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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경상

[울진 응봉산]지난 봄 산불로 안타까운 산행이었다(덕구온천 들머리-응봉산 왕복) 2022.12.03

수도권에서 울진은 접근성으로 보면 오지 중에 오지. 그동안 미루고 있었던 울진 산으로 올라간다. 오늘은 여자친구가 1박 2일 친구들과 호텔에서 보낸다고 혼자 집을 나선다. 모두 원점 산행이라 그리 불편함은 없는 산행이다. 새벽 집을 나서는데 어두운 하늘은 구름이고 평창을 지나는데 눈이 아스팔트 위에서 날리고 있다. 잔뜩 구름이 낀 고속도로에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듯한데 다행히 강릉에 접근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파란색을 보여주고 있다. 강릉에서도 약 80km 더 내려가야 하는 곳이다

 

덕구온천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한 응봉산은 약 12Km에이르는 계곡에 크고 작은 폭포와 암반이 산재한 작은 당귀골과 용소골이 비경으로 남아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계곡물이 폭포수를 이루며 흘러내린다.응봉산은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렸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여러 계곡들을 자락에 품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울진 쪽의 온정골과 삼척 쪽의 용소골이다.온정골은 원래 노천온천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구온천으로 개발돼 이 지방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소골은 무인지경의 원시림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 지대다. 몇몇 전문 산악인들만 끼리끼리로 찾을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한 굽이를 돌면 또 한 굽이의 계곡이 열리는 장관이 장장 14km에 걸쳐 쉼 없이 펼쳐진다.용소골은 3개의 용소가 있다. 하나같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물색을 띠고 있어 쳐다만 봐도 무시무시하다. 혼자서 그곳을 찾아간다면 알 수 없는 공포가 가슴 깊숙이 저며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한국의 산하

 

오늘 여정 : 덕구온천 들머리 → 모랫재(00:21 1.4Km) → 1헬기장(00:43 2.6Km) → 2헬기장(01:38 4.5Km) → 응봉산(02:07 5.6Km) - 원점회귀 → 덕구온천 날머리(03:45 11.2Km) - 휴식시간 15분 포함  ※램블러 GPS 기준 

 

 

 

▼오늘도 아침은 고속도로휴게소. 요즘 아침밥으로 실속 된장찌개가 자주 올라온다. 6,500원으로 부담 없는 아침 차림이다

▼둔내 지나 평창에 접근하며 아스팔트에 눈이 날린다. 조금 전까지 살짝 내린 눈이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에 날리고 있다. 잔뜩 흐린 하늘이 걱정되는 시간이다.

▼대관령 지나 강릉에 접근하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린다. 그것도 너무 깨끗한 파란 하늘이다. 영동고속도로에서 동해고속도로 삼척 울진 방향으로 돌아 들어간다

▼오늘 올라갈 산은 울진 응봉산으로 덕구온천이 들머리이다

▼<09:57>덕구온천 리조트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왼쪽에 주차공간이 있고 조금 더 걸어 오르면 산불감시요원이 기다리고 있는 들머리에 도착한다

 

▼올해 3월 울진지역 대규모 산불로 이 지역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보통 응봉산 산행은 여기 들머리에서 능선을 따라 올라 정상에서 덕구계곡으로 하산하는데 덕구계곡 시설물 훼손이 심해 복구 작업으로 전면 폐쇄되어 있어 오늘은 여기서 왕복 산행이 된다. 산불 감시 요원의 주의 사항을 듣고 출발한다

▼계단을 오르며 응봉산 산행이 시작되는데 올라서자마자 소나무 밑둥이가 시커먼 상태다. 산불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시작부터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상까지 비교적 완만한 오름이 계속된다. 그리 위험하거나 힘든 곳은 전혀 없다

▼<10:21>덕구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모랫재를 지난다. 역시 덕구계곡으로는 금줄이 쳐져있다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 전후 극성이었던 송진 채취 상처에다가 이번 화마 화상까지 비참한 금강송의 모습에 잠시 걸음이 멈추어진다

▼혼자서 올라가시는 지역 주민. 추월해 올라가 정상에서 10여분 쉬고 있으니 올라와 이 지역 여기저기 소개해 주셨다. 

▼1 헬기장

▼나무 계단에도 불이 붙었다. 계단이 있어도 완만한 오름이 계속될 뿐이다

▼올라가며 만나는 유일한 조망터. 덕구계곡 위 능선만 보인다.

▼정규 계단길을 벗어나 바윗길로 오르는데 곳곳에 그을린 바위가 보인다

▼2 헬기장

▼<12:07>해발 998.5m 응봉산 정상석.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데 실제 정상에서는 제법 춥다. 몇 분이 정상석 아래 헬기장에 자리를 펴고 앉았다. 

▼능선길 5.6Km 오르며 제대로 된 조망 없었는데 정상에서 다 보상해 준다. 삼척 방향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동해 바다. 정면에 원자력 발전소가 보이고 부구 삼거리 해파랑길도 보이는 듯하다. 오른쪽 남쪽으로 더 내려보면 아마도 죽변항이 아닐까?

▼정상 이정목도 다 타 버렸네

▼덕구계곡 방향 등산로는 출입금지. 간혹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다. 

▼<12:24> 올라왔던 길로 하산 시작. 소나무가 많은 산이라 참나무 낙엽이 그리 많지 않아 하산길은 달리다시피 내려갈 수 있었다. 

▼모랫재를 지나며 동해 바다 구경하며 잠시 멈추었다. 

▼<13:42>고도 약 800m를 올리는 탐방로인데 완만한 길이라 일찍 내려왔다. 정상에서 떡으로 점심 요기했고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바로 다음 행선지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