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강천산은 버림받았던 산이었다. 지난여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한 친구가 태백산 가고 싶다고 하여 9월 12일 여섯 명 정도 간다고 일정을 잡았는데 코로나19로 방역이 2.5단계로 강화되어 부득이 무기 연기하였고 대신 다른 친구와 둘이서 포천 국망봉으로 올라가기로 한 날이 오늘이다. 준비 다하고 아침에 출발할려는데 비가 내리고 일기예보에 포천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한다고 한다. 또 취소하였다. 다 챙긴 가방을 보고 그럼 우리 둘이 어디든 가자하여 집을 나선다. 예전부터 담양 강천산을 갈려고 하다가 단풍 시즌에 너무 복잡하다고 하여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오늘 아래는 날씨도 좋아 보여 남으로 내려간다.
오늘 여정 : 강천산매표소 → 깃대봉(01;23 1.7Km) → 왕자봉(01;48 3.3Km) → 강천저수지(02;39 5.1Km) → 구장군폭포(03;05 6.3Km) → 현수교(03;25 7.1Km) → 전망대(03;53 7.7Km) → 강천사(04;25 8.9Km) → 매표소(04;53 10.7Km) - 휴식시간 11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8:58>순창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 대전 아래로 내려오니 비는 거의 멈추었고 남도로 내려가면서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가을 하늘을 보러 멀리도 달린다.
▼<09:38>강천산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단풍 시즌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도 파란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는 구름이 예보되어 있다. 나오면 이렇게 좋으니 주말을 기다리나 보다.
▼<09:51>여기는 군립공원으로 입장료(성인 기준 3,000원)가 있고 잘 정리하며 관리하고 있는 계곡 공원이다. 아침부터 돗자리를 든 가족들 여럿이 입장하고 있었다. 아직 물들지 않은 단풍이 우리를 반기고 있고 계곡 물소리가 격렬하게 환영해주고 있다.
▼오늘도 산으로는 혼자 올라가고 여자 친구는 계곡을 따라 잠시 걷기로 한다. 아마도 강천사에서 기도하고 내려올 것이다. 제철 만난 꽃무릇이 삐죽삐죽 올라오고 성질 급한 넘은 벌써 꽃잎을 펼쳤다.
▼단풍터널
▼병풍바위. 규모가 상당하고 물을 퍼 올려 인공폭포를 만들었다고 한다. 거북이바위라고도 부른다는데 어디?
▼기후변화인지 올해는 물이 참 풍부하다. 평시에도 계곡물이 많은지? 시원한 날씨에 계곡물을 보니 오싹하다.
▼<10:09> 다리를 지나면 깃대봉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나온다. 깃대봉 갈림길까지 약 1Km 거리에 300미터 이상 고도를 올려야 하니 여기서부터 바로 된비알이다. 입에 단내가 나게 된다.
▼올여름 긴 장마에 등로도 성한 곳이 없다. 대부분 흙길은 바위가 드러나 있고 계곡 바윗길은 흡사 등로가 없었던 것처럼 변했다.
▼산소를 지나며 등로는 더 가팔라진다.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니 자리가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든 구름이 머물고 있고 앞산은 당장 내 앞으로 달려올 듯하다.
▼왼쪽은 무이산으로 검색되는데 멀리 오른쪽은 어디일까? 동악산?
▼거의 다 올라왔는지 잠시 평지가 나오고 바로 갈림길이다.
▼<10:55> 깃대봉 갈림길 도착. 오른쪽 폐쇄된 등로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뿔쑥 나온다. 이 동네 사람이라며 나 보고 놀랬다고 한다.
▼깃대봉 올라가는 길
▼<11:19>깃대봉 점심으로 떡 한 팩 먹으며 한참을 앉았다.
▼깃대봉에서 내려서면 걷기 아주 편한 숲길이다. 단풍철 많은 인파에 대비했는지 잡풀도 제거하며 등로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
▼예보는 정확했는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내가 너무 일찍 올라왔지! 그래도 살짝 붉은 얼굴을 보여준다.
▼<11:42>왕자봉 삼거리. 강천산 정상인 왕자봉으로 갔다가 여기로 되돌아 나올 것이다.
▼<11:47> 강천산 최고봉 왕자봉. 부부 한 팀만 한쪽에서 식사 중이고 아주 조용한 정상이다. 산행기 보면 항상 붐비던 모습만 보았는데 실제 여기 서니 너무 조용하다. 나도 모르게 벤치에 앉아 멍 때리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제주도 오름 같은 봉우리가 여기 저기 쏟아 있다.
▼왕자봉에서 내려와 다시 형제봉 가는 길로 들어선다.
▼<12:03> 왼쪽에 봉우리가 보이는데 여기가 형제봉이라고 한다. 그냥 지나가는 봉우리
▼형제봉 삼거리. 여기서 북문 방향으로 가서 금성산성에서 담양호를 조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진 정리하며 알았다.
▼좀 거친 내리막을 내려오다가 왼쪽으로 전망 소나무가 보인다. 강천 협곡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강천 저수지 그 앞은 광덕산(?)
▼조금 더 내려와서
▼<12:37> 강천 저수지로 하산. 하산하면서도 땀이 제법 흐른다. 오른쪽 계곡물에 머리 감고 세수하니 좀 개운해진다.
▼저수지 물이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빗물에 흘러내린 나뭇잎 및 가지가 몰려 있다.
▼저수지 가장자리로 하산길이 나 있다.
▼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깊은 골짜기에 댐을 막아 물을 가두었다.
▼갑자기 조각 공원이 나온다. 그것도 성기 작품이 보이고 ~~~ 강천산 공원이다.
▼조각공원에 구장군폭포수가 시원하게 떨어진다. 마한시대 장수들 전쟁 얘기가 전설로 내려오는 구장군폭포. 매표소에서 제법 먼 거리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제 단풍나무 아래를 달리듯 내려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13:18>강천산 명물 현수교 아래 도착했다. 같이 온 여자 친구는 아래 주차장에 있다고 하여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올라가 본다. 여기는 단풍이 물 들었을 때 올라야 제맛이겠다.
▼여기서 올라가면 왕자봉까지 1Km
▼현수교 입구에서 내려다 본 현수교
▼일단 현수교만 건너가 보기로 하고 들어섰는데 전망대까지 올라가 버렸다.
▼현수교에서 내려다 본 좌우 풍경
▼전망대로 오르며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거의 이런 급경사 데크계단이다. 오늘 최고 힘든 길로 들어 선 것이다.
▼강천산 골짜기
▼오전에 걸었던 깃대봉 및 왕자봉 능선
▼<13:52> 전망대 도착. 정자에 오르니 아줌마 수다로 떠들썩하다. 산속에서 걷다가, 된비알 숨을 헐떡이면서도 수다를 멈추지 않는 아줌마 보면 신기하다.
▼왕자봉
▼뒤에 추월산 정상부(?)
▼강천사
▼강천사 방향으로 급경사
▼전망대 정자에서 아줌마들이 여기 삼인대 작은 폭포에서 데크 계단길로 가지 말라고 알려 주었다. 직진이다.
▼<14:24> 삼인대로 내려오니 절의탑이 강천사를 알린다.
▼빈병을 채우고 대웅전 잠깐 보고 바로 나왔다.
▼오후가 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입장한다. 맨발로 걷는 사람도 계곡에 발 담그고 쉬는 사람도 다 즐거운 표정이다. 마스크로 그 표정을 정확히는 볼 수 없었다.
▼비가 와야만 폭포가 되는 천우폭포
▼거지들이 구걸하여 절에 시주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거라시(걸인)바위
▼아침에 올랐던 깃대봉 삼거리
▼<14:51> 단풍철을 피해 얼떨결에 즐겁게 걸었던 강천산을 나온다. 여기서 하루 더 있어야 할 것 같아 우리는 추월산 아래로 달려간다.
▼<15:21> 담양호에 도착하여 용마루길로 들어간다. 오늘 다리 상태가 좋다고 강천산 아래 계곡길 약 4Km 걸었는데 여기 용마루길에서도 걸어 보자고 한다. 체온 측정하고 마스크 하고 제법 많은 나들이객들과 같이 걷는다.
▼추월산을 구경하는 길이네. 내일 아침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빨리 올라가고 싶어 진다.
▼추월산 보리암을 당겨 보았다.
▼추월산 등로 입구에 펜션에서 하루 머물기로 한다. 내일 새벽 바로 올라가기 딱 좋은 곳이다.
▼숙소 바로 뒤에서 어탕으로 저녁 먹고 어둡기 저에 숙소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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