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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강원

[구봉대산]법흥사 적멸보궁을 지키고 있는 산이었다 2022.02.19(법흥사-구봉대산-일주문)

오랜만에 둘이 집을 나선다. 여자친구는 다리 종기 시술 후 관리한다고 혼자 다녔는데 약 4주 만에 같이 한다. 여전히 산에는 혼자 올라갈 것이다. 5년 전 전국 적멸보궁 순례한다고 다녀왔던 법흥사였는데 그 뒷산이 구봉대산이었다. 그때는 그냥 올려다 보기만했는데 오늘은 올라간다. 흐림에 해가 약간 보인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는어도 먼지는 없다. 코로나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으로 오늘 아침 고속도로는 막힘 없이 달릴 수 있었다.

 

구봉대산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에 있는 산이다. 백덕산 앞에서 백덕산,사자산 능선과 마주 보고 있는 산으로 아홉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해서 구봉대산이라 부른다.구봉대산은 백덕산, 사자산 능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지능선으로 법흥리의 적멸보궁과 법흥사를 싸안으며 계속 뻗어 한 줄기는 수주천을 따라 주천강으로, 한 줄기는 법흥리의 버스주차장 남쪽으로 뻗어있다. 백덕산에서 구봉대산까지 산을 내려가지 않고 연이어 산행을 할 수 있다.구봉대산의 봉우리는 9개이지만 아홉 개 다 오르면서 산행을 하기는 벅찰 수밖에 없다. 클라이밍이 필요한 봉우리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코스일 경우 길이 바위 아래로 나 있어 종주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법흥사 주차장 → 일봉(00;51 2.0Km) → 육봉(01;40 3.1Km) → 팔봉-구봉대산(02;10 3.6Km) → 구봉(02;23 4.0Km) → 일주문(03;25 6.9Km) → 법흥사 주차장(03;38 8.0Km) - 휴식시간 11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9:12>황둔찐빵마을. 법흥사로 달려가는데 낯익은 간판이 보인다. 10여 년 전 우리 사무실 옆 김밥가게에서 겨울이 되니 찐빵을 시작한다고 했다. 시식을 시작으로 그해 겨울 자주 사 먹었던 황둔찐빵이었다. 밀가루로 만드는 게 찐빵인데 처음으로 쌀을 첨가해 만든 게 황둔찐빵이라고 한다. 지나가다가 차를 돌려세워 아침부터 몇 박스 차에 실었고 산에서 먹을 빵을 따로 준비했다. 여기는 원주이고 이 부근에 안흥찐빵 마을도 있다.

▼<09:44>법흥사 주차장. 넓은 주차장에 몇 대가 주차해 있고 벌써 산악회 버스도 도착해 있다. 이 버스는 산객들을 일주문에 내려주고 왔다. 나와 반대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6봉 정상에서 만나게 된다. 여자친구는 적멸보궁으로 올라가고 나는 산문만 보고 바로 등로로 들어간다. 

▼들머리에서 널목재 능선까지 1.7Km. 최근 눈이 내렸는지 살짝 널린 눈이 곳곳에 보인다. 계곡 물이 흐른 곳은 두껍게 얼어 쌓여 있다. 

▼오늘 집을 나서며 오늘은 산에서 사람 보기 힘들겠다 했는데 산악회 버스도 있고 나와 같은 코스로 올라가는 몇 팀도 보인다. 그리 외로운 길은 아니다.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라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찾은 산임이 틀림없다. 

▼<10:13>계곡 임도 따라 편히 올라오다가 마지막계곡이란 이정표가 나오고 계곡은 온통 얼음인데 '수통에 물을 채우시오'란 글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널목재까지 짧은 구간 급하게 올라야 한다. 여기서 아이젠을 장착하고 마음 편히 오른다. 겨울산 오르며 아이젠을 꺼내고 벗는 시간에는 언제나 결정이 쉽게 진행되지 못한다. 

▼<10:33>눈길 가파른 길 헐떡거리며 잠시 올라 도착한 널목재. 오른쪽으로 등로 폐쇄 입간판이 보이는데 사자산 가는 길이라고 한다. 

▼<10:35>일봉 養以峰. 법흥사를 지키고 있는 아홉 봉우리를 불가 얘기로 설명하고 있다. 태어나 자라고 자리 잡고 쇠하고 윤회를 고뇌하는 길이네. 일봉에서 구봉까지 약 1.6Km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 

▼이봉 

▼삼봉. 건너 백덕산 조망이 시작된다. 흐린 날이라 멀리는 보이지 않는데 여기서는 백덕산 조망만 가능한 곳이었다. 

▼사봉 가는 길에 헬기장

▼헬기장에서 만난 사자산 - 백덕산 라인

▼백덕산 정상 쌍봉

▼사봉

▼산행기에서 여러번 봤던 꺾어진 소나무

▼오봉. 뾰족한 바위에 소나무가 자리 잡았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나?

▼오봉에서 내려오면 곳곳에 암봉이 버티고 있고 등로는 바위와 같이 아슬아슬하게 진행된다. 

▼오봉과 육봉 사이 칼바위능선

▼진행방향 오른쪽은 첩첩산중이다. 

▼칼바위 능선을 지나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암릉으로 진입한다. 

▼육봉 올라가는 길

▼<11:25>육봉 관음봉. 가장 조망이 좋은 육봉. 산악회 버스 타고 일주문에서 올라온 산객들로 어수선하다. 잠시 기다려 다 내려가고 난 뒤 혼자 앉아 찐빵으로 간식 챙겨 먹으며 한참을 쉬었다. 모든 선은 받아들이고 모든 악은 짓지 마라 - 衆善奉行 諸惡莫作

▼옆에 계신 분이 봉우리를 얘기해 주는데 어디가 어딘지? 영~~~

▼팔봉 방향 능선

▼사자산 능선

▼사자산 - 연화봉 - 백덕산

▼법흥사 적멸보궁

▼제법 넓은 곳을 제공하는 육봉 정상

▼칠봉 올라가는 길도 바위가 반겨주는 된비알이다.

▼칠봉. 태어난 것은 소멸하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옆에 세운 돌탑도 무너져 가고 있다. 

▼<11:55>팔봉. 지도에는 해발 901m로 표시되는데 여기 정상석에는 870m이다. 구봉대산 정상이다. 헬기장 형태의 정상이다. 이 추운데 한쪽에서 막걸리 요기하고 계신 분들과 인사하고 이제는 하산길에 구봉을 거쳐 갈 것이다. 팔봉은 북망봉이고 구봉은 윤회봉이다.

▼하신길은 일주문까지 2.98Km라고 이정표가 알려 준다. 시작은 낙엽 된비알로 상당히 미끄러운 길이다. 

▼10분 전부터 백덕산 정상으로 구름이 몰려오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 많이 내리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리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12:07>구봉 輪廻峰. 이제 법흥사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건너 백덕산은 구름 속에 들어가고 앞에도 안개 속이다. 

▼하산길에도 제법 날카로운 능선이 나오고 곳곳에 눈이 있어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갈 밖에 없다. 여기서도 아이젠으로 망설이는 시간이 제법 길었고 결국 아이젠 없이 내려오게 된다. 

▼왼쪽으로 지나온 구봉대산 주능선 봉우리

▼얼음이 녹고 있어 쉽게 건넜던 계곡

▼버섯 농장

▼구름 속에 숨었던 백덕산 정상이 하산하니 해를 살짝 받아 빛을 발하고 있다. 

▼법흥사 일주문을 지나 포장도로 약 1Km 걸어야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걸었던 주능선 봉우리

▼<13:22>그리 힘 들이지 않고 잘 걸었다. 봉우리가 들려주는 얘기에 조금은 숙연해지는 발걸음이었고 속도도 낼 수 없는 시간이었다. 

▼오늘 점심은 부근에 있는 묵집이다. 검색해서 찾았는데 꽤 유명한 식당이었고 도착하여 약 40분 기다려 밥상을 받았다. 배가 고픈지 묵밥에 감자전에 두부까지 차려졌다. 산초기름에 구운 두부는 두부를 즐기지 않는 나의 입맛에도 상당히 괜찮게 들어왔다. 충주 송어횟집 들러 포장해서 어르신 뵙고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