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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충청

[군자산]그렇게 너그러운 산은 아니었다 2021.11.07(소금강-군자산-도마재-도마골)

여자친구가 친구들과 나들이 간다고 오늘도 집을 나선다. 군자산은 거칠고 가파르고 볼거리는 별로 없다고 하여 언제 가야 하는데 벼르고 있었는데 그날이다. 내려오는 내내 운무인지 먼지인지 하늘이 뿌옇게 답답해 올라가야 하나 했는데 막상 괴산에 쌍곡계곡에 접근하는데 제법 깨끗해지고 산행 시작하자 바람이 불어 아주 쾌청한 하늘이 되었다. 짧고 험한 길 올라가 보자.

 

군자산은 예부터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려 왔을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다. 산 아래를 흐르는 쌍곡계곡은 깨끗한 물과 어우러진 기암괴석이 일품으로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 많다.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군자산은 온 산이 기암 석벽과 암릉을 이뤄 산세가 험준하다. 군자산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쌍곡계곡이다. 쌍곡계곡은 퇴계 이황과 송강 정철의 사랑을 받았던 괴산8경의 하나로 쌍계라 부르기도 한다. 계곡의 길이는 쌍곡리 쌍곡교에서 선유동으로 넘어가는 제수리치까지 약 12㎞에 달한다. 가을이면 굴참나무, 다래나무, 단풍나무 등이 어울려 단풍숲 터널을 이룬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소금강 들머리  군자산(02;06 2.7Km) → 도마재(03;39 4.9Km) → 도마골 하산(04;24 6.7Km) → 소금강 회귀(04;52 8.8Km) - 휴식시간 22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9:30>안양과 봉천동에서 친구 태우고 충주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여 충주 친구 차로 안동으로 떠나가고 나는 혼자 괴산으로 향한다. 쌍곡계곡 입구 식당에서는 아침밥이 된다한다.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 밥을 챙겨 먹지 못하고 나온 것이다. 된장찌개로 속을 따듯하게 하니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오늘 20도 넘어간다는데도 아침에는 제법 쌀쌀하다.

▼소금강 휴게소. 아직 단풍 몇 그루는 자리를 지키고 있고 뒤 기암절벽은 곧 무너져 내릴 듯 직각으로 서 있다. 

▼<10:01> 소금강 휴게소에서 100미터 정도 오면 군자산 탐방로가 나온다. 제법 넓은 주차장이 있고 차량 여러 대가 주차해 있다. 탐방로에 들어가자 바로 계단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니 차가운 날씨에도 땀이 나기 시작한다. 오는 만만찮겠구나. 들머리가 해발 200 정도로 2.5Km 구간에서 약 750미터를 올려야 하니 제법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잠시 헐떡이며 올라오니 여러명이 쉬고 있다. 아래는 쌍곡계곡 펜션이 모여있는 쌍곡리 마을이다. 

▼가끔 가지 사이로 나오는 파란 하늘을 보며 힘을 얻게 된다. 조금의 쉼도 허락하지 않는 등로이다. 

▼멀리서 보면 웅장한 바위인데 들어갈 수 없고 가지사이로 구경만 한다. 

▼한참을 올라온 것 같은데도 해발 296미터, 오늘 정상까지 갈 수 있으려나!

▼앞에 여자분이 보인다. 셋이서 왔다는데 산행 고수의 꾐에 넘어와 오늘 처음으로 산행하는 한분이 정말 힘들어하고 있다. 첫 산행을 이런 험지에서 경험하니 잘 마치고 하산하면 다음 산행은 훨씬 수월해지겠다. 올라가는 길이 너무 험하다고 하산이 걱정된다고 다른 길이 있냐고 묻길래 도마골로 하산하는 길이 좀 덜 가파르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해주었다. 내가 내려와 보니 도마골 하산길이 낙엽과 날카로운 바윗길이라 더 힘들었는데 혹시 따라왔을까 걱정이 되었다. 

▼<10:47> 정상까지 1.4Km. 높아지니 가지 사이로 괴산의 산군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 부근은 가을이 떠나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바닥에는 낙엽이 폭신하게 깔렸는데 올라 갈 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하산할 때는 정말 위험한 장애물이다. 그 아래 날카로운 돌이라도 있으면 힘도 속도로 두배로 되는 것 같다. 

▼정상 1.1Km 전방에서 잠시 내려가는 길이 나오고 바로 계단이 보인다.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보니 처음으로 제대로 된 조망이 나온다. 조령산 그리고 신선암봉으로 보이는데? 그 너머는 주흘산

.

▼낙엽에 날카로운 바위에 험한 된비알이 계속된다. 처음부터 정상까지 쉼 없는 비탈이라 보면 된다. 

▼고마운 계단이다. 바닥이 편하니 숨 고르며 걸을 수 있는 계단길이다. 국립공원인데 여기는 안전시설이 별로 없는데 이 구간에는 깨끗하게 계단이 세워져 있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오늘 등산로에서 최고의 조망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의 힘듬은 바로 잊어버리고 눈에 담기 바쁘다.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신선봉 아닐까?

▼조금 더 왼쪽으로 눈 돌리면 월악산 영봉이 비스듬히 하늘을 찌르고 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더 멋진 그림이 기다리고 있다. 험하기만 하고 볼거리 없다고 했는데 여기서 조망은 어디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조망터가 되겠다. 

▼아래 쌍곡계곡이고 보배산 및 칠보산이 바로 앞이다. 그 뒤로 하얀 희양산이 살짝 보인다. 

▼젊은 커플이 숨을 헐떡이며 쉬고 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제 정상에 거의 접근하는지 하늘 아래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날카로운 바윗길은 계속되고 여기서 잠시 내려간다. 미끄러운 바위에 낙엽으로 정말 조심스럽게 내려온 구간이다. 

▼저기가 정상인가?

▼군자산 등산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바위. 하늘을 쫓아가는 한 마리의 새 

▼날카로운 바위 뒷면

▼뾰족한 바위 상단으로 올라오면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정상 직전 마지막 바윗길. 뒤돌아 보니 괴산 산들이 다 보인다. 

▼<12:04>2시간 조금 더 걸려 도착한 군자산 정상. 정상에서 조망은 거의 없고 도마골 하산길로 들어오면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군자 만나기 정말 어렵네 

▼도마골까지 4Km 하신길로 들어간다. 바로 아래에서 보았던 괴산 산들이 재방송으로 보여주고 나는 소나무 아래 자리 잡고 간단한 점심 요기하며 쉬어간다. 아침에 잠잠하던데 올라오며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지도네 보니 성재봉

▼하산길 능선으로 이어지는 작은군자산

▼시작부터 바싹 마른 낙엽에 아주 미끄럽고 날카로운 바위에 올라올 때보다 더 힘들게 내려간다. 이 구간은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길이다. 여기로는 오르거나 내려오지 마세요

▼<13:40>도마재. 정상에서 약 2.2Km 내려왔는데 1시간 20분이나 소요되었다. 이제 좀 쉬운 흙길인가 했는데 이후 도마골 하산 지점 도착 200미터 전까지 낙엽 깔린 너덜길이었다. 

▼단품은 설익은 노란색 상태로 그대로 말라 버렸다. 

▼<14:25> 지옥의 하산길이었다. 하산길에서는 별 볼거리도 없었지만 정말로 발만 쳐다보고 내려온 것 같아. 하산길이 이렇게 힘든 건 정말 오래만이었다. 무사히 내려와 소금강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찻길은 정말 천국에서 걷는 기분이다. 

▼<14:54> 아침에 보았던 차량은 거의 빠져나갔고 내가 온 이후 차량도 꽤 많았던 것 같다. 힘들어도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넘쳐나네. 아침에 도착했던 충주 종합운동장에 4시 30분에 온다고 하니 서둘러 충주로 달린다. 충주에 들어와 시간이 남아 국수 한 그릇하고 올 때마다 들러는 송어횟집에서 포장하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30분 더 걸린다고 문자 들어온다. 가을 끝자락에 위드코로나 방역수칙으로 고속도로는 근래 최고의 지정체를 기록했다. 봉천동 들리고 안양에 내려주고 집에 도착하니 9시 30분 꿀맛이 이럴까! 늦은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