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코스 종점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2시가 넘었다. 배가 너무 고파 선택할 여지없이 가까이 국숫집에서 한 그릇 먹고 바로 황리사거리를 향해 출발한다. 남파랑길 홈페이지에는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검색되는데 5시간 걸어 도착하면 저녁 7시 30분 전후가 될 것이다. 어둠 속 걷기를 각오하며 일단 출발한다.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당마을을 지나 베니키아센트럴호텔로 이어진다. 고성과 통영을 모두 거치는 코스로 걷기 길 대부분이 해안가를 따라 이어져 있어 경치를 감상하기 좋고 바다와 산, 논과 밭이 어우러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편한 길이다.
▼<14:28>배둔시외버스터미널 건너 논길로 들어가며 13코스가 시작된다. 13코스 종점에 도착해야 숙소가 있고 먹거리가 있다고 하니 중간에 멈출 수 없다. 바쁘게 걸어야 한다. 이제 비 걱정은 안 해도 되고 시원하니 걷기 딱 좋은 날씨다.
▼논길을 잠시 걸어 둑방길에 올라서니 걸었던 흔적이 희미하다.
▼배둔리에서 걸어온 논길
▼공룡이 살았던 고성이라 곳곳에 공룡이 자리하고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구만천
▼<14:49>거북선이 자리하고 있는 해상 보도교
▼주로 평지라 속도를 낼 수 있는 길이다.
▼조금 전 걸었던 당항만 둘레길이 건너편에 보인다.
▼<15:09>마동호. 당항만 마지막에 갑문을 설치해 농업용수 조달 목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갑문을 열어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다.
▼마동호 뒤로 거류산
▼마동호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차가 생생 달리는 길을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남파랑길에는 교통량이 제법 되는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 자주 나온다. 어떤 곳은 가변이 거의 없는 길도 나오기도 한다. 여기도 그런 길이다.
▼남파랑길은 이제 찻길을 벗어나 남촌마을 농로로 들어간다. 언제나 정겹고 옛일이 많이 생각나는 농촌 들판이 펼쳐진다. 가을색이 너무 곱게 내려앉았다.
▼이 어르신이 바쁘게 움직이신다. 벼 수확시기가 되었는데 최근 잦은 비로 논에 물이 많이 남아 있어 탈곡기가 들어가기 힘들어 계속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웅덩이 물을 경운기로 퍼내고 모타로 고랑을 만들어 빼내고 있었다.
▼남촌마을. 이 마을도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너무 조용하다.
▼여기를 지나는데 한분이 들께를 수확하고 있었다. 서로 인사했는데 작업하다가 일어나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신다. 고향 얘기하다가 부산 해운대에 살고 계신다는 아주머니는 여기가 시댁인데 다 가시고 빈집이었는데 작년 말부터 주말 등 시간 있을떄마다 여기로 와 꽃을 심고 집을 단장하며 며칠씩 머물다가 가신다고 한다. 들어오라며 집구석구석 구경시켜준다. 너무 만족해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다음에 또 남파랑길이나 이 부근 오면 연락하라고 전번까지 적어 주셨다. 정이 많고 소녀 같은 아주머니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바쁜데 여기서 약 15분간 머물고 나니 더 종종걸음이 된다.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길까 여쭈니 잠시 멈추며 인사를 전한다.
▼뒤돌아 본 아주머니 시댁
▼여기 밭에는 시금치가 주로 자라고 있다.
▼최고의 달콤함과 극강의 쓴맛. 감과 탱자
▼여기는 머위 밭이네
▼보안문(?)
▼시골 다니다 보면 정말 자주 보게 되는 폐가
▼거류면으로 가기 전 소방서를 지나 4차로 대로로 들어간다.
▼<16:45>거류면 거류초등학교
▼거류면 시가지를 벗어나 당동만으로 들어왔다. 여기도 고요한 호수 같다.
▼거류 체육공원
▼당동만에도 둘레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각 마을 단위 꽃밭도 보인다.
▼지금부터는 오른쪽 면화산을 한 바퀴 돌아가는 길이 된다. 마지막에는 산 허리로 난 임도를 걷게 된다.
▼공사 중이라도 우회 길을 찾지 못해 그냥 직진하니 공사가 끝나 있고 걸어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저녁이 가까워지니 마음이 더 바쁘다. 중간에 멈출 수도 없고 어두워도 그냥 걸어야 한다.
▼이 부근이 공사장
▼화당마을
▼수확한 팥을 정리하다가 저녁 드시러 가셨나!
▼거류산에도 어둠이 내려왔다.
▼고성 장좌 산업단지 내 조선소이고 오른쪽은 거제 가조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면화산 허리 임도로 올라간다. 곧 어둠이 밀려오겠다.
▼집 나온 개들이 모여서 밤을 지새울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나가도 전혀 짖지 않고 눈 맞춤만 하고 있다. 집 나와 개고생이네
▼거제도 방향
▼남파랑길은 여기서부터 고성 성동조선해양 공장 뒤를 돌아 내려가는 길인데 조선소 크레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임도를 돌아 나오니 임도 차단 시설이 나오고 바로 공장 부근이다.
▼어둠 속 임도를 걷다가 가로등이 나오니 천국이다.
▼공장 부근에는 낮은 숙박 시설이 많이 보인다.
▼<18:57>가을이 깊어지며 어둠이 빨리 내린다. 7시가 안되었는데 한 밤중이다. 싸늘한 황리사거리에 도착하며 13코스가 마무리되고 오늘 약 40Km 걷기가 끝난다. 새벽 5시 지을 나서 친구들 태우고 비가 내리는 마산에 도착하여 여기까지 걸었다. 길고 긴 하루였다.
▼공장 부근이라 식당이 몇 보이는데 간단하게 먹고 바로 옆 신축 호텔로 들어가 하루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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