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홍천 가칠봉을 오른다고 삼봉약수터 향하는데 고속도로 진입이 잘 못되어 돌아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중간에 팔봉산으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늦은 시간이라도 짧게 걸을 수 있는 산이라 매표소에 도착했는데 이제 가을 시즌인지 꽤 많은 산객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새벽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고 낮에는 제법 여름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그래도 산에 오를 때 나는 항상 한여름이다. 오늘도 시작하자마자 땀으로 옷을 적시고 시작한다.
강원도 홍천, 홍천강 중간 지점의 강변에 솟은 여덟 봉우리가 팔봉산이다. 팔봉산은 여름철 피서로 인기있는 홍천강과 함께 알려진 산으로 해발 309m에 불과하지만 크고 작은 여덟 봉우리가 팔짱 낀 8형제처럼 이어진 자태가 아름답다. 더욱이 숲 사이로 뾰족뾰족 솟은 암벽 및 기암괴석이 굽이굽이 감도는 홍천강의 맑은 물줄기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큼 주위 경관이 수려한 산이기도 하다. 8개의 봉우리들이 험준하게 솟아 있어 얕잡아 볼 수 없는 산으로 초심자들은 산 높이가 낮은 것에 자신을 갖고 오르다가 대부분 중턱에서 한숨을 내쉬며 후회하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팔봉산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대부분 암봉으로 되어 있고 로프를 잡고 암릉을 오르거나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 등산화를 반드시 착용하고 올라야 한다. 홍천강에 물놀이를 하다 준비도 없이 오르기는 무리이다. 팔봉교를 건너면 다리 끝에 매표소가 있는데 매표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35분 정도면 1봉을 오르고 8봉까지 다음 봉우리를 오르는데 10-20분 정도 소요된다. 총 산행시간은 3-4시간. 8봉은 오르는 코스가 가파른 암릉인데다 하산코스도 급경사에 로프를 잡고 하산하는 코스로 노약자 부녀자 등은 위험하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매표소 → 1~8봉 → 매표소까지 2.7Km 거리였다 - 휴식시간 14분 포함 2시간 28분 ※트랭글 GPS 기준
▼<09:23>홍천 팔봉산 매표소. 공원처럼 입장하는데 인당 1,500원. 팔봉교 건너 팔봉산 유원지 넓은 주차장이 있다.
▼시작부터 바로 올라가는 길인데 바위산이라 길에는 온통 돌만 보인다. 간단한 복장의 산객들이 줄지어 올라가고 있다. 본격적인 시즌이 되면 여기 팔봉산은 피해야겠다. 지나면서 보니 봉우리 오를 때 거의 한 줄로 오르며 곳곳에 정체가 일어나는데 산객이 몰리면 짜증 날 만한 길이다.
▼이 계단이 끝나면 바로 바위길이 시작된다.
▼갈만한 길로 가면 2봉으로 바로 가 버리는 것 아닌가? 대부분 험한 길로 올라간다. 낮은 산이어도 조금만 올라가면 사방 막힘 없는 조망이 나온다.
▼홍천 비발디 방향
▼홍천강 뒤로 금학산
▼<09:57> 1봉. 인증 줄을 피해서 한장 남기고 바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수직 계단이 아찔하다.
▼봉우리를 이어주는 중간 중간에는 이런 길도 나온다.
▼오늘 가장 많이 만나는 추락주의 접근금지 안내판
▼ 2봉. 삼부인당이라 부르는 제당이 있다. 세 여신이 점령하고 있는 팔봉산에서는 매년 3월과 9월에 당굿을 벌리고 있으며 팔봉산 입구에 남근석을 세워 세부인을 달래고 음기가 강한 산 기운을 중화시키는 바램을 표시한다.
삼부인이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팔봉리 마을에서 혼인을 하여 살다가 사후에 신봉이 되었다는 설과 하늘의 신, 땅의 신, 물의 신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婦人神은 시어머니 李氏, 딸 金氏, 며느리 洪氏神이며 이씨부인은 마음이 인자하였고, 김 씨 부인은 마음이 더욱 인자하였는데 홍 씨 부인은 너그럽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굿을 할 때 이씨가 강신하면 풍년이 들고 김 씨가 내리면 대풍이며 홍 씨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김 씨 부인 신이 내려주기를 빌었다고 한다. 이렇게 삼부인신을 모시며 가내의 태평과 농경사회의 순풍을 기원한 것은 샤머니즘 신앙의 일부라 할 수 있다 - 삼부인당 유래
▼2봉에서 바라 본 3봉. 오늘은 완전한 가을 하늘을 선물하네
▼3봉 올라가는 길
▼ 3봉
▼해산굴 가는 왼쪽 계단은 패스
▼ 4봉. 지나가는데 누군가 4봉이라고 하여 얼떨결에 남긴다.
▼이런 구경만해도 오늘 횡재한 날이 된다.
▼ 5봉.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홍천강
▼내려가는 길이 아찔한데 안전 장치가 완벽하다.
▼홍천강변으로 등산로가 나 있어 그런지 경보방송용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6봉 올라가는 아찔한 계단
▼ 6봉
▼널려 있는 바위를 지나는 험한 길
▼ 7봉. 가장 멋진 뷰를 제공하는 봉우리.
▼오늘 점심 요기는 우리 밭에서 수확한 맷돌호박 구이. 달콤한 꿀물이 가득 뿜어 나온다.
▼8봉이 바로 앞이다.
▼7봉에서 한참을 내려오니 8봉은 그냥 지나가라는 경고판이 서 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기에는 그렇지!
▼<11:23> 마지막 8봉. 1봉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오르내리니 도착한다. 그나마 산객들이 덜 붐벼 쉽게 왔는데 시즌에는 상당히 지체될 것 같다. 여기서 홍천강변으로 내려가 강을 따라 매표소로 원점 회귀하게 된다.
▼내려오는 길도 상당히 험한 구간이었다. 강변을 따라 걷는 길로 비가 많이 오면 팔봉산 산행이 통제된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우리 차는 부근 카페에 있다가 매표소로 오고 있다고 한다.
▼<11:50> 입장할 때는 보지 못했는데 매표소 입구에 남근석이 떡 자리하고 있다. 매표소 출입구 양쪽에도 남근목이 서 있다.
▼팔봉산 유원지 부근에서 바라본 팔봉산 전경. 아담한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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