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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산행/전라

[덕룡산-주작산] 안개속 진달래는 더 붉은 피를 토하고 있었다 2023.03.25(소석문-동봉-서봉-덕룡봉-작천소령-주작산-봉양마을)

친구가 주작산을 간다 하여 험한 산 친구의 도움으로 좀 수월하게 걸을 수 있을까 하여 따라나선다. 안내산악회 무박 산행으로 일정이 피곤하지만 먼 길 비교적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어 가끔 이용하게 된다. 밤새 달려 새벽 4시 들머리 소석문에 내려주니 시작부터 급경사 바윗길이다. 비 온 뒤라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그 길을 이른 새벽어둠 속에서 시작한다

오늘 여정 : 소석문 → 동봉(01:50 2.7Km) → 서봉(02:25 3.1Km) → 주작덕룡봉(04:31 6.4Km) → 작천소령(05:10 7.3Km) 주작산(06:17 9.5Km) → 봉양마을(07:25 12.4Km) - 휴식시간 52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11:30> 무박산행이다. 사당역에서 빈자리 없이 28명 태우고 11시 30분 정시에 출발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자차로 여유롭게 다니는 나로서는 그리 호감이 가는 여정은 아니지만 편리하게 먼 길을 다녀올 수 있기에 이 만한 수단은 없을 것이다.

<02:20>고창고인돌휴게소에 잠시 세웠다. 먹거리 있나 찾았는데 편의점도 문 닫았다. 화장실 가는 우리들만 보인다

<04:06>정확히 4시에 들머리 소석문에 도착한다. 따로 주차장이 없고 차도에 잠시 세우고 이마 불 켜고 신발끈 조이고 출발한다.'가자' 친구 목소리 듣고 출발하는데 친구는 11시간 뒤 대흥사 주차장에서 만나게 된다

- 들머리 들어서자마자 시작은 된비알 바윗길로 오늘 수없이 만나는 밧줄과 홀드가 등장한다. 말로만 듣던 주작덕룡산 사족보행이 시작된다. 비가 온 뒤 젖은 등로 정말 조심해야 한다

- 강진만 방향

- 진달래가 어둠 속에 활짝 폈다. 아름다운 진달래를 어둠 속에서 만나다니!

- 찌릿한 꽃 향기가 온 산에 진동하는데 찾아보니 나는 이 꽃이라 판단했다. 사철나무 같은 나무로 가지에 쥐눈이콩 크기의 꽃이 빼곡히 박혀 있었다.귀가하여 <모야모>에 물어보니 사스레피나무라고 1초만에 알려준다. 

<05:17>소석문 1.49Km 이정표를 지난다. 출발한 지 1시간 10분 지났다. 30여분 가파른 길 올라왔고 이후 오르고 내리는 길이 계속되니 진행이 상당히 더디다

<05:55>직전 거의 수직의 절벽을 타고 올라온 420m 동봉 정상. 배가 고파 초코파이에 두유 마시며 앉아 있는데 앞서거니 같이 걷던 부부가 올라오고 있다. 두륜산 거쳐 대흥사까지 걷는다는데 상태를 보니 쉽지 않아 보인다

- 동봉에서 내려서는데 길이 두 갈래라 왼쪽으로 들어가니 삼각대가 서 있고 바위 사이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서봉 가는 길은 오른쪽. 여기가 사진 포인터인지 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아둠 속 건너는 서봉 방향

- 서봉 방향 불빛이 움직인다. 앞서간 사람이 움직이는 빛이었다

- 동봉 정상에서 거칠고 가파른 길을 내려서 사봉 가는 길.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 뒤 돌아 바라본 동봉 정상. 지금 사진을 자세히 보니 정상 부근에 한사람이 보이는데 아마도 사진 남긴다고 대기하고 있던 분이 아닐까? 왼쪽 하산길 불빛도 보인다. 험한 길이었다. 

- 동봉에서 서봉 가는 길에서 만난 바위들. 밝은 가을날 작지만 날카로운 바윗길 다시 걷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안개가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

- 내려서는 길에서 발끝이 꿈틀거리는 느낌이다. 아찔한 경사가 보인다

 

<06:30> 해발 432.9Km 접근하기 쉽지 않은 봉우리로 덕룡산의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몰려온 새벽안개로 보이는 것이 거의 없어 안타깝고 다시 올라오라는 손짓 같았다

- 등로 곳곳에서 만나는 진달래는 흐린 날 더 붉은 핏빛으로 다가온다

- 여기 내려서는 길도 거칠고 경사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앞서간 친구가 전화한다. 미끄러운 길 내려설 때 엉덩이를 바위에 붙히고 내려서라고 한다. 앞서 가면서 걱정이 많이 되나 보다

- 안개가 두르고 있는 암봉에 진달래는 더 짙은 분홍을 뽐낸다. 험한 길 걷다가 꽃 보면 긴장이 풀리고 간간히 안개비가 내려 분위기를 더해주는 아침이다

- 직전 암봉은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보여 우회하고 있다. 돌아와 보니 암봉에서 내려오는 홀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바위 사이 난 길로 올라가는데 그리 높지 않은 산에 다양한 바위 구간이 나온다. 체력 소모가 큰 산행이 된다

- 내려서는 바위길이 거의 수직이다

- 여기서부터 동백이 자주 보인다. 빨간 동백꽃은 길바닥에서도 싱싱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 5일 정도 지나면 여기 진달래밭 정말 아름다울듯하다. 지리산 연하선경 깊숙이 걷고 있는 기분이다.

- 토르 망치

<07:39> 수양마을 갈림길. 험한 길 걸어와 여기서 탈출구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 한동안 비교적 편한 길이었는데 또다시 험한 바윗길이 시작된다

<08:36>정상석에는 주작산 475m로 표기되어 있는데 여기가 덕룡산 덕룡봉이라고 한다. 오늘 능선에서 만나는 봉우리 중 가장 높은 곳이다. 먼저 도착한 두 분이 발열 라면밥을 먹고 있고 수풀을 헤치고 나도 앉을까 했는데 날파리 같은 벌레가 보인다고 앉지 말라고 한다. 개방된 바위 자리를 찾아  내려와 햄버거로 고픈 배를 다스렸다. 간혹 햄버거를 가지고 산에 오는데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는 간편식이 된다

<09:12>작천소령 도착. 이정표가 어지럽게 서 있어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살피게 된다. 지명 유래는 찾을 수 없고 수양리재로 안내지도에는 표기되어 있다. 강진과 해남에서 각자 달리 표기하고 있나!. 주작산 방향 이정표 따라 올라간다

- 짙게 내려왔던 안개 사이로 잠시 해가 비친다

<09:26>주작산-두륜산 갈림길.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곳곳에 진달래가 장식되어 있는 아름다운 열린 터다. 여기서 바로 오소재로 넘어가는데 열정적인 산객은 왕복 4Km 주작산 정상을 확인하고 온다고 한다. 일단 주작산 방향으로 들어가는데 아마도 돌아오지 못할 듯하다

- 오늘 처음 만나는 울창한 숲

- 바위에 올라서니 훌륭한 전망대. 시간이 지나며 안개는 옅어지고 희미하지만 덕룡-주작의 웅장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0:28>428m 주작산 정상. 조망은 전혀 없고 정상석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벽 시작부터 험한 길 걸었고 작천소령부터 편하게 걸어 주작산 도착하니 다시 주작산 암릉 걷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여기서 봉양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버스 주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 잠시 후 만난 산불감시 어르신 차량

 - 주작산 활공장이고 바로 앞에 산불감시초소 안에서 라디오 뉴스가 들린다

- 평소 달리다시피 하산하는데 넉넉한 시간이라 최대한 천천히 내려간다

- 내려오니 오늘도 동네 묶인 개들은 나를 잡아먹을 듯 짖어대고 있다.

- 마을로 내려서는데 새벽 걸었던 능선이 바로 앞이다.

- 보리밭

- 봉양마을회관

<11:29>신전면사무소에 도착 미완성 산행이 마무리된다. 버스는 오후 4시 대흥사에서 출발하는데 그때까지 긴 방황의 시간이 된다. 가게가 안 보여 길가에 앉아 가방에 있는 먹거리 다 치워버리고 택시를 부르니 오늘따라 5분도 안되어 도착한다

<12:00> 신전면사무소에서 택시비 14,000원 10분 달려 도착한 오소재. 우리 버스는 3시에 대흥사로 간다고 한다. 화장실에서 아주 깨끗이 씻고 약수터에서 빈병  채우고 배수로에 서서 등산화 흙도 닦아내며 놀고 있으니 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에서 두어 시간 폰 보다가 졸다가 하니 대흥사로 출발한다. 친구는 2시 30분 두륜봉까지 올랐다가 무사히 그리고 거의 선두로 도착해 있었다. 둘이 메밀국수로 미리 저녁 먹고 서울로 가는 먼 길버스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