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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강원

[홍천 백암산]안개 속 눈길을 걸었다 2022.03.01(연화사-가령폭포-백암산)

백암산도 전국에 몇 곳이 있는데 가까운  홍천에도 자리하고 있다. 가령폭포가 있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백암산인데 산 자체로는 그리 매력 있는 산행지가 아니라고 해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올라가게 된다. 오전 하남에 친구 모임이 있는 여자친구를 내려주고 약 100Km 거리의 연화사로 달려간다. 삼일절 연휴인데 새벽에 약간의 비가 내렸고 가는 내내 흐린 날에 빗방울이 날리고 있었다. 오늘 조망 산행은 전혀 아니고 폭포 구경하고 정상까지 열심히 운동하는 길이 될 것이다

 

오늘 여정 : 연화사 → 가령폭포(00;08 0.5Km) → 갈림길(00;17 0.7Km) → 바레올갈림길(00;57 1.8Km) → 백암산(01;51 3.5Km) → 갈림길(03;00 6.3Km) → 연화사(03;19 6.9Km) - 휴식시간 8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11:45>양양 가는 고속도로는 정체 없었는데 늦게 출발하여 하남에 내려주고 왔더니 이제 들머리에 도착한다. 대웅전 건물 한채만 있는 연화사. 하얀 자작나무 숲 아래 자리한 작은 절이다. 

▼산객들이 익숙할 만도 한데 짖어되고 있는 세 마리. 누렁이 백구 그리고 흑견이다. 

▼연화사 뒤로 주차장이 두면 있는데 화장실은 위 주차장에 있다. 

▼위 주차장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령폭포 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자작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12:02>가령폭포. 홍천 9경 중 5경으로 약 50미터 바위길을 따라 내려오는 물줄기인데 지금은 얼음이다. 포근한 날이 계속되며 얼음이 무너지고 있고 물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가령폭포에서 정상까지 4.3Km라는데 실제 걸어보니 좀 차이가 난다. 가령폭포에서 잠시 거친 바윗길을 오르면 이후로 그리 험한 길은 나오지 않았다. 

▼<12:10>갈림길. 오른쪽 반시계 방향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내려올 것이다. 초반 아주 가파른 길이 계속되는데 등산로는 전체적으로 흙길이라 부드러운 촉감이다. 포근한 날이라 바닥에 눈은 거의 없고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가지에 얼었던 얼음이 녹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살찐 펭귄(?)

▼새벽에 눈이 좀 내린 흔적이다. 고도를 올리며 기온은 급격히 내려가는데 겨울에도 파릇한 이끼가 바위를 감싸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산죽이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난리던데 여기는 군락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차장에 차량 한 대가 있어 누군가 먼저 올라갔나 했는데 갈림길까지 살짝 깔린 눈길에 발자국이 보였고 이제는 안 보인다. 반대로 올라갔나? 혼자 올라가는 길이다. 

▼가지 얼음이 녹아 떨어져 바닥 눈을 곰보로 만들었다. 

▼<12:50>꾸준하게 올라와 잠시 숨 돌리는 바레올 갈림길. 이제는 안개가 구름이 되어 능선을 덮치고 바닥 눈은 더 두텁게 남아 있다. 

▼고도를 더 올리자 찬 바람이 몰아치고 가지에 상고대도 제법 보인다. 이제는 물방울이 아니 얼음 조각이 마구 떨어진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그동안 제대로 만나지 못했던 상고대를 이제 만나네!

▼산행기를 보니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소나무가 심겨 있었는데 이제 그 한 부분만 보인다. 과거 산불이 났던 곳인가? 

▼이런 분위기 혼자 걷는데 일종의 쾌감도 느껴진다. 그동안 흘렸던 땀은 거의 말라가고 한기를 느끼지 직전인데도 겉옷은 그대로 가방 속에 있다. 

▼구름 속에서 눈꽃을 즐기며 눈 길을 걷다 보니 벌써 정상에 접근한다. 백암산 정상은 온통 하얀 세상이다. 

▼<13:45> 해발 1,097m 백암산 정상. 오늘 여기 올라온 사람은 나 혼자다. 정상은 조망이 전혀 없는 곳이라 구름도 장애가 되지 못하고 있다. 잠시 혼자 손리 지르며 몇 장 남기고 바람을 피해 아래로 내려와 빵과 두유로 점심 요기를 한다. 

▼여기에서 잠시 앉아 점심 요기하는데 너무 춥다. 서둘러 먹고 내려간다. 

▼밤까시 갈림길. 왼쪽 가령폭포 방향으로 내려서니 급경사이고 바람은 더 새 찬데 나무 가지 상고대가 장관이다. 한 겨울 덕유산 상고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 멋진 겨울 눈 산행이 된다. 바람이 한번 불면 수천 개의 얼음 조각이 소리 내며 떨어진다. 

▼거의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이다. 

▼갈림길인데 직진은 등산로가 아니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후로는 눈은 줄어들었고 얼음 위 젖은 낙엽이 깔려 있는 길이 자주 나온다. 아이젠을 신고 내려오니 미끄럼 없이 아주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가령폭포 위 계곡을 건너고

▼<14:53>반시계 방향으로 백암산 한 바퀴 돌고 다시 갈림길로 내려왔다. 

▼가령폭포로 내려와 아이젠을 풀고 폭포물에 씻다가 얼음이 깨지며 발이 빠졌다. 그리 차지 않은 느낌이다. 이제 봄은 우리 가까이 왔다. 얼음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 물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이 둘은 무슨 인연일까?

▼<15:11>연화사 주차장에 도착하며 오늘 산행도 무사히 마무리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찾은 백암산에서 생각지도 않은 눈꽃 선물을 받았다. 50미터 웅장한 가령폭포는 여름 비 온 뒤 구경하면 제격이겠다. 하남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휴일답게 제법 정체가 있어 예상보다 30분 지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