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원도 폭설로 이번 겨울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눈 굶주림을 한 번에 해결하고 이번 주말은 남쪽으로 내려가 꽃구경이다. 며칠 사이에 낮에는 영상 10도를 훌쩍 넘어가는 완연한 봄이다. 코로나로 다들 힘든 시간이라도 봄 마중 나온 나들이객들이 많이 보인다. 남쪽이라 분위기는 완연한 봄이고 곳곳에 화사한 봄꽃이 인사를 전하고 있다. 봄내음 물씬 나는 남녘 바다에서 1박 2일 즐거운 시간이다.
▼문수암, 수태산 일원의 숲길 구간을 지나는 구간으로 걷기여행 난이도가 다소 높은 코스로 부포사거리에서 무이산, 수태산, 향로봉을 둘러가는 등산로로 비교적 난이도가 있으나 임도가 잘 형성되어 있어 큰 어려움이 없는 구간이다. 숲길에서 바라보는 해안경관과 학동마을의 돌담, 임포항의 풍부한 먹거리 체험이 가능하다
▼<10:28> 고성 부포사거리. 가야마트 앞에 차를 세우고 오늘 여정을 정리해 본다. 찻길 및 임도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32코스인데 무이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 문수암 구경하고 수태산 정상을 거쳐 진행할 예정이다. 마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32코스 안내판이 서 있고 여기서 시작된다.
▼고성에서는 어딜가나 공룡을 만날 수 있다. 오늘 오후에는 공룡이 놀던 바다를 걷게 될 것이다. 매화는 이제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수동으로 신호 조작하여 대로를 건너 선동마을로 들어간다. 요즘 다니다 보면 농촌이고 어촌이고 너무 조용하다. 폐가가 줄줄이 서있고 사람 보기가 쉽지 않다. 마을에는 아무도 없는듯하고 그 흔한 개소리도 하나도 없다.
▼선동마을 회관 앞 개천에는 간밤에 내린 비로 세찬 물줄기가 되어 요란하게 내려간다. 앞에 보이는 산이 무이산이다.
▼<11:04>이 저수지 만든지 60년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보다 한 살 어리구나! 무선저수지에서 잠시 멈추어 칡즙 한 모금 마시며 쉬어간다.
▼이련정 가든 앞에서 무이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남파랑길은 직진하여 차도를 따라 올라가는데 나는 등산로로 들어가 문수암을 거쳐 무이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갈 것이다. 오늘 처음 만난 할머니는 밭에서 달래를 수확하고 계시고 왼쪽 울타리 속에는 염소가 일시 정지하고 나와 눈싸움을 시작한다.
▼<11:11>시멘트 포장길이 끝나는 곳에서 무이산 등산로가 시작되며 정상까지 1.3Km
▼올 봄 첫 진달래
▼문수암 0.32Km 앞두고 등로는 제법 거칠어지고 바위구간이 수시로 나온다.
▼<11:50>문수암 도착.
대한불교 조계종 제13교구 쌍계사의 말사인 문수암은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있는 암자로서 신라 성덕왕 5년(서기 706년) 의상조사가 창건했다. 창건 이후 이 암자는 수도 도량으로서 많은 고승들을 배출하였고, 산명이 수려하여 삼국시대부터 해동의 명승지로 유명하였으며 특히 화랑도 전성시대에 국선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중창 및 중건의 역사는 전래되지 않고 현존하는 암자는 사라호 태풍 때 건물이 붕괴된 뒤에 지은 현대식 건물이고, 일반 신도들의 성금으로 1973년에 이 절에서 수도한 이청담(李靑潭)의 사리를 봉안하여 세운 청담 대종사 사리탑이 있다.
석벽에는 문수(文殊), 보현(普賢) 두 보살상이 나타나 있으므로 문수단(文殊壇)이라 이름지었다. 문수보살(文殊菩薩)은 석각이고, 관세음보살상(觀世音菩薩像)은 두자 일곱 치 크기의 목각으로 되어 있다. 기암절벽이 암자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산정에 오르면 남해안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많은 섬들이 마치 군산봉처럼 부침하고 있는 절경을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신라의 고찰이다. 인근에 수태산 보현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사천공항에서 버스 편으로 30분가량 소요되고 문수암 입구까지 도로가 포장되어 승용차로 산 허리를 감고 돌아 문수암 조금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10분쯤 가면 문수암이 나타난다.
창건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하고 있다.의상조사가 남해 보광산(지금의 금산(錦山))으로 기도하러 가던 길에 상리면 무선리 어느 촌락에서 유숙하게 되었는데 비몽 사몽 간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 “내일 아침에 걸인을 따라서 보광산보다 무이산을 먼저 가보라”고는 홀연히 사라져 잠을 깨니 꿈이었다. 날이 밝아 과연 한 걸인이 나타났는데, 급히 밥상을 갖다 주며 무이산의 주소를 물었더니 무이산에 간다 하기에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걸인을 따라 무이산 중턱에 오르니 눈앞에 수많은 섬들이 떠있고, 동. 서. 남. 북 그리고 중앙에 웅장한 다섯 개의 바위가 오대(五臺)를 형성하고 있어 마치 오대산의 중대를 연상하게 하였다.
이때 그 걸인이 중대를 가리키며 "저곳이 내 침소다"라고 말하자 한 걸인이 또 나타나서 두 걸인은 서로 손을 잡으며 바위 틈새로 사라져버렸다. 의상조사는 석벽 사이를 살펴보았으나 걸인은 보이지 않았고, 이상하게도 석벽 사이에는 천연적인 문수보살상만이 나타나 있는 것을 보고 의상조사는 홀연히 깨달은 바, 꿈속의 노승이 관세음보살이고 두 걸인이 문수와 보현보살임을 깨달았고 의상조사는 무이산을 두루 살펴보고는 “이곳은 족히 사자를 길들일 만한 곳이며 이곳 이야말로 산수 수도장이다”라고 예찬하고 문수단을 모아서 문수암을 세우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데 지금도 석벽 사이에는 천연의 문수상이 뚜렷이 나타나 보인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먼저 청담대종사 사리탑이 있는 전망대로 올랐다. 내려다 보는 다도해는 한 폭의 그림을 옮겨 놓은 듯하다.
▼출발지 부포사거리 방향이고 아래는 무선저수지
▼고성 앞 바다. 앞에는 자란도이고 뒤 길게 누워 있는 섬은 사량도
▼보현암 약사전 금불좌상. 좀 생뚱맞게 보이다가 자꾸 보니 웅장하고 신비로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불좌상 뒤로 뾰족한 봉우리는 좌이산.
▼법당은 수리중인지 임시법당 간판이 보이고 모노레일 공사로 어수선한 경내라 등산로가 어딘지 한참을 헤맨다.
▼리본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간다.
▼아래에서 보이던 철탑이 이것이었네
▼<12:06>해발 545.6m 무이산 정상. 그리 높지 않아도 해수면에서 시작한 산이라 제법 힘들게 올랐다. 사방 막힘없는 조망에 내륙 어떤 산보다 볼거리는 풍성하다.
▼문수암주차장 방향으로 하산
▼하산하니 문수암 올라가는 차도가 나오고 바로 수태산 들머리가 된다.
▼<12:22>사찰 된장으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먼저 도착하여 주문하고 기다리니 바로 도착해 건강이 보이는 밥상에 마주 앉았다.
▼<12:51>주차장에서 보급품을 가방에 챙기고 수태산으로 올라간다. 남파랑길은 수태산 들머리 오른쪽 임도로 내려가는데 수태산 정상으로 질러가고자 한다.
▼등산로로 들어오니 완만히 오르는 길로 낙엽이 포장되어 있는데 그 위로 얼레지가 지천이다. 꽃은 이미 지고 얼룩진 잎만 보인다. 늦게 핀 한송이를 만났는데 홀로 자리하고 있으니 그 자태가 더 귀 해 보인다.
▼쓰레기 가득한 건물
▼정상에 도착하는데 스님이 뒷모습을 보여주며 내려가고 있다.
▼<13:12>이 부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인가? 574.8m 수태산 정상. 고성 자란만을 내려다보는 뛰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산이다. 무이산 정상에서 본 그림과 같은데 더 높은 곳에서 가까이 보게 된다.
▼지리산 방향인데 천왕봉이 맞나?
▼하산길 소나무가 서 있는 곳에서도 뛰어난 조망을 보여준다. 아침 비가 그치고 오후가 되며 하늘은 점점 더 깨끗해 진다.
▼<13:37> 이제 남파랑길에 접속한다.
▼형제봉 갈림길
▼여기 쉼터가 뛰어난 전망대라고 하는데 나는 이미 정상에서 구경 다 한 상태라 별로였다. 한 무리가 쉼터를 점령하고 화투 놀이에 빠져 있다. 경상도 사람들 정말 시끄럽네!
▼임도를 내려오다 남파랑길은 하산길인 숲으로 들어간다.
▼하산이 마무리되며 대나무 숲을 지나 논길을 만난다. 논에 물이 들어오는 상태를 살피는 농부 두 분을 뵈니 우리 아버지가 생각난다. 수군포(=삽)로 뒷집 지고 논두렁을 걸어 다니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14:20>학동마을 돌담길로 들어온다.
고성의 학동마을은 서기 1670년경 전주 최 씨 선조의 꿈속에 학(鶴)이 마을에 내려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자, 날이 밝아 그곳을 찾아가 보니 과연 산수가 수려하고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므로, 명당이라 믿고 입촌, 학동이라 명명하면서 형성된 유서 깊은 마을로 전해진다. 현재 마을 뒤에는 수태산 줄기가, 마을 앞에는 좌이산이 솟아 있는 소위 ‘좌청룡 우백호’의 지세이며 마을 옆으로는 학림천이 흐르고 있어 전통마을의 배산임수형 입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마을의 가옥은 상당 부분 새마을운동 당시 슬레이트 기와로 개량되었으나 문화재자료 '육영재', '최 씨고가' 등 일부 전통가옥이 보존되어 있어 전통마을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학동마을의 담장은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납작 돌(판석 두께 2~5㎝)과 황토를 결합하여 바른 층으로 쌓은 것으로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 있으며 건물의 기단, 후원의 돈대 등에도 담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석축을 쌓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 주변 대숲과 잘 어우러져 수백 년을 거슬러 고성(古城)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마을 안길의 긴 돌담길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황톳빛 돌담길을 따라 걷노라면 아련한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최영덕 고가
▼<14:32>하일초등학교를 지난다. 학교 담장을 기웃거리는데 아주머니가 학교 교정이 이쁘다고 구경하고 가라고 한다. 오늘 몸 컨디션에 따라 다음 코스로 갈까 생각 중인데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이 교정 구경은 생략하고 임포항을 향해 달려간다.
▼이 시골에 음악고등학교가 있다. 서울대 음대에 진학한 학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보인다.
▼못자리를 만들고 있다.
▼임포한 못 미쳐 시골스런 분위기의 상가가 보이는데 이제는 폐점 상태로 보인다. 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의 골목이다.
▼<14:51> 고성 임포항. 무이산과 수태산을 거쳐 오느라 좀 힘든 길이 되었다. 임포항에도 아무도 없는 텅 빈 포구다. 어선도 안 보이네. 잠시 앉아 영양 보충하고 다음 길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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