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흐림이다. 비가 내려야 하는데 오늘 비는 없다고 한다. 어제 가리왕산 다녀왔고 가벼운 걸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어딜까 하다가 공주 마곡사로 달렸다. 공주에 도착하니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이 열리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곡사! 아침부터 참배객들이 줄 서서 올라가고 있다. 간단히 마곡사 경내를 둘러보고 나는 산으로 올라간다.
충남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4km지점에 있는 태화산은 행정구역상 충남 공주 사곡면과 신풍면, 유구면 사이에 소재하고 있으며 산보다도 이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 마곡사가 더 유명하다. 지금부터 1342년 전 신라 선덕여왕 9년에 창건했으며, 고려말에는 한때 도둑의 소굴이 된 일도 있는 마곡사는 임진왜란 때 병화로 약 60년간 폐사의 비운을 맛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 절의 기둥들은 둘레가 2m가 넘는 싸리나무로 돼있는데, 모두 반들반들하다. 그 이유는 사람이 죽어 염라대왕 앞으로 가면 이 기둥을 안아 봤느냐고 물어보는데 그런 일이 없다면 지옥으로 보내고, 안아본 사람만 극락세계로 보낸다 해서 너도나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몇 번이고 안아 보았기 때문이다. 오묘한 전설과 국보를 소재하고 있는 태화산 절경 속에 자리하고 있는 마곡사도 일품이지만, 태화산 깊은 숲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절 한복판을 지나 사곡에 이르며 절경을 이룬다. 태화산은 이름 그대로 크고 아름다운데 중턱에 걸린 사원폭포의 부산한 물 연기 또한 장관이다. 맑은 계류와 빽빽한 숲의 행렬, 천태만상으로 형성된 산세, 가을에 한들거리는 단풍의 조화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멋이다. 숲에 가린 길을 찾는 재미도 있고, 어떠한 세도가도 허리를 굽혀야만 지날 수 있는 능선길의 절묘한 풍치는 이곳의 최대 낭만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남쪽으로 멀리 국립공원 계룡산이 닭과 용이 싸움을 하듯 성난 얼굴로 위엄을 과시하며, 공주 시가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일 듯 말 듯하다. 산 주위를 굽이치는 평화스러운 산과 들을 지나 서쪽 멀리엔 청양군 칠갑산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거리고 동쪽 바로 건너에는 무성산이 환희 바라 보인다. 산 좋고 물 좋고 절도 좋아 모든 것이 풍족한 이곳 태화산을 오르고자 할 때는 서울에서 당일로도 가능하지만, 1박 2일 의 여정이라야 산과 사찰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높지 않으나, 뛰어난 산세와 숲과 전설의 절 마곡사를 지닌 태화산 어귀에는 마곡사 마을(주막거리라 부름) 이 있고 이곳에는 여관, 여인숙등 숙박 시설은 이용할만하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마곡사 → 마곡사(00;21 1.3Km) → 나발봉(01;31 4.2Km) → 활인봉02;24 6.6Km) → 마곡사 주차장(03;27 9.9Km) - 휴식시간 4분 포함 ※ 트랭글 GPS 기준
▼<11:19>마곡사 주차장. 무료주차장이며 여느 관광지보다 정리가 잘 된 상가 및 주차 시설이다. 집을 나설 때 하늘은 온통 잿빛이었는데 여기 도착하니 파란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반팔을 입었는데 오늘 좀 태우는 날이 되겠다. 상가를 지나 마곡사 입구 거대한 나무 아래로 들어가니 한기가 들 정도로 시원하다. 이제 5월에도 한 여름 분위기를 느끼는 시대를 살고 있다.
▼태화산 마곡사 일주문. 마곡사는 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아직도 문화재 관람료를 내어야한다. 3,000원
▼마곡사 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극락교. 마곡천에도 가뭄이라 수량이 바닥이다.
▼해탈문을 지나고 천왕문이 이어지는데 천왕문은 수리 중이라 가림막 속에 숨었다.
▼극락교
▼범종루
▼대광보전
▼응진전
▼마곡사 관세음보살
▼마곡사 오층석탑
▼대웅보전
▼마곡천 징검다리 건너 성보박물관 방향으로 올라간다.
▼왼쪽 성보박물관
▼오른쪽 백범 삭발 바위.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 특무장교를 처단 후 탈옥하여 1898년 마곡사에서 계를 받고 수행한 곳이 마곡사 백련암이다. 마곡사 및 태화산 곳곳에 백범 선생의 흔적과 혼이 남아있다. 저 바위에 앉아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한다.
▼영은교를 건너지 않고 직진하면 등산로 들머리가 나온다.
▼<11:56>나발봉 올라가는 들머리. 화려한 하늘 아래 눈이 부실 정도로 초록은 절정에 올라와 있다.
▼태화산 백범명상길로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가볍게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군왕대 갈림길에서 한국문화연수원 방향으로 직진
▼나발봉 1.5Km 이정표를 지나며 오르고 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높이게 된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며 흙길에 걷기 좋은 길이 계속된다. 그런데 하산할 때까지 조망은 제로다.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려운 길이다. 소나무 숲 구경하고 땅바닥 바라보면서 혼자 명상하는 시간이다.
▼<12:52>414미터 나발봉. 정상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별도 정상석은 없고 정자 쉼터 기둥에 매달려 있다. 정자 안은 만원이라 바로 내려와 의자가 보여 앉아 쉬게 된다.
▼무덤이 나오고 잠깐 하늘이 보인다. 조금 전 지나온 정자 쉼터는 가짜 나발봉이고 여기 무덤 뒤에 진짜 나발봉이 있다는데 별 의미가 없어 바로 직진이다.
▼무덤 주변에 이런 봉지가 매달려 있다. 아마도 짐승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약품 같은 것이 들어 있나 보다.
▼무덤을 지나며 등로는 완전한 평지다. 흙길에 마른 솔잎이 살짝 깔려 있어 쿠션도 느껴진다.
▼오늘 산길 걸으며 만난 가장 멋진(?) 조망
▼생골 갈림길
▼태화산 최고봉 활인봉에 접근하며 목재 계단이 계속된다. 더운 날이라 숲 속 된비알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13:43>해발 423m 활인봉 정상. 여기도 정자 쉼터가 자리하고 있고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다. 마곡사 대웅보전까지 3.6Km 이정표 따라 바로 하산 시작하는데 초반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다.
▼영은암 갈림길. 막걸리 주점인듯한데 오늘은 한가하다. 백련암으로 하산하기 위해 직진 백범명상길로 들어간다.
▼<14:06> 백련암에 접근하며 흰구름으로 치장한 파란 하늘이 보인다.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백련암 마애불
▼백범 김구 선생이 기거하셨던 백련암.
▼백련암에서 내려가는 길은 차도. 오후 되니 따가운 해가 머리를 달군다.
▼마곡사
▼마곡사에서 산책길로 올라가면 오전에 지나온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를 지나 마곡천으로 내려가 주차장으로 향하게 된다.
▼<14:45> 오늘 흐리다는 예보에 반팔로 왔는데 오후 되어 아주 뜨거운 날씨가 되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마곡사 탐방하고 편하게 마곡사 뒷산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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