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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경상

[운달산]운달산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성주사-수리봉-성주봉-운달산-김용사) 2023.03.28

미루고 미루다 보니 숙제처럼 남아 있는 산이다. 운달산 정상만 보고 오기에는 너무 단순한 산행이라 성주봉을 거쳐 가면 볼만하다고 했다. 성주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수리봉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 수리봉-성주봉-운달산까지 멀고 험한 길 종주 산행이 된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이 곳곳에 포진해 있고 여기저기 로프가 널려 있는 험한 길로 봉우리 몇 개를 넘었는지 헤아리지도 못했다. 내가 걸어보고 정리하면 간접적으로 듣고 보고한 내용이 과장이 되었고 조심하며 천천히 이동하면 누구나 지날 수 있는 길이었다

 

오늘 여정 : 성주사 → 수리봉(00:46 0.8Km) → 성주봉(02:33 2.5Km) → 운달산(04:18 4.9Km) → 김용사(05:41 8.7Km) - 휴식시간 39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 문경 당포마을로 들어서며 마주한 성주봉 능선. 여기서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산세에 위축되는 기분이다

<08:30>우리 차량은 마을을 지나 좁은 길 따라 성주사까지 올라왔다. 조그만 암자로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

- 들머리에 서면 수리봉 660m 이정표를 지나고 바로 된비알이 시작된다

- 첫 계단이 나오고 오늘 산길을 예고하는 가파른 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대슬랩 경사면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를 지나며 두 번째 계단이 나오고 맨살을 드러낸 바윗길을 걷게 된다. 

- 가파른 길이라 잠시 계단을 오르는데 내려다본 풍경에 멈추어 버린다. 문경 시가지 방향 누워 있는 산은 백화산. 오른쪽으로 주흘산 봉우리가 빼꼼 올라와 있다. 아침 깨끗한 공기에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 봉명산

- 별님달님이 가신 바윗길로 올라간다. 미끄럽지 않은 바위라 그리 어려움 없이 올라갈 수 있다.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라는 경고문이 시작부터 성주봉-운달산까지 자주 읽을 수 있었다. 

- 수리봉

- 수리봉 아래 인어소나무

- 오늘 여러 번 만나는 등산로 안내판

- 수리봉 도착 직전 전망터

<09:16>해발 600.1m 수리봉 정상. 앙증맞은 정상석이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왼쪽 터진 곳에는 훌륭한 조망터가 자리하고 있다. 가파른 길 힘들게 올라오니 겹겹이 자리한 산들이 가슴 설레는 풍경을 선물해 준다. 

- 뒤 주흘산 관봉 - 주봉 - 영봉

- 중앙 허연 암벽을 보여주는 포암산 그 오른쪽 만수봉 아직 월악산 영봉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래는 저수지가 아니고 신복천이다. 

- 수리봉을 떠나 성주봉으로 향하는데 바로 암벽이 나온다. 거의 수직벽이라 위에서는 경사가 가늠이 안되어 두려움 가슴 달래며 내려서는데 내려갈 만하다. 오늘 바윗길에 로프 구간이 많이 있다 하여 코팅 장갑을 준비했더니 상당히 도움이 된다

- 내려와 안부에서 올려다보니 아찔하네

- 내려서면 편한 길일까 했는데 계속 긴장하게 하는 험한 길이 반복되고 몇 개의 봉우리를 넘게 된다

- 지나온 수리봉. 자세히 보니 잡고 내려온 로프가 보인다

- 헬기장

- 힘들어 힘들어하며 가다 보면 수시로 나오는 전망바위. 등산로 좌우는 천길 낭떠러지가 수시로 나온다

- 저 봉우리가 성주봉일까?

- 모노레일로 올라갈 수 있는 단산

-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구간에서는 스스로 안전을 챙겨야 한다.

- 여기가 문제의 구간이다. 다녀온 거의 모든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얘기한 암벽이다. 15m 거의 수직의 암벽이다. 너무 걱정해서일까! 난 아주 쉽게 내려왔다. 줄 꼭 잡고 천천히 진행하면 아무 문제 없이 쉽게 내려올 수 있다

 

- 내려오니 사망사고가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 주변 대부분의 이끼는 말라 붙어 있는데 이 부분만 먼저 봄을 맞이하고 있다

- 건너와 되돌아본 수직 절벽

- 오늘 산행의 동반자 주흘산

- 쉼터가 될만한 봉우리 도착. 누군가 소나무 가지를 조각 작품으로 만들었다. 죽어간 가지에 그랬는지 기발한 발상이다. 이 작품이 보이면 성주봉까지 670미터

- 길에는 여전히 로프가 장식되어 있고 오르고 내려가는 바윗길이 계속된다. 아직까지는 초반이라 그리 힘든 줄 모르고 진행하고 있다

- 중간중간 위험 표시판은 자주 나오는데 이정표는 거의 없고 많이 다니지 않는 시즌이고 낙엽까지 덮인 곳이 많아 등산로 구별이 쉽지 않은 곳이 꽤 나온다. 여기서도 제법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게 되는데 나처럼 되돌아 온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정식 우회길인지 알 수 없지만 뚜렷한 길이 있었다. 되돌아오니 파란 리본이 보인다. 오늘 곳곳에 산악회 또는 개인 리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잠시 오르면 또 전망대. 수리봉부터 걸어온 봉우리들이 발아래 펼쳐져 있다

- 좌우로 절벽

- 당포마을에서 수리봉 오르고 지나온 능선

- 성주봉일까?

- 성주봉을 앞두고 등산로 안전시설 훼손이 심각하다. 해빙이 되면 등산로 흙빛 잔돌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다

- 상당히 까다로웠던 로프 구간

- 난데없이 만난 고드름 쓰다듬다가 한 가지 꺾어 깨물었다. 더운 내 몸에 냉기를 보충해 준다

- 성주봉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또 멈추니 눈이 마구 돌아간다. 수리봉에서 올라온 능선

- 주흘산. 출발한 아침시간에는 아주 깨끗했는데 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는 듯하다

- 탄항산- 포암산-만수봉 능선이 선명하고 그 오른쪽 월악산 영봉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 백화산 그 아래 문경 시가지

 

<11:03>해발 912m 성주봉 정상. 올라오며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다들 꽃이 있는 산으로 가고 숙제한다고 나만 올라왔네. 막 태어난 소나무가 고운 봄색을 자랑하며 자리하고 있는 정상석 주변이 인상 깊었다. 간식 챙겨 먹으며 고생한 다리를 쉬게 해 준 성주봉 정상에서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 정상 직전 멋진 조망이 있었고 정상에서는 장애물이 있어 이 정도 사진 한 장만 남겼다

- 정상에서 내려서면 왼쪽이 운달산 가는 길이다. 잘 만든 급경사 데크계단이다. 성주봉에서 운달산 가는 길은 좀 쉬울까 생각했는데 직벽이 없다 뿐이지 그 난이도는 더 높아진 느낌이다

- 데크계단에서 바라본 운달산 방향. 계단으로 사정없이 내려가 저 봉우리를 넘어가나?

- 최근 설치되었는지 페인트 냄새가 나는 계단이 수시로 나온다. 최근 사람이 걸었던 흔적은 거의 없다

- 저기가 운달산 정상일까?

- 누군가 펄럭이는 리본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버렸다. 왜?

- 요리조리 바위를 헤치고 올라가던 등산로에 작은 동굴이 등장한다. 어느 산행기에 보니 박쥐가 나왔다 하는데 보이는 것보다 상당히 깊은 동굴인듯하다

 

- 험한 길에서 만난 생강나무

- 잠시 유순한 길이 진행되다가 정상 가기 전 긴 계단길이 시작된다

<12:48>해발 1,097m 운달산 정상. 성주사에서 4시간 20분 동안 약 5Km 걸어왔다. 쉬운 길이 아니었다. 김용사에서 바로 올라온 부부가 쉬고 있어 오늘 산에서 만난 유일한 인간이었다. 로프 및 바위에 코팅장갑 고무 부분이 다 문드러졌다. 많이 뿌여진 백화산 방향으로 한 장 남겨보고 바로 김용사로 하산한다

- 코팅장갑

- 정상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백화산. 오전에 맑았는데 많이 뿌연 상태다

- 운달산 옛 정상석

- 김용사로 하산 시작. 낙엽은 많지만 흙길에 걷기 편한 길이다

- 헬기장에 서면 김용사 이정표가 보인다

- 고개 숙인 자세의 문바위

- 한 곳에서 살짝 오르막이 나오고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내려가는 하산길. 낙엽이 있어 속도를 내기 어려운 구간도 여러 곳 있다

- 화장암 바로 직전 이정표.

<13:53>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 중인 화장암. 계곡에서 머리 감고 간단히 씻었다. 얼음물에 머리가 얼얼할 정도로 시리다

< 14:14> 고요한 김용사. 벌써 초파일 연등이 매달려 있다. 약수 한 바가지 마시고 우리는 충주로 약 60Km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