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갈까 겨울 눈 보러 가야 하나 하면서 미루고 있었던 진고개로 간다. 초반 잠깐의 된비알만 오르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라 부담 없어 그런지 계속 후 순위로 밀렸던 노인봉이다. 장마는 끝나고 남은 구름이 몰려다니며 소나기를 뿌리고 있는 강원도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진고개가 해발 960 정도라 잠시 올라 원점 회귀하는 산행으로 다들 진행하던데 오늘은 노인봉에서 소금강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여름 산행지로도 손색없는 계곡길이었다.
오늘 여정 : 진고개 → 노인봉(01;40 4.0Km) → 낙영폭포(02;46 6.3Km) → 백운대(03;53 8.8Km) → 구룡폭포(04;31 10.5Km) → 소금강분소(05;36 13.2Km) → 소금강 주차장(05;40 13.6Km) - 휴식시간 20분 포함 ※ 트랭글 GPS 기준
▼<08:42>노인봉 산행 들머리는 강릉과 평창을 이어주는 진고개 휴게소. 비가 오면 질퍽거린다고 진고개라 불렀다고 한다. 해발 960 고원지대인데 예전부터 화전을 일구며 사람이 살았고 최근에는 고랭지 배추 산지였는데 이제는 국립공원으로 편입되어 다양한 생물이 보존되고 있다. 구름이 일부 남아 날아다니지만 파란 하늘이 반겨주는 진고개
▼동대산에서 두로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보인다.
▼켐핑카 몇대와 산악회 버스 1대가 전부인 텅 빈 진고개 주차장
▼부드러운 돌계단 숲속을 걸어 나오면 진고개 고위평탄면이 나온다. 신생대에 융기한 지형으로 얼마 전까지 배추밭이었다고 한다.
▼고위평탄면에 진입하면 처음 만나는 곳이 왼쪽 부드럽게 쏫아 있는 노인봉 정상
▼구름이 일렁이는 왼쪽 동대산 방향
▼<09:04>900미터 정도 걸으면 고위평탄면을 지나오게 되고 여기서부터는 제법 가파른 길이 기다리고 있다.
▼뒤돌아 보고
▼국립공원이라 산악회 시그널은 아닌데하면서 살피니 등로 정비를 위한 공사 지점을 표시해 둔 것이다.
▼오늘 산행중 가장 난이도가 있었던 계단이다. 13분 정도 쉬지 않고 올랐다. 대충 620 계단 정도 되나!
▼<09:21>계단이 끝나니 안전쉼터가 나온다. 여기에서도 코로나19 안전거리. 이제부터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고 대부분은 아주 편한 트레킹 구간이다.
▼소금강분소까지 거리를 알 수 있는 이정목이다. 03-27이니 소금강분소까지 27*0.5 = 13.5Km 정도 거리다. 여기 이정목 고도 표시가 잘못 표기된듯하다. 1200 이상인데 1138로 표기되어 있다.
▼옆에서 쉬고 계신분이 시간을 물어본다. 아주 건강하신 어르신인데 소주 1병 가방에 넣고 올라오셨다고 한다. 연세를 여쭈니 77이시고 아직도 자주 다니신다고 할아버지가 아니라 아저씨라 불러라 하신다. 사진 남겨 드리고 허락받고 사진도 담아 기록하라고 하셨다. 천천히 소금강으로 하산하며 하루를 즐긴다고 먼저 가라고 한다. 늘 건강하십시오 인사하고 내 갈길 달려간다.
▼아저씨와 얘기하며 천천히 걷는데 여성 두분이 쏜살같이 앞서 나간다. 정상에서 다시 만나 산 얘기하고 사진도 남겨주었다. 이 두 분 거의 달리다시피 걷고 있다.
▼<10:12> 노인봉 삼거리. 정상으로 올랐다가 다시 여기로 내려오게 된다.
▼<10:16>노인봉 정상 도착. 정상에서 제법 많은 사람이 있는지 왁자지껄하다.
▼산악회 버스로 오신 노인분들이 정상을 장악했다. 주변 사진 남기며 시간을 벌어본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소황병산 가는 능선. 오른쪽 시설이 있는 곳이 황병산 그 왼쪽 구름이 덮인 소황병산
▼두로령 - 오대산 방향인데 구름에 끓고 있는 곰탕이 되었다.
▼비탐구간인 백마봉 가는 능선
▼<10:36>다시 노인봉 삼거리로 내려왔다. 소금강 분소까지 10Km 먼 하산길이다. 작년 태풍으로 소금강 계곡 교각 유실로 등로가 폐쇄되었다가 6월 중준 개방되었다고 한다. 내려가며 보니 곳곳에 공사 주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노인봉 삼거리에서 100미터 정도 내려오면 노인봉 무인대피소가 나온다. 시즌에는 여기가 식당이던데 오늘은 아무도 안 보이고 다람쥐가 내 바짓가랑이 잡고 먹을 것 달라고 재롱 피우고 있다.
▼먹을 거 달라고 매달리는 다람쥐
▼낙영폭포까지는 제법 험한 하신길이다. 제법 긴 계단이 두 곳 나오고 험한 바위길이 계속된다.
▼하산할수록 구름이 계속 뭉쳐지고 있어 파란 하늘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죽어서도 도도하게 서 있다. 낙영폭포에 가까워지면서 계곡 물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11:28>정상에서 약 2.7Km 내려와 도착한 낙영폭포 상단. 몇몇이 발 담그고 쉬고 있었다. 머리 감고 자리 잡고 점심시간
▼낙영폭포 상단 폭포
▼낙영폭포
▼낙영폭포 아래로 계단 및 데크길이 계속된다.
▼<12:10>광폭포 위에서 새 한마리가 앞에서 얼쩡거린다. 자세히 보니 멀리 날지 못하고 이제 둥지를 나온 어린새로 날기 연습하고 있다.
▼광폭포
▼오늘 이런 철다리로 계곡을 수없이 넘었다.
▼옥색 물빛을 따라 내려오니 하얀 바위가 자리한 백운대에 도착한다. 굴러온 바위에 누가 굄돌을 끼웠는지 걸작이다. 이곳 백운대에서 소금강 계곡의 하이라이트 만물상 작품 전시실이 시작된다. 가을이면 여기도 대단한 트레킹 길이 되겠다.
▼귀면암과 일월암을 앞에 두고 구경하며 내려간다. 맑은 물과 하얀 바위가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길이다.
▼작년 태풍이 지나간 교각은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12:54>만물상 이정표가 나오고 노인봉 정상에서 6.3Km 내려왔다. 전혀 지루하지 않은 하산길 계곡이다.
▼<13:13>입산통제소를 지나니 더 큰 물소리가 들린다. 바로 앞 구룡폭포가 요란하다.
▼구룡폭포 하폭
▼상폭
▼균열된 부분에 어떤 장치가 매달려 있다. 크랙을 측정하는 장치인가?
▼<13:41> 경순왕이 신라를 고려 왕건에게 내어주자 아들 마의태자가 군사들응 이끌고 여기로 들어와 성을 쌓고 훈련시킬 때 여기서 식사하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식당암 너른 바위에 몇천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겠다.
▼<13:43>요즘 보기 드문 공중전화 간판이 보인다. 안에 전화기도 있는데 연결은 안 되어 있다. 여기는 금강사
▼금강사 입구 약수터에서 빈병 3개 가득 채운다. 하산지 소금강 주차장으로 와야 될 차가 늦어진다. 잘못 찾아가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한다. 하산 시 낙영폭포를 지나며 전화 및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아 아래에서는 나한테 무슨 일 있는지 여기 전기 전화하고 난리 났다고 한다. 구룡폭포에 도착하니 연결되었고 문자 및 부재중 전화및 카톡이 여기저기서 들어와 있었다.
▼연화담
▼십자소
▼<14:10> 무릉계 하산
▼<14:17> 소금강 분소
▼<14:22> 소금강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이 마무리되는데 아직 차량은 도착하지 않았다.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한다.
▼최근 이 계곡 상가가 정비되었는지 모든 건물이 깨끗하고 아직도 공사 중인 곳도 보인다. 점심은 강원도 산골 비빔밥. 근래 먹어본 비빔밥 중 최고였다. 커피 한잔 들고 이층으로 올라가 계곡 바라보며 오늘 걸었던 길을 리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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