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파리 중심의 에펠탑-루브르-센강-노트르담 등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남부 여행하면서 이런 생각이 완전히 엉터리라는 걸 알아버렸다. 유럽 중앙부는 산이 거의 없는 평지지만 남으로 내려가며 자연이 빚은 작품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다. 유럽 최고 협곡이 있고 알프스 최고봉이 자리하고 있고 그림 같은 지중해 해안도 환상적이었다. 어제 딸 집에 도착해 짐 정리하고 바로 잠들었는데 나는 여기서도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바삐 과하게 움직이는 것이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아침 일찍 시작하는 일정이다.
2일 : 파리 리용역(07:15) → 안시 역(11:30) - 렌터카 인수 - 안시호 전망대(17:30) → 쌀랑슈 숙소 도착(19:40)
▼오늘 일정은 아침 6시 46분 파리 리용역에서 TGV 타고 안시에 도착하여 호수 및 시가지 산책하고 렌터카 픽업하여 숙소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아침 6시 집을 나서 지하철 RER A 타고 리용역에 도착하니 20분 지연 안내가 보이고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 중인데 20분 더 지연이라고 올라온다. 바쁜 월요일 아침인데도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얼굴에서는 불만 표정을 찾을 수 없다. 7시 15분 열차는 출발한다.
- 아침 센드위치
▼밀 수확 끝난 들판 한 곳에 해바라기가 노랑을 자랑하고 옥수수 밭은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여름색을 보여주고 있다. TGV 타고 있으면 내부 분위기가 꼭 우리나라 KTX 타고 부산 가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고속철도 원천기술이 프랑스 TGV로부터 왔기때문일 것이다. 피곤한지 맞은편 두 여인은 깊이 잠들었다.파리리용역에서 시작되는 TGV는 파리 ↔ 리용 프랑스 최초 고속철도라고 한다. 리용까지인데 우리가 탄 안시행은 리용역 도착전 마꽁역까지 쉼없이 달린다. 아마 300Km 이상 달린 듯하고 마꽁역부터는 리용역 가는 고속철로를 비켜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구역으로 속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밀밭과 해바라기 및 옥수수가 풍성하게 자라는 벌판이 반복되다가 조금 더 내려오니 낮은 구릉 지대가 나오면 이런 지역에는 소들이 방목되어 있다. 거의 다 하얀색 소들로 넓은 초지에 겨우 몇 마리가 대부분이다.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니 알프스에 접근하는지 산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선로는 더 굽어져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공사하기 어려운 구간이고 수요가 떨어지는 곳이라 신규 고속철로 건설이 안되고 있는 듯하다. 하얀 바위를 드러내고 있는 고산이 보이고 옥빛 호수가 나타나며 TGV는 상베리역에 도착하여 제법 긴 시간 정차한다. 아마도 이태리 밀라노 가는 차량과 같이 여기까지 달려와 안시로 향하는 우리 차량과 분리하고 있는 듯했다. 언젠가 동대구역에서 포항행과 창원행이 분리되는 KTX를 타본적이 있는데 상베리역에서 밀라노와 안시행으로 분리되고 있었다.
- 상베리역
▼상베리역을 출발해 잠시 높은 산 구경하다 보니 금방 안시 역에 도착한다. 안시 호수에서 놀다 렌터카 픽업하여 사모니 부근 숙소로 이동하는 일정인데 가방을 보관해야 한다. 역사 내는 보관소가 없어 약 300 미터 떨어진 곳에 무인 보관함이 있다고 친절한 역무원이 알려준다. 어제 기상예보에 안시는 하루 종일 비였는데 아침 예보에는 점심 비 온 후 그침으로 바뀌었다. 막상 여기 도착하니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화창한 하늘이라 우리 셋은 안도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비 오는 안시는 상상하가 싫었는데 우리의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혹시 비가 내릴지 몰라 점심식사를 미루고 호수가로 바로 달려 나간다. 월요일인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자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 남기면서 걷고 있는데 젊은이가 사진 찍어 달라고 한다. 20대 청년으로 혼자 안시와 파리 여행 왔다고 이틀 정도 여기 머문다고 한다. 아직도 코로나 시국이고 여기 안시까지는 많이 오지 않기에 한국인이 반갑게 느껴졌다. 페달 보트가 있고 유람선도 보인다. 대형 유람선 2시 승선표를 구하고 우리는 식당에 자리 잡았다. 몇 가지 요리가 나오는데 치즈에 햄 고기로 샐러드 포함 굉장히 짠 음식이었다. 나도 짜게 먹는 편인데 저염식을 지향하는 한국인한테는 짜게 느껴질 것이다. 다시 호수로 나와 잠시 거닌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인파는 더 늘어나고 라이딩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잘 정리된 자전거길이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있었다. 친구들과 유럽 자전거 여행을 기획하다 멈추었는데 빠른 시간 내 달렸으면 좋겠다.
- 안시 역사
- 보관함
- 안시 호수
▼2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에 오른다. 인당 16유로이며 호수 가장자리를 돌아오는 1시간 유람이 시작된다. 스페인에서 온 빨강 티의 초등생들이 많이 승선했고 인근 도시에서 소풍 온 저학년 꼬마들이 아무 방해받지 않고 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출발하자마자 옥빛 물에 하얀 바위에 다들 탄성을 지르고 있다. 1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계획에는 없었다며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고 우리 셋이서 박수를 친다. 해발 2천 이상되는 하얀 암봉 아래 페러글라이더들이 떼를 지어 나르고 있고 호숫가를 따라 위치한 집들은 한 폭의 그림으로 보이고 있다. 페달보트 밟으며 호수를 즐기는 방법이 있는데 유람선 승선을 강력히 추천한다. 호수를 다 돌아볼 수 있는데 아주 절경을 만나게 된다.
▼유람선에서 내려 안시 시내로 잠시 올라오니 중세 감옥소 건물이 물 위에 떠있고 언덕을 따라 오르면 안시성이 나오는데 정문까지만 올랐다. 잠시 성당에 들어가 쉬며 숨 고르는 시간을 보냈다.
- 안시성
▼이제 안시 일정이 마무리되며 보관함에서 짐을 꺼내고 안시 역 대합실 AVIS 렌터카 사무실에 도착한다. 처음으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는다. 차량은 역 지하주차장에 있었고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동 차량이었다. 10일에 약 500 유로로 저렴한 렌트였다. 작은 차 큰 기쁨을 누리며 출발하는데 수동이라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 숙소는 샤모니 가기 전 쌀랑슈에 있다. 가는 중간 잠시 차 세우고 안시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라 하면 언덕 위 야외 카페였다. 호수 한 바퀴 돌며 올려 보았던 곳이다. 탄산수 한 병 마시며 내려다보는 안시 호수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 10일 동안 같이한 차량
▼오늘 숙소는 쌀랑슈. 내일 몽블랑 전망대 올라가는데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라 샤모니에서 잘까 했는데 숙소가 너무 고가라 샤모니 가는 길 외곽에 예약했다고 한다. 가는 길에 들어서니 내려가는 굽은 길이 계속된다. 낯선 길에 낯선 차라 시작은 조심스럽다. 집에서 가지고 온 폰 거치대는 룸밀러 걸이가 맞지 않아 딸이 옆에서 얘기해주고 차량 네비에 귀 기울이며 달린다. 숙소 도착하기 전 까르푸에 들러 먹거리 챙긴다. 체크인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깨끗한 방에 2층 침대에서 한 명은 자야 하는 구조다. 나만 먼저 씻고 호텔 바로 옆 식당에서 맥주 한잔에 저녁을 먹으니 하루가 마무리된다. 아름다운 안시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보다 바로 잠들었다
- 까루프 매장 앞 암봉들
- 매장에서 나오니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다. 눈 덮인 몽블랑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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