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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전라

[백운산/장안산]지리산과 덕유산이 구름 위에 떠 있었다 2021.12.11(지지계곡-백운산-영취산-무룡고개-장안산-삼거마을)

눈이 오면 가 볼까 벼르고 있었던 산이었다. 15Km 먼 거리에 1000미터 넘는 봉우리 3개를 지나야 하는 만만찮은 길이라 선뜩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래도 궁금함을 못 참고 이번 주 어딜 가나 찾다가 딱 걸려들었다. 아침 일찍 나서야 하는데 출발이 늦었다.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많다.그 중에서"흰구름 산"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산이 바로 함양의 백운이다. 높이도 1,000m가 훨씬 넘는 준봉인데다 산정에서의 조망도 으뜸이다. 남도의 내노라하는 명산들이 동서남북 어떤 방향에서든 거칠 것 없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남쪽에 하늘금을 그은 지리산의 파노라마는 그리움의 경지를 넘어 차라리 연민이다. 반야봉의 자태는 너무 뚜렷해 민망스럽기까지 하다.북쪽 끄트머리에는 넉넉한 덕유산이 태평스레 앉아 있고 그 너머에 황석, 기망, 월봉산이 줄기를 뻗대고 있다. 금원 기백도 가까이 보이고 동북 방향 멀리로는 수도,가야,황매산도 가물거린다. 양쪽 날개 인양 백운산과 맥을 같이한 동쪽의 갓걸이산(괘관산)과 가을 억새가 멋진 장수군의 장안산이 서쪽에서 마주 보고 있다. 이렇듯 백운산은 명산에 둘러싸여 명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 지방 최고의 진산으로 산세 또한 전형적인 육산이다.

전라. 경상을 가르는 백운산 서북릉 길은 대체로 완만하다. 중재에서 40분 정도 오르면 산행 들머리인 중기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이 중고개재다. 고개 넘어 서쪽의 지지리 부락은 전북 장수군의 가장 오지마을이다. 중고개재에서부터 등로는 서서히 고도를 올리다가 정상 직전의 오르막에서 급경사를 이룬다. 무덤 2기가 있는 이곳을 정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무덤에서 정상은 북쪽으로 왕복 10분거리.헬기장을 지나면 곧 백운산 정상이고 흰 팻말이 서 있다 - 한국의 산하

 

장안산은 주변 일대의 계곡과 숲의 경관이 빼어나게 수려하여 덕산계곡,용소의 비경 등이 있는 일대가 군립공원으로 지정 개발되어 여름에는 피서지,가을에는 장안산 억새와 단풍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장안산에 또 하나의 명물은 산등에서 동쪽 능선으로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다. 흐드러지게 핀 갈대밭에 만추의 바람이 불면 온 산등이 하얀 갈대의 파도로 춤추는 장관은 등산객들을 경탄케 한다.장안산 군립공원은 덕산용소와 방화동, 지지계곡 지구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서 방화동은 진입로가 말끔히 포장되어 접근하기가 쉬워 가족 휴가촌까지 조성되어 있어 피서지로 적당한 곳이다. 장안산에서 발원하여 용림천으로 흘러드는 풍치 절경의 골짜기가 덕산계곡이다. 이 계곡에 '덕산용소'가 있다. 덕산용소는 '큰 용소'와 '작은 용소'로 이루어져 있다. '큰 용소'는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을 휘감아 도는 맑은 계류 위로 넓은 암반이 펼쳐진다. 장수군의 산자락 일대에는 논개의 사당과 생가 등이 있어 문화 유적 답사도 겸할 수 있는 산이다-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지지계곡버스정류장 → 중고개재(00;29 1.1Km) → 무덤전망대(01;48 3.6Km) → 백운산(01;56 3.7Km) → 영취산(03;07 7.3Km) → 무룡고개(03;44 8.0Km) → 억새밭(04;21 9.9Km) → 장안산(04;52 11.0Km) → 하봉(05;26 12.3Km) → 삼거마을(06;24 15.0Km) → 지지계곡 버스정류장(06;28 15.3Km) - 휴식시간 27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8:26>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남으로 내려오며 안개가 아주 두껍게 펼쳐졌다. 오늘 흐림으로 예보되고 안개까지 자욱하니 산에 올라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다. 휴게소 식당도 아직 오픈 전이고 햄버거 가게도 준비 중이라, 차에서 준비해 온 쌀국수로 간단히 아침 먹고 출발한다. 장수 IC 지나며 하늘이 열리지 않으면 그냥 거제도로 내려가기로 했다. 

▼<09:46>몇 년 전 친구들과 덕유산 육구 종주 시 전날 내려왔던 서상버스터미널을 지난다. 죽암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장수 IC를 지나는데 하늘은 여전히 어두워 그냥 지나 거제를 향하는데 바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서상IC에서 바로 빠져나와 지지계곡으로 향하는데 낯익은 건물이 보여 잠깐 세웠다. 여기서 내려 육십령 휴게소로 택시 타고 올라 잠시 눈 부치고 올랐던 기억이 난다. 

▼육십령을 지나는데 구름이 몰려 다닌다. 

▼<10:18>육십령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논개 생가지가 나온다. 성은 주 씨로 여기 장수군 장계 출신이다. 생가를 복원하여 공원처럼 꾸며두었다. 일정이 흔들리며 많이 늦었지만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한다. 

▼<10:42>지지계곡 버스정류장이 오늘 백운산-장안산 환종주 산행의 들머리가 된다. 계곡을 건너면 바로 중고개재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나온다. 화장실이 보여 잠시 정리하고 계곡을 건너간다. 

▼계곡을 따라 등산로는 뚜렷하게 열려 있는데 곳곳에 조릿대가 얼굴을 할퀴고 있다. 대나무 잎 물방울로 상의가 제법 젖어버렸다. 

▼<11:08>살짝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백두대간으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는 중고개재.들머리에서 약 25분 걸었다. 백운산은 전체적으로 육산 흙길이며 험한 구간은 안 보인다. 정상 직전까지 꾸준하게 올라가는 백두대간길이다.

▼가지 사이로 살짝 보여주는 장안산 

▼<12:02>중고개재에서 약 50분 정도 꾸준히 올라오면 제대로 된 조망터가 나온다. 아래는 들머리 지지계곡

▼장쾌한 장안산 능선이 펼쳐진다. 누런 부분이 억새밭

▼구름에 떠 있는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 벅차다는 순간이란 말이 실감 난다. 

▼깔끔하게 단장한 백두대간 이정표

▼정상에 가까워지며 험한길에 잔설도 보인다.

▼<12:29> 수고하셨습니다 이정표를 만나면 거의 다 올라온 것이다. 무덤 2기가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있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전망대다. 대단한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네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천왕봉 - 영신봉 - 반야봉 - 노고단 - 만복대

▼천왕봉에서 세석까지

▼반야봉 - 노고단 - 만복대

▼무덤에서 약 100미터 걸으면 백운산 정상이다. 

▼<12:37> 함양 백운산. 정상을 경계로 장수와 같이하고 있다. 전국에 백운산이란 지명으로 수십 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아마도 여기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알고 있다. 백두대간길이라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정상인데 오늘은 나 홀로 산행이 되었다. 

▼정상에서도 지리산 구경하게된다. 

▼영취산으로 하사하는 길은 역시 백두대간길이다. 자그만 옛 정상석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상에서는 덕유산도 볼 수 있는데 서봉 - 남덕유산 곡선 라인이 선명하다.

▼황석산 방향일 것 같은데 ~~~ 

▼정상에서 내려오면 영취산까지 3.3Km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능선이 계속되는데 잠시 오르막이 있고 조릿대의 방해가 심한 구간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육산에 걷기 좋은 길이다. 

▼장안산 

▼진행할 능선 끝 뾰족한 봉우리가 영취산(?)

▼육십령까지 이러지는 백두대갼. 이어서 서봉을 지나 무룡산으로 연결된다. 

▼사자 머리 같은 소나무 한쪽에 서면 눈이 시원해지는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백운산 정상에서 걸어 내려온 능선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13:42>무룡고개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에 도착한다. 오늘 늦게 시작된 산행이라 바쁘지만 언제 또 여길 올까 하는 생각에 갈림길에서 영취산으로 직진하여 오르기로 한다. 잠시 조릿대 된비알 올라 평지를 걸으면 바로 영취산 정상이다.

▼<13:48>해발 1,075.6m 영취산 정상. 직진하면 육십령 가는 백두대간. 왼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면 무룡고개

▼영취산에서 내려오면 안내센터가 나오고 길 건너 장안산 들머리가 보인다. 오른쪽 주차장으로 내려가 점심 먹기로 한다. 

▼무룡고개 휴게소 건물

▼<14:07>무룡고개주차장에 도착하는데 너무 늦을 것 같아 그냥 올라갈까 먹고 야간 하산을 각오할까로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주차장 한쪽에서 라면을 끓이며 검색하니 장안산 소요 시간이 비교적 짧게 잡힌다. 서울러 먹고 올라가자. 오늘따라 물은 왜 이리 더디게 끓는지! 정말 꿀맛이었다. 

▼<14:26>초특급으로 라면에 밥 말아먹고 마주한 장안산 들머리. 내려오신 분이 한 시간이면 정상에 갈 수 있는 편한 길이라고 파이팅을 보내주신다. 

▼시작 지점에서 잠시 된비알 오르면 양탄자에 깔려 있는 아주 편한 길이 계속된다. 가을 억새밭이 있고 초보자도 쉽게 걸을수 있고 더군다나 해발 1,000 가까이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장안산이라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산이다. 오전 백운산에서는 한 사람도 못 만났는데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조릿대가 도열해 있어도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오전과 같은 방해는 전혀 없었다.

▼약 25분 정도 걸어 도착한 샘터쉼터. 초등학생이 아빠와 쉬고 있는 모습이 오후 지친 나를 웃게 만든다. 

▼<15:01>장안산 억새 군락지 도착. 비탈에 이런 억새가 있어 가을 나들이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네. 억새 군락지 주변에는 사방 막힘이 없는 조망을 자랑하는데 오늘 운무가 깔려 있어 그리 깨끗한 그림을 찾기가 어렵다. 

▼억새 군락지 전망대

▼전망대에서 마주한 백운산. 중앙 오른쪽 운무 위 떠 있는 지리산 주능선

▼지리산 천왕봉

▼오전에 올랐던 백운산. 걸었던 육산 등산로와는 또 다른 모습의 백운산이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고개 돌리면 덕유산이 눈에 들어온다. 

▼맨 뒤 철탑이 있는 높은 곳이 장안산 정상. 멀고 험해 보이는데 보이는 것과는 다른 발걸음이었다. 

▼두 번째 전망대도 올라가 보자. 여기서도 지리산 능선을 마주하게된도 백운산이 더 가깝게 보이고 지나온 억새 군락지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정상이 한층 가까워졌는데 또 억새밭이 보인다. 

▼정상 올라가는 첫번째 계단

▼저 계단만 오르면 정상

▼<15:34>1시간 조금 더 걸렸다. 사방 시원한 조망이 이는 장안산인데 오늘은 회색이 장악한 날이라 높은 산 봉우리만 보인다. 

▼환종주 하산은 삼거마을인데 이정표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지도 참고하여 범연동으로 내려가 하봉까지 가면 삼거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초반 제법 거친길이 계속된다. 

▼아마도 뒤 봉우리가 중봉인듯하고 여기서도 범연동 이정표 따라 내려가야 한다. 

▼<16:10>별다른 정상석이나 표시는 안 보이고 하봉에 대한 설명이 있어 여기가 하봉이 구나 했다. 앞에 이정표에 삼거마을이 나온다. 삼거마을까지 2.4Km이며 등산로는 잘 정리되어 있는데 아주 가파르고 낙엽이 수북이 모여 있어 등로가 불분명하고 미끄러운 구간이 자주 나온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어렵지는 않다. 

▼남으로 내려오면 산속에 여기 신문사 리본을 자주 볼 수 있다. 

▼<16:33>서쪽하늘에는 이미 노을이 시작되었다. 야간 하산까지 각오했는데 아주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듯하다. 

▼삼거마을 이정표도 보이고 지지계곡 이정표도 보인다. 뭔가 헷갈리고 정리가 안 되는 이정표다. 

▼리본 대신 깡통

▼작은 계곡을 건너면 삼거마을로 내려가는 임도길

▼<17:06>삼거마을로 하산했고 무룡고개로 올라가는 찻길을 따라간다. 

▼<17:10> 아침에 출발했던 지지계곡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길고 긴 산행이 마무리된다. 늦게 출발하여 오늘 마무리될까 걱정했는데 아무 문제없이 끝낼 수 있었음에 또 감사하는 저녁 시간이다. 

▼오늘은 현지에서 1박하기로 했는데 가까이 숙소를 찾았는데 산 중턱 펜션으로 아무도 없고 우리만 자야 하는 곳이었다. 귀곡산장 분위기라고 취소하고 장수 시내로 와 깨끗한 모텔에 짐을 내렸다. 저녁을 먹고자 시내를 배회하다가 간판 보고 들어갔는데 우리한테는 대박 밥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