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비가 그치고 밤하늘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내일 산행은 어렵겠다 했는데 새벽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이다. 서둘러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친구 입주 축하 저녁 모임에서 오랜만에 과음인지 새벽 내 뱃속은 요란했는데 산에 간다고 하니 순식간에 평화가 찾아왔다. 일요일 아침이라 강릉 가는 고속도로 정체는 거의 없었다. 오늘은 정선 땅이다
오늘 여정 : 절골 ~ 옹달샘(01:02 2.5Km) ~ 이성대(01:49 3.7Km) ~ 아리랑산(02:40 4.6Km) ~ 노추산(02:58 5.2Km) ~ 조고봉 갈림길(03:49 7.6Km) ~ 모정의 탑(04:28 10.5Km) ~ 모정탑주차장(04:55 12.1Km) - 휴식시간 22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8:07>평소보다 늦게 집에서 출발했고 아침은 휴게소 국밥. 아직 구름이 남아 있는 하늘이다.
<10:00>노추산 절골 들머리. 주차 시설은 없고 나는 여기서 출발하고 우리 차는 모정탑 주차장으로 간다. 오면서 하늘에 남아 있던 구름은 깨끗하게 정리된 정선 하늘이다. 들머리에는 과거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이 보이는데 지금은 폐가에 가까운 상태다. 좀 올라오니 탄을 캐고 이제는 원상 복구한 곳이 보이던데 과거 탄광지대로 보인다. 길도 임도와 산길이 번갈아 나오고 사방댐도 나오고 강원도 오지 오래된 길이다
- 방치된 건물을 지나 등산로로 들어서면 바로 울참한 숲길이고 물이 말라버린 계곡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 30분 정도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을 걸어 올라서니 난데없는 임도가 나온다. 조주선관 이정표가 나오는데 뒤로 들어가니 작은 암자가 보이고 넓은 공터가 나온다. 1930년대 소실된 대승사란 절터라고 한다
- 절터에서 나오면 등산로 안내도가 나오고 관리되지 않은 임도가 계속된다
- 진행방향 왼쪽 비탈이 검은 돌로 정리되어 있다. 아마도 여기가 탄광이고 폐광되면서 원상 복구한 듯한데 자세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
- 짧은 임도가 끝나고 로프 난간이 나오며 제법 가파른 숲 속 등산로로 들어간다. 이제까지와 달리 꽤 난해한 길이 계속된다
- 여기 이정표부터는 노추산 험한 등산로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11:02>헐떡이며 목이 타들어 갈 즈음 샘물을 만난 옹달샘. 오늘 맑은 날인데 제법 찬 공기에 몸이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몰아치는데 그래도 험한 길 오른다고 상의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 얼음물이 정말 달콤했다. 근래 마셔본 산속 샘물 중 최고였다
- 이후 험한 길은 이성대 도착까지 계속된다. 그런데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제 오랜만에 과음했는데도!
- 능선 바로 아래 대규모 너덜지대
- 절골 들머리 시작할 때 화려한 꽃들이 반겨주었는데 고도를 높이니 봄철 야생화의 고운 자태를 수시로 만날 수 있다
- 급경사 너덜지대가 나오면 이성대에 거의 접근하게 된다.
<11:47>이성대. 여기서 수도한 두 성인의 위폐가 모셔져 있고 중국 노나라 및 추나라를 따라서 노추산이라 불렀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설 같은 얘기가 전국 곳곳에 박혀 있다
- 이성대 전망대에 서면 함백산 - 소백산 방향이라 했는데 그 봉우리가 그 봉우리네
- 이성대 우측으로 올라가니 산신각
- 세찬 바람에 갑자기 한기를 느끼고 겉옷 걸치고 바람 잦아지는 처마 아래 앉아 점심으로 간단한 행동식.
<12:05>노추산 능선에서 최고봉은 아리랑산이라 하여 그곳을 넘어갈 것이다. 종량동으로 진행하다가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거칠고 좁다. 두툼한 낙엽길에서는 등로 찾기가 힘들 정도다. 이제 나뭇가지 싹이 나오기 시작한다.
- 그리 큰 규모는 아닌 병풍바위
- 너덜에 가까운 바윗길을 올라서면 종량동 삼거리. 여기서 아리랑산 정상까지 얼레지 군락지가 펼쳐진 순한 길이다.
<12:40>노추산 보다 20미터 높은 1,342m 아리랑산. 정선 아리랑 고장이라 아리랑산. 바람직한 작명이다. 별다른 조망이나 특별한 볼거리는 없어 바로 통과하니 로프가 설치된 살짝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게 된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고 있는 능선이다
- 능선 삼거리. 이성대에서 잠시 올라오면 여기 삼거리인데 먼 길 돌아왔다.
-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
<12:58>압도적 규모의 정상석. 데크 쉼터가 있고 나무 사이로 나아가면 백두대간이 조망된다. 올라오면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역시 정상에는 나 혼자다
- 두타산 및 청옥산 지나 덕항산이 지나는 백두대간이라고 한다
- 아래에서부터 녹색이 올라오고 있는 노추산
- 지나온 아리랑산
- 앉아 여유 부리며 10여분 머물렀다. 하산은 모정탑으로
- 정상에서 내려서면 엄청난 규모의 얼레지 군락지가 나온다. 강풍에 꽃잎 남기기가 힘드네
-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사달산이고 바로 늘막골입구로 하산. 1,300이 넘는 산이라 하산길도 걱정했는데 아주 완만하게 그것도 수시로 흙길이라 순식간에 이동이 가능했다
- 30분 걸어 도착한 조고봉 갈림길. 여기서부터는 임도
- 막 피어나고 있는 철쭉
- 높은 산이라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14:28>모정의 탑. 가족의 우환이 끝없이 발생하자 산으로 들어와 안녕을 기원하며 26년간 돌탑 3,000 여기를 세운 어머니의 위대한 기도 현장이다. 존경심은 저절로 나오는 경이로운 현장이다.
- 마을 주민들이 세운 모정탑길 안내석
<14:53>세월교를 건너면 주차장. 다들 철쭉 구경 갔는지 노추산으로 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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