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아주 흐린 날이라 오늘도 하루 쉬나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저절로 나가게 된다. 계절 축제장은 어딜 가나 붐비는 곳이라 가끔적 피하는데 늘 사진으로만 보았던 불갑산 상사화 구경을 해보자 하여 출발한다. 일요일 아침이라 한가한 고속도로라 부담 없이 내려왔는데 아침인데도 축제장 2~3Km 전부터 정체가 시작된다. 다행히 현장 관리가 잘되는지 쉽게 주차장을 찾았고 우리도 나들이객이 되어 상사화 화단 속으로 들어간다. 오늘도 산으로는 혼자 오른다.
백제 때의 고찰인 불갑사를 품고 있는 그다지 높거나 크지는 않다. 그러나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포근한 느낌을 주고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 늦가을 정취가 그윽하다. 전국의 유명한 단풍 관광지와는 달리, 발길이 비교적 뜸해 인파에 시달릴 걱정 없이 화려한 단풍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불갑사 옆 계곡을 따라 핀 오색영롱한 단풍과 불갑사 마당의 노란 은행나무가 늦가을 정취를 나아낸다. 단풍 절정기는 대략 11월 초순~중순 무렵이다. 남도의 봄은 빠르고도 아름답다. 붉은 동백꽃이 송이 채 뚝뚝 떨어지는 동백골, 온통 길을 뒤덮은 맥문동, 암자터의 굵은 왕대숲, 멋대로 자란 비자나무. 해불암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가 장관이다. 일출을 보려거든 경주의 토함산을, 낙조를 보려거든 영광의 불갑산이라 할 만큼 낙조가 볼만하다. 불갑사 경내에는 보물 830호인 대웅전과 고려 공민왕 8년(1359년)에 이달충이 세운 진각국사비를 비롯하여 팔상전, 보광전, 명부전, 칠성각, 만세루, 천왕문, 일광당, 산신각, 관사정 등이 있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주차장 → 불갑사(00:32 1.6Km) → 동백골(00:50 2.8Km) → 구수재(01:13 3.9Km) → 연실봉(02:20 5.6Km) → 장군봉(02:57 6.5Km) → 덫고개(03:46 8.0Km) → 불갑사(03:57 8.7Km) → 주차장(04:30 10.4Km) - 휴식시간 15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주차장 가는 길에도 상사화가 줄을섰다. 노랗게 변해가는 논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주차장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대형버스는 차도 한쪽에 정렬해 주차해 있다. 전국 관광버스가 다 모였나 보다.
▼<09:40>너무 많은 차량이라 주차 걱정을하며 들어오는데 곳곳에 행사 진행요원들이 배치되어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주차장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완전 무료주차장이며 주차면적도 상당하다. 10시도 안 된 이른 시간에 축제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정말 많았다.
▼관광안내소 마당에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분재 전시가 한창이다.
▼불갑사 일주문은 포토존아 되었다. 등산 장비를 챙긴 사람! 크다란 카메라를 든 사람! 유모차를 끌고 있는 사람! 3년 만에 다시 시작된 축제장의 분위기는 아침부터 절정에 올라있었다.
▼변치 않는 '수와 진'
▼관리가 잘되어 제때 아주 이쁜 화단을 만들었다. 여기저기 감탄사 연발
▼봄에는 진달래
▼<10:12>상상화 꽃길 걷다 보니 순식간에 불값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은 오른쪽 저수지로 올라가 구수재를 넘어 정상에서 장군봉 능선으로 하산할 것이다. 여자친구는 여기 절에서 참배하고 저수지 산책하고 내려간다고 한다. 고속도로 달려오며 비를 만나기도 했는데 아직 뿌연 하늘이지만 파란 하늘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연실봉 - 구수재 방향
▼저수지에도 곱다 고운 상사화가 폈다. 저수지를 한바퀴 도는 산책길이 이쁘게 조성되어 있다.
▼본격적인 등산로로 올라오는데 완만한 길에 바닥도 잘 정비되어 있다.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로 줄을 선다. 등산로 주변에도 식재했는지 상사화가 곱게 자리하고 있다.
▼<10:29>동백골. 많은 산객들은 여기서 왼쪽 등로로 들어가 해불암을 지나 불갑산 정상 연실봉으로 바로 올라가는데 나는 구수재를 넘어갈 것이다. 정자 등 앉을 만한 곳에는 다 사람들이 차지했다.
▼비가 안 올때는 계곡에 물이 거의 없어 아래 저수지에서 끌어와 폭포를 만들었다. 용비폭포
▼한국호랑이 폭포. 1908년 불갑산에서 포획된 호랑이가 현재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 호랑이의 실체가 유일하게 보존되고 있는데 호랑이가 이 부근에서 물을 마셨다고 그것을 기억하고자 여기에 인공폭포를 만들었다고 한다.
▼<10:52>구수재로 올라오니 등산객들이 더 많아졌다. 함평 용천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합쳐져 아수라장이다.
▼구수재에서 연실봉 정상까지 1.5Km로 구수재를 출발하자마자 제법 가파른 길에서 땀을 엄청 흘리게 된다. 습도가 높아 아랫도리까지 다 젖어버렸다.
▼번식력이 강한지 조릿대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위험하지 않은 위험한 길
▼잠시 파란 하늘이 나오고 광주 방향으로 뿌연 조망이다.
▼정상 올라가는 긴 계단이 나오는데 나만 힘든 게 아니다. 다들 더위에 아주 힘들어 다들 멈추어 숨 돌리고 있다.
▼정상 바로 아래 108계단
▼<11:58>불갑산 정상 연실봉. 정상에는 발 디딜 틈이 없고 인증 사진 남기는 줄은 끝이 안 보인다. 빈 정상석을 남기는데도 못하게 말리고 있다.
▼하산하는 장군봉 능선
▼내려와 노루목 이정표를 따라 내려간다.
▼위험한 길로 들어와 바위에 앉아 점심시간. 보이는 봉우리가 조금 전 올랐던 불갑산 정상 연실봉
▼영광 방향
▼파란 하늘 아래 절벽에서 다들 즐거운 시간이다.
▼절벽에서 내려서며
▼차량이 올라와 있는 노루목
▼장군봉. 내려서는 계단이 가파르고 꽤 긴 구간이다. 올라오는 사람들 숨소리가 아주 거칠게 들린다.
▼투구봉
▼법성봉 정상에 올라 잠시 앉았다. 하산길에서도 땀을 정말 많이 흘리고 있었다.
▼노적봉
▼아래 덫고개에서 포획된 호랑이가 살았던 동굴
▼급격히 고도를 낮추는데 엉덩방아 한번 찌고 내려온다.
▼<13:26> 덫을 놓아 호랑이를 포획했다는 덫고개. 오른쪽으로 가면 관음봉을 지나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되고 하산은 왼쪽 불갑사로 진행한다.
▼<13:37>불갑사
▼<14:07> 오후 고속도로 정체라 서둘러 출발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올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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