. 우물도 있었고 급식할 때 우유를 끓이는 가마솥도 있었는데

▼다시 철길이 지나던 길로 나왔다.

▼아마 여기가 1년 후배 조득이 집이 여기지

▼어릴 때는 여기 골목길도 넓고 걸어가면 참 멀었는데 오늘 아침은 더 순식간이다. 

▼우리 장남 큰 형님 친구 완실이 형네 집이다. 밥 먹을 때 되면 여기서 놀고 있는 형님 찾아 자주 왔다 갔다 했던 집이다. 

▼송정이 시골이었을 당시에는 쪽파 농사가 참 많았는데 이제 경작지는 찾기 힘든 송정이 되었다. 텃밭에 자라는 쪽파 향이 아주 강하게 풍겨온다.

▼여기는 박 선생님 댁이다. 순성이 형님이었나? 여기 별채에 큰 누님 내외가 월세로 계셨다. 나 어릴 때 구룡포 부근 감포로 잠수부 찾아 시집간 누님은 어촌에서 고생하며 사시다 매형이 외항선도 타고 쿠웨이트 공사현장에 잠수 기술자로 다녀오시기도 했다. 여기서 사시다가 86년 아시안게임 및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한강 정비사업에 투입되셨는데 올림픽대교 부근에서 달리는 차가 저 세상으로 모셔갔다. 그 이후 큰 누님네는 둘째 누님이 계신 시내로 이사하셨고 누님도 몇 년 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지금은 저 세상에서 두 분 잘 계실거야!

▼송정역이 활기로 가득 찰 때 이 가게도 대단했는데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송정역

▼송정 역사 옆에 붙어 있는 구조물로 평상시에는 주로 수화물을 내리고 올리는 기능을 담당했고 여름 해수욕 시즌에는 임시 매표소 및 개찰구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 때 모습 그대로다.

▼파출소 건물은 몇십 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도 어디서 옮겨 운 것 같은데 별 기억이 없네

▼송정역 주변에 철로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해운대 중학교 다닐 때 할교 스쿨버스가 있어 열차 이용이 별로 없다가 스쿨버스가 폐지되며 정기권 <당시에는 패스라 불렀다>으로 몇 달을 타고 등하교했다. 여름 해수욕 시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차로 오는지 맨 앞 기관차에도 발 디딜 틈 없이 타고 오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송정역이다.

▼기존 동해남부선 철로가 동네 뒤로 물러나며 여기는 한동안 방치되고 있었고 그 뒤 걷기 길이 개통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제는 해운대 미포에서 송정을 왕복하는 바다 관광열차로 재탄생했다. 아직 타 보지 못했다.

▼철길 건너에는 엄마가 공을 들이고 수확의 즐거움을 챙기는 밭이 있던 곳이다. 밭 하나를 처분하여 집을 올려 작은 형님 집을 마련해 주신 엄마였다. 밭에는 계절별 채소가 줄을 서 있었고 엄마는 직접 수확하여 새벽 시내버스 타고 서면시장에 내다 파셨다. 지나가는데 그때의 쪽파와 방아향이 나는 듯하다.

▼이 자리가 형님 집이 있던 자리다. 이제 형님도 이곳 집을 처분하고 정관으로 옮겨갔다. 

▼언제 시간 내어 한번 타 봐야지. 아름다운 남동해 바다 구경해 보자.

▼서핑 기구들이 여기에도 늘려있다. 사계절 서핑이 가능한 송정해수욕장이다. 

▼다시 철로를 넘어 바다로 나간다. 

▼바다 열차 정류장

▼넘어오면 철길 옆 모래 위에 잔디가 아주 곱게 자랐는데 지금은 나무가 심어져 그 잔디는 안 보인다. 아버지 산소 잔디도 여기서 가져가 이식했다. 

▼흐린 날이고 평일인데도 아침부터 바닷속에 뛰어든 사람들 정말 많네. 

▼유튜브에서 언제나 고향 바다를 볼 수 있는데 저 호텔에서 제공해주고 있고 작년에 저 호텔에서 머물기도 했었다.

▼구름 낀 송정 바다. 너무 빨리 그리고 완전히 바뀌어 가는 고향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바닷물은 그대로다. 

▼오늘 아침은 토스트. 송정에서 시작된 문토스트는 전국 맛집이던데 처음 시작은 이런 모습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문토스트를 꿈꾸는 푸드트럭이 여러 대 보인다. 

▼서퍼 홀릭

▼숙소에서 내려다본 엣 시장통 골목. 앞 파란 집은 친구 중섭이 집이고 그 건너 기와집이 도가집이다.

▼왼쪽 뒤는 장산 기슭이고 철거 중인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