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 곳곳에 눈이 많이 내렸다.
어제 북한산으로 갈까 생각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자리를 비울 수 없어 포기하고
오늘 하루 시간을 내어 양평으로 달려간다.
뾰족한 봉우리가 멀리서도 신기하게 보여 검색해 보니 백운봉이었는데 올라가 보자.
선답자 산행기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백운봉에서 용문산까지 종주 산행을 하고 있었다.
일단 나도 올라가 보자.
오늘여정 : 용문산자연휴양림 → 두리봉(00;40 0.9Km) → 헬기장(01;34 2.3Km) → 백운봉(02;24 3.4Km) → 함왕봉(04;24 5.7Km) → 장군봉(05;04 6.9Km) → 용문산 가섭봉(06;05 8.6Km) → 계곡갈림길(06;58 9.7Km) → 용문사(08;01 11.9Km) → 용문사주차장(08;22 13.4Km) - 휴식시간 56분 포함※트랭글 GPS 기준
▼<08:06>출근 시간에도 외곽고속도로는 전혀 막히지 않아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용문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휴양림 관리하시는 아저씨가 자그마한 주차장을 알려 주신다.
▼<08:10>잠시 데크길 올라오면 두리봉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하얀눈이 등로를 덮고 있어 길이 안 보인다. 시작부터 몇 걸음 알바하고 오름질이 시작된다.
▼조금 올라오니 햇볕이 잘 드는 사면이라 등로는 확실히 드러나 있어 올라가기 편한 능선이다.
▼나무가 돌을 깨고 있는지 벌어진 틈에 뿌리는 내렸는지? 자연은 스스로 제 할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누가 이 나무 좀 구해 주실까!
▼35분 정도 헐떡이며 올라오니 신기한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백운봉이구나! 차 타고 다니며 마주친 뾰족한 봉우리가 가까이에서 보니 이런 모양으로 다가온다.
▼올라오며 왼쪽 암봉이 가지 사이로 계속 보이던데 위에서 보니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두리봉 정상으로 접근하는 그늘진 길에는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08:50>해발 543미터 두리봉. 아침이라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도 속옷은 완전히 젖었다. 두리봉 정상에는 별도의 정상석이 없고 좀 거칠게 쌓은 돌탑이 지키고 있다.
▼두리봉에서 내려다 본 양평시내. 자전거 타고 여러 번 지나간 남한강이 보이고 그 뒤는 양자산으로 지도에서 검색했다.
▼자연휴양림. 주차된 차량도 보인다.
▼두리봉에서 내려오니 이정표가 길 안내를 하고 있다. 두리봉에서 백운봉까지 2.2Km
▼표면이 살짝 녹으며 상당히 미끄러운 눈이 되었다.
▼기이한 모양의 소나무 구경하며 편하게 걸어가는 길이다.
▼눈이 오고 한 사람이 다녀간 발자국만 남았는데 조금 더 가니 동물도 이 길을 걸었다. 멧돼지 발자국이다. 여기에 내 발자국을 더하게 된다.
▼<09:40>백운봉 아래 헬기장 도착. 사방 막힘이 없어 눈이 시원해지는 순간이다. 물도 마시고 사진 남기며 좀 쉬어가는 시간이다.
▼멀리서 봤을 때는 뽀족한 봉우리로 굉장히 험한 봉우리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리 가파르거나 험한 길은 아닌것 같다. 주위 능선을 아래에 두고 자기만 유달리 튀어 올라 그렇게 보인다. 올라가며 마테호른 별명 확인해 보자. 오른 쪽 뒤로 용문산 정상이 보인다. 오늘 저기까지 올라가기로 한다.
▼헬기장에서 내려 다 본 능선. 두리봉에서 올라온 길이다.
▼방향은 유명산인데!
▼용문산 정상을 당겨보고 백운봉 좌우를 파노라마로 남겨 보았다.
▼<09:47>헬기장에서 내려가는 길은 아주 가파르고 눈이 많이 남아 있어 아주 힘들게 내려 간다.
▼자연휴양림에서 백년약수터 지나 바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백운봉까지 1Km 남았다.
▼헬기장 내려와 편하게 걸었는데 400미터 전방에서부터 된바알 시작이다. 조금 걸으니 눈꽃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진 남기며 천천히 힘든 줄 모르며 올라간다.
▼눈 그친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 눈꽃은 제법 남아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에 입이 벌어진다.
▼백운봉 가는 길에는 계단도 있고 거친 바위도 있다.
▼오늘 하늘도 정말 깨끗하다.
▼<10:33>백운봉 정상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두리봉 오르고 눈길에 사진 남기며 세월아 네월아 걸었더니 많이 늦어진다. 종주 하는 사람들 기록을 보니 보통 7~8시간 정도 걸리던데 오늘 용문사 도착이 상당히 늦어질 듯하다.
▼안테나가 보이는 곳이 용문산 정상 가섭봉 부근이고 여기서 왼쪽 암봉을 넘어 중간 함왕봉을 지나 장군봉에 일차 도착하고 군사 기지 때문에 정상 허릿길을 걸어 가섭봉으로 다시 올라가게된다. 여기서 보니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겠다하며 출발하는데 중간에 마주한 상황은 나를 꽤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백운봉 올라오며 만난 눈꽃
▼백운봉에서 내려가는 길로 들어가자마자 가지에 앉은 눈꽃은 아름다운데 바닥 눈을 보니 두렵기도 하다. 특히 급한 계단을 내려 가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10:55>내려오는 길에 걱정하면서도 남길 사진은 다 챙긴듯하다. 여기 이정표 아래에서 길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메게 된다. 연수리 방향으로는 발자국이 있는데 장군봉 방향으로는 발자국이 없어 길을 찾을 수가 없다. 몇번 왔다 갔다하며 지도를 보고 이정표 방향으로 들어가 조금 걸으니 산악회 시그널이 가지에 보인다. 지금부터는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헤치고 가야한다.
▼길을 찾아 여러번 반복한 내 발자국
▼조금 진행하니 요령이 생겼는지 길이 보이고 어느 곳에 눈이 갚은지 구분이 간다. 간간히 밧줄이 나와 찾아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11:19>힘이 많이 들었나! 벌써 배고프다. 백운봉에서 650미터 내려오니 사나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마른 바위에 앉아 이른 점심을 먹게된다. 오늘의 메뉴도 빵과 음료수.산에서 너무 많이 먹으면 걷기 힘들어 가능하면 간편식으로 준비해 올라온다. 남은 눈길이 어떨지 걱정하며 그냥 사나사로 탈출할까 생각도 들었는데 북쪽 사면이라 이 길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그냥 종주능선길로 들어가기로 한다.
▼점심 챙겨 먹고 눈길을 헤치며 오르는데 바위길에서 길을 잃었다.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는데 뒤에서 스틱 소리가 들린다. 6명이 올라오고 있다. 얼마나 반가운지 인사하고 뒤 따르기로 계약했다.
▼뒤따라 걸으니 험한 바윗길도 쉽게 편하게 올라간다.
▼백운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암봉이다. 저기를 지나간다. 누군가는 운필봉이라고 하던데 지도에는 안 보인다.
▼암봉에 오르며 뒤돌아 본 백운봉. 내려온 길도 정말 깍아 놓은 듯 날까롭네
▼<11:54>암봉 정상. 여기를 운필봉이라고 산행기에서 본 적 있는데 아무 표시도 없고 정상 전망대가 썩어 무너지고 있었다. 앞서 걸어간 일행들은 여기 오르지 않고 그냥 가 버렸네.
▼눈이 아직까지 이쁘게 남아 있다.
▼암봉 정상에서 바라 본 용문산 정상 방향
▼여기서 보니 금방 정상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상당한 시간을 요구했다.
▼산성길인가?
▼능선길에는 작은 경사지가 자주 나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네
▼<12:30>속도 좀 붙었다. 순식간에 함왕봉을 통과한다. 별도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 기둥에 누군가가 메직으로 '함왕봉 947'이라고 기록해 두었다. 사방 나무로 둘러싸인 봉우리다.
▼함왕봉에서 장군봉으로 올라가는 능선에는 작은 봉우리가 있다. 여기에 아직도 눈꽃이 남아 있다.
▼<12:49>장군봉 전방 봉우리를 넘어간다. 장군봉까지 600미터
▼장군봉 오르는 길. 6명 중 한 사람이 뒤에 쳐지며 늦어지니 앞선 사람들이 멈추고 기다린다. 이제는 길도 잘 보이니 계약(?)해지하고 앞서 나간다.
▼<13:10>눈길에 많이 지체되었다. 장군봉에 도착하니 라면 끓이며 반갑게 맞아 주는 부부가 계시고 혼자 오신 분도 한쪽에 앉아 점심을 즐기고 계셨다. 라면과 막걸리 한잔 하라며 하산길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이분들은 상원사에 주차하고 올라오셨다한다. 라면 및 막걸리는 정중히 사양하고 먼저 갑니다.
▼안테나가 바로 앞에 보이는데 1.5Km를 더 가야 정상 이란다.
▼정상 방향
▼여기는 눈꽃이 다 떨어졌다.
▼<13:27>용문산 1Km 이정표가 기울어져 있다. 여기서부터 좀 지겨운 구간이 된다. 안테나 시설이 없으면 능선따라 잠시 오르면 될 것 같은데 사면을 돌아서 가야한다.
▼군데군데 바닥은 질퍽거리고 너덜길도 나오고 미끄러운 흙길도 나오며 볼거리는 전혀 없는 좀 지겨운 길이다.
▼<14:02>사면길 약 35분 걸어 도착한 정상 바로 아래.
▼정상 직전에 철문을 통과한다. 과거에는 철문밖에 정상이었는데 민간의 개방 요구로 위에 정상석이 새롭게 세워졌다고 한다.
▼<14:09>용문산 정상 가섭봉. 눈길에 오는 길이 힘들었는데 도착하니 힘들었던 시간 다 버리고 가슴 시원한 풍경에 기분은 최고 수준이 된다.
▼오른 쪽 아래 시설물이 과거 정상 역할을 했다고 장군봉에서 만났던 부부가 어느새 도착하여 설명해 주신다. 오늘 하산은 아래 능선을 따라 내려가게된다. 계곡길은 빙판으로 위험하니 절대 가지 말라고 얘기해 주신다. 능선 너머 용문사가 보이고 좀 더 내려가면 주차장이 있는 용문산관광지가 눈에 들어온다.
▼앞 봉우리는 용문봉
▼정상에서 내려와 눈을 이고 있는 팔각정자에 들어와 가방에 남은 먹거리 해치우고 잠시 쉬어간다.
▼용문사 방향으로 내려 갔다가 상원사로 간다고 하산길을 다시 설명해 주신다.
▼<14:31>정상에서 내려오니 용문사까지 3.3Km. 너무 지체되었으니 부지런히 내려가자
▼하산길은 아주 거칠고 눈이 녹고 있어 미끄럽기는 극에 달했다.
▼힘들면 사진을 남겨라. 사진 찍는 순간은 나에게 휴식 시간이다.
▼조망이 트인 곳에서 잠시 쉬면서 용문산에 대해 설명 또 하신다. 월악산 가 봤냐고 물으며 자기는 월악산보다 더 험하고 힘든 산이라고!
▼매번 산에 오르고 하산하며 드는 생각. '이 길로 오르면 정말 힘들겠다' 오늘도 용문산에서 하산하며 '이 길로 올라가면 죽음이겠다'라고
▼<15:02>문제의 계곡길로 들어가는 입구. 다음 기회가 되면 마당바위가 있는 계곡길로 가 봐야지. 오늘은 능선으로 직진
▼맨 앞에 뾰족한 산은 추읍산
▼길은 많이 부드러워진다.
▼여기서 쉬고 있는데 두분이 내려오며 계속 직진해 평상이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 용문사 이정표로 가라고 한다. 요 아래 왼쪽길은 아주 가팔라 위험하다고 말린다.
▼평상에서 잠시 내려오니 이정목대로 걸었는데 바로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가지 말라는 길이다. 그런데 별 어려움없이 쉽게 내려오고 그 이후로 계속 완만한 내리막이다.
▼폭신한 낙엽길이고 곳곳에 미끄러운 곳이 나와 눈이 없어도 아이젠을 계속 차고 내려왔다.
▼용문사에서 올라와 능선길과 계곡길이 나뉘어지는 지점에서 아이젠을 벗었다. 다리가 날개가 되었다.
▼<16:04>1시간 30분 정도 걸려 하산한 용문사. 거대한 은행나무가 반겨주고 있다. 경내로 들어가 합장하고 생명수 여러잔 마시고 나온다.
▼<16:12>사천왕문을 나서며 산행이 마무리되나 했는데 택시 타기위해서는 관광지 주차장까지 가야한다.
▼일주문을 지나며 관광지로 하산 마무리된다.
▼<16:30>버스 승강장에서 택시를 부르고 15분 정도 지나니 도착한다. 이 기사분 얼마나 달리는지 15분 만에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시킨다.
▼<17:04>아침에 길을 나섰던 용문산 자연휴양림에 도착. 험한 눈길에 힘들게 걸었던 하루 아무 사고 없이 잘 내려왔다. 오랜만에 겨울산을 제대로 즐긴 하루였다.
▼오다가 옥천냉면 본점에 들렀는데 백운봉이 보인다. 여기서 보니 신비로운 모습에 아주 반가운 기분으로 남겼다.
'즐거운 산행 > 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명산]오르고 내려가고 바쁜 하루였다. 2020.03.07(어비산-합수지점-용문산-소구니산-중미산) (0) | 2020.03.09 |
---|---|
[남한산]정상석 찾아 산성 한바퀴 돌았다. 2020.02.22(남문-서문-북문-동문) (0) | 2020.02.23 |
[소요산]소요산은 가을에 올라가는 게 맞다. 2020. 02. 08(공주봉-의상봉-나한봉-칼바위-상중하백운대-자재암) (0) | 2020.02.09 |
[호명산]산꼭대기 호수 구경하고 오다. 2020. 02. 01 (청평역-호명산-기차봉-호명호수-상천역) (0) | 2020.02.02 |
[김포 문수산]쳐다보기만하다가 처음 올라 걸었다. 2020. 01. 15(산림욕장-홍예문-문수산-북문) (0) | 2020.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