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 가을에도 경주로 내려간다.
나와의 싸움 전선에 올해도 친구와 같이 참가한다.
작년 밤 새워 걷고 한번 경험하는 것으로 충분하니
더 이상 올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여름이 되니 홈페이지를 찾게되고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오늘 여정 : 황성공원 축구공원 5구장 → 보리차 쉼터(01:23 7.5Km) → 30Km 갈림길(01:43 9.2Km) → 체크포인트1(03:23 18.8Km) → 백년찻집 라면(04:28 24.5Km) → 꿀차 쉼터(06:09 33.0Km) → 체크포인터2(07:07 37.7Km) → 석굴암 국밥(07:38 40.2Km) → 체크포인트3(09:05 46.3Km) → 통일전 막걸리(10:08 52.2Km) → 체크포인트4(10:33 54.2Km) → 체크포인트5(11:40 60.2Km) → 황성공원 축구공원 5구장(12:06 63.5Km) ※트랭글 GPS 기준
▼서울역에서 2시 30분 출발한 KTX는 대전을 지나니 정말 아름다운 가을 분위기 속으로 달린다. 차창 너머로 남겨 본 가을 풍경
▼<16:41>경주역에 도착하니 가을은 완전히 익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서 남겨 본 풍경. 시내 버스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환승하여 황성공원에 도착한다.
▼<17:57>6시 이전인데 벌써 어둠이 내려 앉았다. 배번을 달고 친구를 기다리며 퍼질러 앉았다.
▼출발점에는 식당이 없고 간단한 군것질거리만 있다. 친구와 막걸리 한잔하며 오늘 작전을 얘기하게된다. "무리하지 말고 8시 이전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 이거 무리인데!
▼운동장에서는 식전 공개행사가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벤치에서 출발 준비를 완료하게된다. 여기서 준비를 잘해서 물집 잡히지 않고 아무 일 없이 완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발바닥에 바셀린 듬북 바르고 신발 끈 적당히 조이고~~~
▼전문 강사가 나와 출발전 몸풀기 체조에 우리도 같이 하게된다.
▼<19:25>5분 정도 일찍 출발 신호가 울린다. 체크카드 수령하고 66Km 참가자부터 출발한다.
▼출발선에서도 남길 건 남겨야한다.
▼야외 활동하면 날씨가 제일 걱정인데 작년에 이어 오늘도 경주 하늘에는 보름달이 두둥 떠 있다. 축복 받는 걷기대회이다.
▼<20:32>1시간 정도 걸어 보문단지 입구 동궁원을 지나간다. 식물원 건물의 야간 분수 조명이 잠시 발길을 잡는다.
▼우리 친구 작년보다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를 끌고 간다. 오늘 밤 잘 부탁합니다.
▼보문호 주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까페
▼<20:47>첫번째 쉼터에서는 보리차와 귤이 제공된다. 순식간에 7.5Km 걸어왔다. 엄청난 속도다
▼보문호 주변의 화려한 야경
▼<21:08>약 9Km 걸어 오면 30Km 단축코스 분기점을 통과한다. 이 날 행사를 진행하는 봉사자들도 정말 고생 많았다. 밤 새워 곳곳에서 먹거리 챙겨주고 갈림길에서 안내해주고 위험 구간에서 차량 통제해 주고 낙오자 찾아 계속 순찰하시고~~~
▼지금은 덕동호를 지나고 있다. 마을이 없는 곳에서는 달빛이 더욱 밝게 빛나고 마을에 접근하면 곳곳에 가로등이 길을 밝혀준다. 출발할 때는 굉장히 복잡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행렬은 정리되고 이제는 앞 뒤 사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유 있는 길이 되었다. 멀리서 도깨비불처럼 불빛만 가끔 움직인다.
▼버스가 낙오자를 수송하기 위해 곳곳에 대기하고 있다.
▼추령재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백년찻집 마당에서 쉬는 시간이 있는데 그 간판은 아래에 있다. 여기서 된비알을 좀 올라야 도착하게된다.
▼<23:50>야식 라면이 기다리고 있는 백년찻집 도착. 버스가 대기하고 있고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라면을 즐기고 있다. 지금은 먹을 수 없지만 한라산 윗세오름 라면보다 더 맛있다.
▼여기서도 자원봉자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추령재 백년찻집은 해발 330정도이고 해발 약 120인 한수원까지 계속 내리막으로 걷기는 아주 수월하다. 어둠 속에서 여유를 부려보며 잠시 서서 쉬어간다.
▼한수원 입구에서 우측 석굴암 방향으로 올라간다. 여기도 진행요원이 지키고 있다. 한수원 앞을 지나며 석굴암까지 올라야하는 부담감이 서서히 다가온다.
▼<01:32>거리상 중간 지점으로 약 33Km 지점에 있는 쉼터에선 꿀차와 귤이 제공된다.
▼서비스 만점이다. 진행 요원이 사진도 찍어 주겠다고
▼토함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며 길은 더 가팔라진다. 해발 210미터 쉼터를 지나며 해발 약 470미터 토함산목장까지 약 3Km를 입에 단내 내며 올라야한다. 전체 구간 중 가장 힘든 시간이다.
▼토함산 목장까지 달빛만 보이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지만 보인다.
▼<02:13>힘든 구간 다 올라왔다. 토함산목장 앞을 지나간다. 친구는 이미 아래에서부터 혼자 내달린다. 간간히 뒤에 쳐진 나를 눈으로 챙기며 달리다시피 올라갔다.
▼<02:44>두번째 체크포인터. 우리가 앞서 가고 있는지 참가자들이 거의 안 보인다. 여기서 약 2.5Km 편히 오르면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하게된다.
▼<03:03>씨락국밥이 기다리고 있는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작년 그렇게 매썹게 불던 바람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래도 차가운 바람이 볼을 때린다.
▼정말 고맙게 맛나게 먹었던 국밥. 지금도 구수한 맛이 생각난다. 옆자리 20대로 보이는 여자 참가자가 앉아 있는데 간편식을 먹고 있었다. 국밥으로 추위와 피로를 좀 풀어 보라니 화장실 문제가 발생할까봐 물을 최소한으로만 보충한다고 했다. 우리 남자는 편한데 이해되는 말이다.
▼<03:21>20분 정도 머물렀다. 이제는 불국사로 내려가서 평지만 걸으면 된다. 양말 벗고 바셀린 바르고 새 양말로 갈아 신고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내려간다.
▼<03:51>30분 정도 돌길을 내려오니 불국사 앞을 지나간다. 우리 앞에 53명이 앞서 갔고 선두는 아마도 통일전을 지났을 거라고 어둠속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봉사자가 얘기해 준다.
▼코오롱호텔 앞을 지나니 우리 앞에 여럿이 걷고 있다. 친구는 더 속도를 낸다. 사진 한장 남기면 친구는 저 멀리 앞서 있고 잠시 달려가 따라 붙고를 반복한다.
▼불국사역 앞을 지나고
▼<04:29>불국사역 삼거리를 지나 7번 국도를 건너면 세번째 체크포인터가 나온다. 앉아 쉬는 참가자도 보이는데 친구는 흔들림 없이 직진이다. 간간히 달리는 차량의 굉음이 밤의 정적을 잠시 깨고 있다.
▼7번 국도에서 통일전 은행나무길로 들어간다.
▼<05:33>오늘 막걸리는 너무 싱겁다. 통일전 앞 막걸리 쉼터에 도착하여 연거푸 3잔을 마신다. 이 새벽에 지칠대로 지친 몸 막걸리 한잔으로 달래며 끝까지 완보하라는 배려인 것 같다. 깍두기도 있고 단무지도 있고 바나나 배불리 먹을 수 있고!
▼<05:55>네번째 체크포인터. 혼자서 고생하신다. 언제까지 여기 있냐고 여쭈니 오후 1시 넘어야 철수 가능하다고 한다.
▼<06:07>뒤돌아 보니 토함산 능선에 붉은 기운이 펼쳐진다.
▼토함산에서 시작되는 남천에도 아침이 밝아 온다.
▼아직도 흐트러짐 하나 없는 친구
▼<06:27>경주박물관을 지난다. 작년에는 보지 못했는데 두번째 오니 눈에 들어 온다.
▼작년에는 이 부근 여기저기가 공사장이었는데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월정교
▼월정교를 지나 직진하는데 앞에서 오던 차량이 차문을 열고 손짓하며 돌아가라고 한다. 월정교를 넘어라한다. 미리와서 안내해 주던지 아니면 바닥에 표시라도 해주시지! 한참 가다가 되돌아 월정교를 건넌다.
▼월정교를 건너오면 교촌마을이다.
▼작년에는 남천을 지나 형산강변을 한 없이 걸었는데 오늘은 코스가 월정교를 지나 첨성대를 보고 간다. 볼거리 즐기며 걷기에는 훨씬 편한 마무리 여정이 된다. 경주향교 앞을 지난다.
▼<06:50>오랜만에 마주한 첨성대. 지진으로 좀 기울었다고 했는데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의 보물이다.
▼하늘의 달은 아직도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06:55>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대릉원 주차장을 지나고 돌담길을 걷게된다.
▼담 너머 대릉원 내부. 이 무덤이 천마총인가?
▼<07:05>대릉원 입구에서 오늘 마지막 체크 절차를 받는다.
▼봉황로 문화의 거리로 들어간다. 아침이라 너무 조용한 분위기
▼시가지를 지나고 주택가도 지나고
▼북천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거의 다 왔구나!
▼<07:31>12시간 8분 걷고 드디어 골인한다. 먼길 아무 사고 없이 잘 이끌어 준 친구가 고맙고 이런 행사를 진행하시는 모든 봉사자들 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내년에도 오자 친구야! 완보증을 나누어주는 봉사자가 말하길 우리가 20번째 골인했다고 한다. 기록 경기는 아니지만 정말 대단하다!
▼박물관 지나 우리 앞에서 힘들게 걷고 있던 젊은 참가자가 이제 골인한다. 혼자 걷는데 너무 지겨웠고 오른 쪽 다리가 좀 아프다하여 한참을 달래며 같이 걸었다. 완보하여 완보증을 꼭 가지고 가야한다고 했는데 잘 들어왔다. 내년에는 여자친구와 30Km만 한다고 한다.
▼<09:46>울산에서 친구 둘이 올라와 경주 해장국 골목에서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준다. 신경주역까지 태워주었는데 가다보니 아침에 우리가 지났던 곳에 참가자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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