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거운 산행/경기

[각흘산/명성산]비 맞으며 걷는 날도 있었다 2020.08.29(자등현-각흘산-약사령-명성산-팔각정-산정호수)

몇 년 전 산정호수에서 올려다본 명성산 암릉이 눈길을 당겨 언제 가야지 했는데 그곳을 향해 드디어 집을 나선다. 포천까지 고속도로가 있어 집에서 출발한 지 1시간 30분도 안되어 도착한다. 자등현 고개 주차장이 있고 각흘산 정상석도 있다. 정상석이 안 보여 찾으니 간이 천막 상점 옆에 숨어 있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은 비어 있고 두 분이 출발 준비하고만 있다. 오늘도 혼산이다. 약 7~8시간 후에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등로에 발을 올린다.

 

오늘 여정 : 자등현들머리 → 각흘산(01;29 2.5Km) → 약사령(02;52 5.0Km)  명성산(04;55 7.9Km)  팔각정(06;30 10.8Km)  산정호수(08;04 15.0Km)  - 휴식시간 1시간 13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8:44>오늘은 혼자 오려고 했는데 집을 나서는데 하산하여 택시 타고 차량으로 이동한다니까 코로나 걱정에 같이 따라나선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자등현 고개. 차량 한 대가 주차해 있다. 구름이 제법 보이는데 저녁 9시 이후 비가 예보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08:46> 들머리에 철조망이 쳐져 있다. 군훈련 중이라 철조망을 설치하고 통제를 하나 했는데 가까이 가니 문이 열리고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멧돼지 이동을 통제하는 철조망이라고 통과하면 반드시 잠그라고 안내한다. 

▼이 곳 각흘산 이정표에는 진입금지 표시가 보인다. 군시설 가까이 등로가 나 있다. 등로는 곧게 올라간 잣나무 사이로 요리조리 올라간다. 

▼<09:38>선답자 산행기 보니 쉽게 쉽게 올라오던데 오늘 더운 날 습기까지 더하여 아주 힘들게 올라오네. 50분 정도 올라와 쉼터에 주저앉아 미리 정제염 챙겨 먹었다. 

▼<09:58>1시간 좀 더 걸어 정상 750전에 도착했다. 이제 오름질이 끝나나 했는데 완만하게 계속 올라간다. 진입금지로 가보니 헬기장이 있고 안개로 사방 구별이 안된다. 

▼전차훈련장이 가까이 있다고 하던데 포탄이 이 부근까지 떨어지나보다. 이후에도 이런 표식이 계속 나오고 50미터가 마지막이었다.

▼소나무가 바위를 깨고 자리 잡은 것인지 바위가 소나무를 받아 들였는지! 자연은 알아서 잘 살고 있다. 

▼여기만 올라가면 각흘산 직전 헬기장이다. 헉헉거리며 올라가니 철망 울타리가 나오고 출입문도 있다. 들머리 있던 철망 울타리가 여기까지 연결되어 있다. 요즘 코로나19와 더불어 방역 일선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게 되네!

▼<10:12>각흘산 정상 전 헬기장 도착. 그동안 만났던 산세와 좀 다른 분위기다. 뾰족한 능선이 줄지어 기어오르는데 특이하게 헐벗어 있다. 방화능선이라고도 하던데 포사격으로 인한 산불 발생을 저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쪽에 제설 장비가 세워져 있다. 

▼조금 전 출발했던 자등현고개 부근

▼용화저수지 그 뒤로 철원시가지인데 운무에 숨었다. 

▼각흘산 북쪽 능선

▼각흘산 정상 방향

▼야생화 공부도 좀 해야하는데 아직까지 게으름 피우고 있다. 

▼헬기장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헬기장까지 올라올 때는 전형적인 흙산이었는데 정상은 거대한 바위가 지키고 있었다. 

▼뒤돌아보니 광덕산 정상에는 구름이 날아다니고 있다. 

▼<10:18>해발 838미터 각흘산 정상. 올라올 때도 혼자였는데 정상에도 아무도 없다. 

▼용화저수지에서 올라오는 헐벗은 방화선도 선명하다.

▼이제 울타리도 산의 한 부분이 되어가나! 하산길 바위 속 자리 잡은 멋진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하산 방향. 명성산이 아주 멀리 있는데 구름을 잔득 뒤집어쓰고 있다. 언제 저기까지 가나!

▼내려오면서 자주 뒤돌아 보게 된다. 

▼고인돌처럼 생겼다. 악어 대가리 같기도 

▼각흘산 정상은 온통 바위 덩어리. 여기서 잠시 쉬며 목 축이고 내려간다. 

▼방화능선에 직접 올라오니 온통 마사토로 아주 미끄럽고 최근 잦은 비로 흙이 많이 씻겨 나갔다. 군인들이 보수 공사를 해야 하나! 울타리는 끝이 안 보인다. 

 

▼<10:51>여기서 등로는 방화능선과 갈라져 숲 속으로 들어간다. 선답자 산행기에 보니 고사목에 가지가 제법 보였는데 이제는 가지는 거의 없고 전봇대처럼 기둥으로만 보인다. 아래 떨어져 나뒹구는 이정표를 바로 세웠다. 등산로 입구는 약사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살표 방향에 울타리 문이 잠겨져 있다. 

▼약사령으로 하산하는 숲속으로 들어간다. 물기를 머금은 바닥은 포근하나 조망이 전혀 없는 길은 올라올 때와 똑같아 지겹기까지 하네.

▼가지 사이 구멍으로 보이는 명성산. 그 왼쪽은 삼각봉

▼군시설에는 더 이상 군인이 보이지 않는다.

▼<11:39>약사령. 힘들게 각흘산 정상으로 올라와 약사령으로 내려오니 명성산으로 다시 그만큼 올라야 한다. 자주 쉬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벌레들이 어찌나 달려드는지 걷는 것도 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계속된다. 

▼<11:49>약 10분 정도 앉아 참외 하나 먹고 일어서는데 계단 등로는 최근 잦은 비로 흙이 다 씻겨 내려가고 앙상한 바위와 발판만 남았다. 시작부터 된비알이 계속된다. 

▼곳곳에 밧줄이 보이고 계단이 계속되고 머리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리고 자주 멈추고 정신없는 발걸음이 계속된다. 오늘도 점심은 냉동실에서 가지고 온 떡이다.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돌아온다. 

▼<12:31>힘든 구간은 지나왔다. 명성산 능선이 보이고 앞에 보이는 능선과 눈높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 왼쪽에는 전차훈련장이 보이고 이제 갓 피어난 억새가 명성산 능선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 앉아서 명성산을 한참 바라보며 쉬었다. 이제 힘든 오르막은 거의 끝났다고 해 여유를 부렸다. 비란 복병을 생각지도 못하고! 여기는 철원인데 보통 명성산 억새는 포천으로 알고 있으나 여기도 억새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다. 

▼용화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사방 막힘이 없는 곳이다. 

▼억새밭에 야생화도 여럿 보이고 잡목도 제법 서 있다. 내 눈에는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자연스럽다. 

▼능선길 걸으며 자주 뒤돌아보게된다. 지나온 각흘산 정상이 보이고 그 오른쪽을 당겨보니 천문대가 보이니 광덕상 정상인듯하다. 

▼오른쪽은 아마 경기 최고봉 화악산이 아닐까! 조금 전까지 구름이 점령하고 있었는데 선명하게 보인다. 

▼천천히 걸어도 정상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내려가는 길이 없는듯했는데 잠시 내려가니 용화저수지 이정표가 보인다. 

▼<12:52>자등현 고개에서 출발해 거의 4시간이 지나 처음 사람을 만났다. 요즘 산에서 사람 만나면 인사하는 둥 마는 둥이 된다. 

▼다른 나무는 멀쩡한데 소나무들은 불이 탄 것처럼 죽어 있다. 날이 더워 소나무가 버티지 못하는가? 

▼계단을 올라서 뒤돌아 본 풍경. 하늘은 밝았다가 구름이 흩날리다가 변화무상하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그림이다. 

▼명성산 정산 부근에도 먹구름이 몰려온다. 비가 올 분위기다라고 생각하는데 한두방울 떨어진다. 

▼한두 방울 내리는 비를 맞고 저 앞 계단 중간까지 갔는데 나무 아래 잠시 비를 피했다. 

▼<13:10>계단 옆에 잠시 앉아 비가 그치길 기다린다. 다행인 게 천둥번개는 없었고 앱으로 검색하니 많은 비는 아니란다. 일기예보가 아니라 기상 중계방송하는 기상청이다. 바로 그칠 비가 아니라 판단되어 비옷을 걸치고 일어난다. 

▼<13:32>명성산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 오른쪽 정상으로 바로 올라갔다가 다시 여기로 내려와야 한다. 

▼명성산 정상 올라가는 길. 바닥및 좌우 나뭇가지만 보인다. 

▼<13:43>삼거리에서 약 10분 걸어 도착한 명성산 정상. 우중 산행 한 팀이 천막을 치고 한쪽에서 정상주를 나누고 있고 혹시나 보이는 게 있나 살펴도 아무것도 없어 사진 한 장 남기고 바로 내려온다.

▼정상 한쪽이 트인 곳인데 여기서 산정호수가 보이나?

▼<13:58>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비가 조금 잦아들어 우의를 벗고 정리하며 간식 챙겨 먹었다. 

▼명성산 주능선에 들어와 뒤돌아 보니 철원군을 지나왔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지금부터는 포천구간이다.

▼삼거리에서 잠시 걸으면 삼각봉인데 올라가도 아무것도 안보여 그냥 우회길로 걸었다. 뒤돌아 본 삼각봉

▼바위가 자주 보이는데 다행인것 물기를 머금어도 미끄럽지 않은 바위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조심하다 보니 다리가 뻐근하고 진행이 더디다. 생쥐 모습으로 세 사람이 헐떡이며 오고 있다. 오늘 세 번째 만난 사람들이다. 

▼팔각정 1.2KM 이정표가 너무 반갑다. 비는 거의 멈추는 분위기다. 조금 더 걸으니 파란 하늘이 잠깐 보이기까지 한다. 

▼오른쪽으로 하산하는 등로가 있는지 산악회 리본이 많이 보인다.

▼누가 이렇게 이쁘게 쌓았나?

▼<15:01>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풍경에 정말 깜짝 놀랐다. 그렇게 두껍게 붙어 있던 구름이 순식간에 없어지고 산정호수가 선명하게 눈 앞에 나타났다. 혼자 손뼉 치고 야단 났다.

▼나는 빗속에서 운무 속에서 그렇게 애를 태우며 걸었는데 아래 호수는 아주 평화롭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 그친 뒤 구름이 흩어지는 장관을 구경하고 있다. 

▼잠시 걷다가 또 서서 구경하고 오늘 진행이 여러 가지 이유로 더디다. 

▼명성산 억새밭에 접근한다. 그림 같은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팔각정 가는 길

▼<15:17>명성산 아래 삼거리에서 약 1시간 20분 걸려 도착한 팔각정. 먼저 정자에 올라 물 마시고 아래 억새밭 구경하며 한참을 앉았다.

▼하산길이 두 곳으로 안내되어 있다. 짧은 구간 책바위길이 있는데 억새밭 속살을 구경하고자 아래 데크계단으로 내려간다. 

▼규모가 방대하고 시즌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보존하기 위한 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목장 목초지 같은 분위기

▼<15:41>억새밭에서 나와 본격 하산길인데 산정호수까지 3.3Km 먼길이다. 

▼울타리 너머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물봉선

▼<16:00>한참을 내려와는데도 아직도 2.5Km

▼여기 계곡물은 아주 탁하다. 비가 와도 이 정도는 아닌데.

▼등룡폭포 상단

▼등룡폭포

▼팔각정에서 직진하면 여기까지 2.2Km 책바위길 갈림길

▼갈림길 지나면 바로 펜션 및 상가가 나오고 산행이 마무리된다. 

▼<16:51>상동주차장에 차량이 도착해 있다. 코로나로 오늘은 거의 차 안에 있었다고 한다. 

▼구름 속에 올랐던 명성산 정상. 아주 선명하고 아름답구나

▼오늘도 서오릉에 들러 장작구이 통닭 포장하고 저녁 먹고 막힘이 전혀 없는 외곽고속도로 달려 귀가하며 나들이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