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간접 신체 접촉에 의해 강력히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한 지 거의 2달이 되어 간다.
찬란한 봄을 맞이해야하는 시기에 다들 마스크 쓰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린 공간에서 사람을 멀리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하는 상식에 근거하여 나는 계속 산에 오르고 있다.
이번 주는 섬진강이다.
자전거나 자동차로 섬진강에는 여러 번 왔는데 매화 맞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행기 보니
서울에서 밤 늦게 출발하여 새벽에 백운산 올라 일출 보고
거의 15Km 산길을 걸어 청매실농원으로 내려오는 여정이 여기저기 보였다.
이 길로 걸어보자.
오늘 여정 : 진틀마을 → 병암산장(00;11 0.7Km) → 진틀삼거리(00;47 2.0Km) → 신선대(01;40 3.3Km) → 백운산(02;17 4.0Km) → 매봉(03;34 7.7Km) → 게밭골(05;08 12.6Km) → 갈미봉(05;28 13.1Km) → 쫓비산(06;38 16.0Km) → 청매실농원(07;39 19.0Km) - 휴식시간 36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9:18>집에서 6시에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3시간 조금 더 달렸다. 이른 시간 텅 빈 고속도로에서 과속했구나! 진틀마을 삼거리에 도착하여 출발 정비하고 청매실농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길을 나선다. 백운산 정상까지 3.3Km. 전국에 백운산이 32개라고 하던데 오늘이 몇 번째 백운산인가?
▼병암산장까지는 이런 포장길이다. 오늘도 파란 하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상 방향
▼<09:29> 병암산장 앞에서 본격적인 등로가 시작된다. 노란 산수유가 제대로 꽃을 피웠다. 남도로 내려오니 봄 분위기가 확 다가온다. 바야흐로 봄이구나!
▼등로 시작 지점에는 모가 깎인 바위들이 널려있으나 그리 험한 길은 아니다.
▼잠시 뒤돌아 보니 능선위에 물감을 뿌린 듯 정말 깨끗한 하늘을 보여준다.
▼오른쪽으로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나무가지 사이로 검은색 줄이 길게 연결되어 있는데 아마도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호스로 보이는데 그런가(?)
▼조금 더 올라오면 제법 큰 바위들이 누워있는 너덜지대를 몇번 통과한다. 여기 바위는 미끄럽지 않아 걷기에 부담이 덜하다.
▼<10:05> 숯가마터가 있는 진틀삼거리에 도착한다. 혼자 계속 올라왔는데 여기오니 몇 팀이 쉬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백운산 정상 바로 올라가는 길이고 대부분은 왼쪽 신선대로 올라간다.
▼1920년부터 약 50년간 숯을 구웠다는 숯가마터가 보존되어 있다.
▼진틀삼거리까지는 완만한 길이었는데 여기부터는 제법 치고 오르는 구간이다. 아래는 포근한 분위기라 이미 저 아래에서 겉옷을 벗었다.
▼앞에 가는 사람들은 힘이 넘치는지 수다로 주위가 쩌렁쩌렁하다. 침 튀면 안 돼요! 간격 벌리고 천천히 올라간다.
▼계단을 다 올라오면 잠시 완만해지고 왼쪽으로 처음 조망이 트인다. 지도에 도솔봉으로 검색된다.
▼신선대 정상까지 꾸준한 오름이 계속된다
▼오르는 길이 좁아 하산하는 분이 기다려 주면서 조금 있다가 겉옷을 입고 올라가라고 한다. 정상에는 찬바람이 아주 강하게 분다고 한다.
▼정상 바로 아래 계단에 도착했다 벌써 바위 사이로 강한 찬바람이 불어온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정상 바위들
▼정상 올라가는 두번째 계단. 교행이 불가능한 좁은 길이다.
▼<10:58>지리산 주능선이 반겨주는 신선대 정상. 파란 하늘에 노고단부터 반야봉을 지나 천황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3월의 멋진 하늘이다. 아래에서 볼때는 앉을 자리나 있을까 했는데 바람이 잦아지는 바위도 있어 떡으로 배고픔을 달랬다.
▼500미터 걸어가면 백운산 정상이다.
▼백운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능선으로 잠시후 지겹게 내려가야 하는 길이 저 속에 숨어 있다.
▼여러 번 걸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로 올라와 연하천 및 벽소령 대피소에서 막걸리 마시고 세석대피소에서 오후부터 부어라 마셔라 하며 하루 밤 신세 지고 천황봉 정상에 올라 만세 부르고 중산리로 바윗길 5Km 걸어 내려가다가 법계사에서 약수 한 모금하고 하산지 식당에서 닭백숙으로 마무리했던 추억이 떠 오른다.
▼천황봉 정상을 당겨보니 세석에서 시작해 장터목에서 제석봉으로 힘들게 올라 천황봉에 오른 길이 보이는 듯하다.
▼반야봉. 황장산이 어디 있나?
▼오른쪽 따리봉이고 이어지는 도솔봉
▼도솔봉 아래 능선
▼지금은 파란 보리가 덮고 있는 악양 들판. 둘레길도 최참판댁도 보이는 듯하다.
▼하산하면서 아쉬워서 한번 더 남겨 본다.
▼정식 등로는 아닌데 길이 보여 들어왔더니 바위 바로 아래를 지나며 백운산 정상 가는 길과 만난다. 정상까지 500미터
▼군복 무늬로 껍질이 벗겨진 것인가? 노각나무가 자주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운산 정상. 여기서 보니 아주 좁아 보이는데 올라가니 몇 사람 서면 정상 바닥이 가득 찬다.
▼<11:35>백운산 도착. 아래 전망대에서 한참 구경하다가 올라간다.
▼올려다본 정상
▼조금 전 올랐던 신선대 정상
▼왼쪽 뾰족한 봉우리는 억불봉. 섬진강 하구 광양 시가지 방향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며
▼여기도 신선대처럼 사방 막힘이 없는 조망을 자랑한다. 똑 같이 한 바퀴 돌아보고 뒷사람에게 자리 내주며 좁은 정상에서 내려간다.
▼하산길로 들어가니 바위 사이로 좁은 계단이 있고 진틀에서 백운대로 바로 올라오는 길은 여기로 올라오게 된다.
▼하산길 능선이 뻣어 내린다. 오른쪽 밋밋한 곳이 매봉 정상일까? 악양들판이 더 넓어 보인다. 물도 풍부하고 땅도 기름져 땅 많은 최참판댁이 부자인 건 당연한 얘기다.
▼아쉬워서 천황봉 한번 더 쳐다보고
▼신성대 정상에는 여럿이 보인다.
▼계단을 내려오면 삼거리
▼<11:46>직진하면 진틀마을로 하산하는 길이고 청매실농원으로 갈려면 매봉 방향 왼쪽 계단으로 올라야 한다. 매봉까지 3.6Km
▼정상 옆구리 바위
▼계단을 올라오니 해가 잘 드는 곳에 무덤이 있고 백운산 정상도 보인다.
▼오른쪽 뾰족한 억불봉이고 그 아래 섬진강을 따라 길게 누운 능선이 매봉에서 우회전하여 갈미봉을 지나고 쫓비산으로 올라가는 능선으로 보인다. 먼길이다.
▼매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경사도 거의 없고 지겨울 정도로 편하게 내려간다. 흙길에 낙엽이 조금 있으니 발바닥은 아주 편하다.
▼내회마을 갈림길
▼군데군데 발목이 빠질 정도로 낙엽이 모여 있어 진행에 조심스러운 구간이 제법 나온다.
▼<12:52>1시간 5분 정도 걸어 도착한 매봉 정상. 나무가 동그랗게 보호해주니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겨울이라 가지 사이로 정상이 살짝 보이는 게 전부다. 10분 정도 해바라기 하며 쉬어간다. 쫓비산까지 8.3Km
▼삼거리가 나와 우측으로 내려가는데 거리가 좀 이상하다. 쫓비산까지 8 Km. 이전 산행기보니 저 표지판에 8.8Km로 되어 있던데! 매봉 정상에는 8.3Km.
▼10분 정도 더 내려왔는데도 8Km 이정표. 뭐가 잘 못 되었나? 당장 수정하세요
▼조금 더 내려오니 진달래가 보인다. 나무 가지마다 물이 잔뜩 올라 곧 잎이 나올 듯 부풀어 있다.
▼<14:27>앞 봉우리가 갈미봉인가 했는데 20여분 더 올라가야 했다. 여기는 게밭골이다. 정상에서 약 9Km 정도 내려온 곳으로 섬진강변 관동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는 들로가 반질 반질하게 나 있다. 관동마을에서 많이 올라오나 보다. 왜 게밭골인가? 섬진강에 사는 게들이 이 능선까지 나들이를 했나!
▼게밭골에서 10여분 올라오면 앞이 잠깐 트인다. 위로는 백운산 정상 능선이 길게 누워 있고 아래로는 섬진강 파란 물이 하얀 모래를 만들고 있다.
▼먼길 걸어왔더니 이제는 조금이라도 된비알이 나오면 다리는 천근만근 힘들어진다.
▼<14:46>1시간50분 동안 약 5.5Km 걸어 도착한 갈미봉. 고도를 많이 낮추었다. 갈미봉에는 언제나 산객들로 붐비던데 오후 늦은 시간이라 나 혼자 독차지다. 가방 열어 먹거리 다 꺼내 놓고 내 마음대로 쉬다 간다.
▼악양 들판 부부송도 보인다. 뒷산은 형제봉. 둘레길은 형제봉 아래 윗재를 지나간다.
▼오른쪽 아래는 청매실농원 주차장. 강 건너는 하동 읍내
▼<14:56>쫓비산까지 2.9Km. 4시에 농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어지겠다.
▼웃는 녀석 쳐다 보며 같이 좀 웃어 주고
▼계단 올라 왼쪽으로 고개 돌리니 또 볼거리가 등장한다.
▼백운산 정상에서 억불봉까지 한 장에 들어온다.
▼지리산둘레길 12코스는 구재봉 허리를 돌아가는 길로 저기 보이는 듯하다.
▼지나온 갈미봉
▼산속에 생강나무가 꽃을 보여주면 봄이 왔다고 한다.
▼갈미봉에서 내려오고 그 이후는 힘든 길이 거의 없어 막판 지친 산객들한테는 아주 반가운 길이 계속된다.
▼다른 나무들이 서로 엮이며 잘 살고 있다.
▼<15:56>쫓비산 도착. 오늘 여기서 주무시는 분이 2동을 설치했다. 고기 굽기 시작하려다 나를 보더니 주춤한다.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왼쪽 매봉에서 갈미봉까지 능선이 이어지고 갈미봉에서 여기 쫓비산까지는 가깝게 눈에 들어온다.
▼<14:12>청매실농원 삼거리. 우리 차량은 관광객 차량이 넘쳐나 가까이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고 전화 온다. 나도 늦으니 천천히 오라고 했는데 내려가 보니 내가 더 빨리 도착했다.
▼머리를 땅속에 쳐박고 무얼 하시나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길이 반질 반질하다.
▼등로가 있는데 비탈로 내려가는 길도 보인다. 코로나 19로 축제는 취소되었는데도 주차장은 만차다.
▼<17:03>차량은 아직 주차장에 접근 못했다고 하고, 날도 저물어 꽃구경은 내일 아침 하기로 하고 내려간다. 마스크 한 상춘객들로 농원은 만원이다.
▼<17:15>매화를 만나기 위해 진틀마을에서 약 19Km를 걸었다. 여기 농원을 중심으로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조금 더 있으면 벚꽃이 섬진강변을 장식할 것이다. 이 봄을 백운산에서 시작한 하루는 너무 가슴 설레는 시간이었다.
▼광양 시내 예약한 호텔로 들어와 하루의 피로를 더운물로 씻어내고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 먹고 야경이 아름답다고 이순신 대교 구경하라고 했는데 평범한 교량이다. 건너 포스코 공장 불빛이 더 화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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