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백산 능선을 걷고 오늘은 수망령에서 기백산 - 현성산 능선을 걷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제 현성산까지 먼길이 힘들었는지 짧게 걷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일찍 마무리하고 부산으로 가야 하기에 부담감도 있었다. 유동마을을 들머리로 황석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쉽지 않은 길이었고 더군다나 시작하고 조금 진행하다가 비정규 등로로 들어가 꽤 고생한 길이 되었다. 올라오니 신비로운 암봉이 기다리고 있었고 올라오면 힘들었던 시간을 말끔히 잊어버리게 된다.
황석산은 남덕유산 남녘에 솟은 산이다. 백두대간 줄기에서 뻗어 내린 네 개의 산 기백·금원·거망·황석 가운데 가장 끝 자락에 흡사 비수처럼 솟구친 이 봉우리는 덕유산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가을철에는 거망에서 황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광활한 억새밭이 장관이다.황석산과 기백산 사이에는 그 유명한 용추계곡이 있다. 6/25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이 활약했던 곳이 바로 이웃의 거망산이다. 정순덕에게 국군 1개 소대가 무장해제 당하고 목숨만 부지해서 하산한 사건은 최근에야 밝혀진 일이다.황석산성은 함양땅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적이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이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안의 화림동 여덟 개의 못과 여덟 개의 정자가 유명하다.특히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 군자정 등은 전라도 못지 않은 이 지방 정자 문화를 대표한다.기백산을 북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황석산은 능선에 이르면 싸리나무 억새풀이 많은 암능길이 계속되고, 정상에 두개의 커다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산행의 시발점은 용추계곡의 종점인 삼거리에서 서쪽 계곡길로 올라가거나, 용추폭포 직전의 왼쪽 계곡길로 많이 올라간다. 황석산 중턱에 있는 황석산성은 고려시대의 석축산성이며 육십령으로 통하는 관방 요새에 축조된 삼국시대부터의 고성이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유동마을 → 망월대(02:26 3.2Km) → 황석산(03:04 4.0Km) → 사방댐 하산(04:44 6.4Km) → 우전마을(05:09 8.2Km) - 휴식시간 47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으로 비정규 탐방로로 들어가 40분 정도 지체되었다.
▼황석산 들머리 유동마을을 가다보니 여기저기 물레방아가 보이고 체험관도 나온다.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다녀와 쓴 <열하일기>에 물레방아를 소개하고 있고 여기 안의현감으로 부임하여 실제 물레방아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한 연암 물레방아 공원이 있고 여기는 그 체험관이 있는 곳이다.
▼<07:06>유동마을에서 정상까지 4.0Km. 거창 시내는 아침 안개로 시야가 아주 흐렸는데 산으로 올라오니 제법 깨끗해지며 파란 하늘을 보여주고 있다.
▼황석산 가는 유동마을 길. 정상은 아직 안보이고 저 능선을 넘어서야 한다.
▼뒤돌아 서면 어제 올라던 기백산 정상
▼고도를 조금 올리니 사과밭이 계속된다. 차가운 날씨에 사과는 단맛을 더해가고 있는 듯하다.
▼마을이 나오고 여기도 차가 올라올 수 있다.
▼마을을 벗어나 등산로 이정표가 나오고 그 아래 똥장군이 지게에 올려져 있다. 남쪽 지방이라 이제야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07:24>포도는 아닌듯한데 수확이 끝난 유실수 농장 끝이 황석산 들머리.
▼들어가자 말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된비알 시작이다. 이정표는 안 보이고 갈림길도 나오고 산속 울타리를 따라 올라가는 등로가 나온다.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 부터였음을 나중에 알았다. 계곡이 나오는데 이정표는 안 보인다.
▼계곡으로 내려와 이 부근에서 왼쪽은 좁은 길이었고 오른쪽으로 여러 사람이 다닌 흔적이 뚜렷하고 확실한 등로였다. 등로가 희미하게 보이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 선명한 등로가 나오기도 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앱으로 확인하니 등로를 벗어나 오른쪽 숲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래도 고도는 꾸준히 올리고 있어 언젠가는 정규등로로 합류하겠지 하며 천천히 올랐다.
▼정규 등로로 접근하는 허릿길.
▼<08:54>약 1시간 정도 등로를 벗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 사람이 올라오고 있고 더 가까이 가니 등로가 보인다. 고생 끝이다.
▼정규 등로로 들어와 잠시 된비알 치고 오르면 정상 1.6Km 이정표가 나오고 이후 당분간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된다. 잠시 앉아 간식 먹고 물도 마시며 숨 돌리고 간다.
▼<09:32> 거친 된비알 올라서면 바로 망월대. 그동안 힘들고 답답했던 등산로를 지나 여기부터 시원한 조망에 정상도 가까이 다가왔다. 정상 암봉 구경하며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건너 기백산
▼황석산 정상. 가까이 다가가니 압도하는 분위기의 암봉이다.
▼당겨 본 황석산 남봉
▼망월대에서 걸어온 길이다.
▼황석산 정상 및 그 오른쪽 북봉. 거망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펼쳐져 있다.
▼남봉과 정상
▼저기로 어떻게 올라가나?
▼황석산성
▼정상 오르는 암릉에는 데크계단이 있어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오른쪽 남봉 방향
▼<10:09> 해발 1,192m 암봉 황석산. 좁은 곳이라 2~3명만 모일 수 있는 정상인데 오늘은 아주 한가하다.
▼정상석이 붙어 있는 바위에 올라 바라본 북봉 및 거망산 방향 능선
▼건너편 금원산 - 기백산 능선
▼망월대에서 걸어온 길.
▼하산하며 오른쪽 북봉 지나 거망산 가는 길
▼당겨본 북봉
▼하산하며 왼쪽 남봉 방향
▼남봉방향 성곽에 앉아 정상 구경하며 점심으로 햄버거를 즐겼다.
▼아침에 유동마을에서 출발할 때는 황석산 정상에서 북봉을 지나 거망산까지 걸을 것이라 했는데 예기치 않게 등로를 이탈하며 힘들 길을 걷고 나니 더 걷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셔 버렸다. 여기서 잠시 쉬고 반대편 우전마을로 하산하 기로하고 우리 차량도 마을회관으로 오라고 했다. 우전마을까지 4.4Km인데 하산은 사방댐까지이니 더 가까울 것이다.
▼오늘 하산길 최대의 고비가 나왔다. 낙엽으로 급경사 내려가는데 한걸음 한걸음이 조십스럽고 힘든 발걸음이 된다.
▼<10:56>산성을 지키는 병력들의 군량미가 보관되었을 것으로 추정한 건물이 있었던 '건물지'에 도착하니 낙엽도 경사도 완전히 사라진다. 여기부터 아름다운 가을 숲이 기다리고 있었다.
▼황석산성 남문지
▼건물지에서 남문지까지 유순하던 길이 갑자기 거친 길이 되었다
▼피바위. 정유재란 시 항석산성으로 피신하여 싸우던 부녀자들이 성이 함락되자 여기서 뛰어내려 벼랑 아래 바위가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그 혈흔이 남아 있어 이 바위를 피바위라 부른다.
▼피바위 주변은 가을색이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11:48>우전마을 사방댐으로 하산 완료. 황석산 최단거리 들머리라 여기 사방댐까지 많은 차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정표에 정상까지 2.6Km
▼내려가는 길은 포장 도로로 편히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가을색 구경하며 힘든 길에서 고생한 다리도 달랠 겸 마을회관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12:17>마을회관 누렁이 정자에서 오늘 산행이 마무리된다. 1박 2일 함양 - 거창 명산 4봉을 찾았다. 아무 시고도 없이 잘 마무리되어 오늘도 나에게 그리고 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일요일 친구 딸 결혼식 참석차 부산 송정으로 향한다
▼여자친구가 우전마을로 오며 잠시 들렀던 동호정이 너무 이쁘다 하여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한다.
▼콜라 한병 사기 위해 가게에 들렀는데 뒤에 황석산이 보인다.
▼오늘 숙소는 부산 송정해수욕장. 숙소에서 바라본 죽도(대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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