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두위봉 철쭉 작황이 엉망이라 제대로 철쭉 구경은 힘들었다는 얘기를 들었고, 올해 남쪽 여러 곳에서 철쭉을 만났기에 올해 철쭉은 그만하고 가보지 않은 두위봉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이틀간 남쪽부터 시작된 비는 전국을 적셨다. 그동안 전라도 남부 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 급수까지 간 상황이 말끔히 해소되었다. 간밤 일기예보에 강원도 정선은 구름에 해가 보여 망설임 하나 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보인다. 일기 예보가 중계방송이 된다. 가는 내내 비가 오락 가락 하였고 그리 심한 비는 없다고 판단하여 들머리에 도착 비옷을 입고 바로 출발한다.
오늘 여정 : 단곡2교 ~ 감로수샘터(00:51 2.1Km) ~아라리고개(01:28 3.1Km) ~ 두위봉철쭉비(01:54 3.7Km) ~ 1470 두위봉(02:00 3.8Km) ~ 도사곡갈림길(03:13 6.3Km) ~ 자연휴양림(04:16 9.6Km) ~ 관리사무소(04:29 10.8Km) - 휴식시간 17분 포함 ※트랭글 GPS 기준)
<09:13>두위봉 단곡계곡. 단곡2교까지 차가 올라올 수 있고 대형버스가 주차할 수도 있다. 도착하니 아직도 비가 살짝 내리고 화장실 볼 일 보고 나오니 제법 굵은 빗 방울이 얼굴을 때린다. 그리 많은 비는 아니고 점심 전후 그친다는 예보를 믿고 급히 우의를 꺼내 출발한다. 초소가 있고 차단봉이 있는 임도가 들머리다
- 단곡2교 들머리.
- 사방댐 지나는데 계곡 물소리가 웅장하다
- 제법 가파른 포장도로를 올라 임도에서 산속으로 올라가는 이정표 앞에서 잠시 멈추고 잦아진 비에 우비는 벗게 된다. 목을 축이는데 호주머니 카드가 없어졌다.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그냥 호주머니에 넣었고 비가 내려 그냥 출발하다가 사진 찍는다고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빼다 하면서 길 어딘가에 흘린 듯하다. 이미 고도 150 정도 올려 약 1킬로 걸어온 지점이다. 사진 남긴 지점 수색하며 하산
<09:50>신용카드는 들머리 초소 앞 차단봉 아래 비를 맞고 있었다. 오늘 강재 알바하게 된 사연이다. 또 올라가자
<10:12>다시 20여분 헐떡이며 임도를 걸어 도착한 숲길 이정표. 촉촉한 산길 봄색이 완연하고 도랑이 된 등로 바닥이 여러 곳 나온다. 이후 임도를 건너는 곳이 몇 번 나온다
- 정상 철쭉은 아직 겨울인데 간혹 보이는 철쭉의 우아한 자태에 빗속에서도 남겼다.
- 정규등로는 임도인데 대부분 '등산로아님' 이정표로 올라가고 있는지 등로가 확실하다
<10:41>계곡 바윗길 조심스럽게 올라서니 감로수 쉼터. 평소 힘들게 올라와 마시는 감로수 진짜 단맛이라 하는데 오늘은 물이 넘쳐난다. 단맛은 빗물에 다 쓸려 가버린 듯하다. 손으로 목을 축일 정도만 맛보았다
- 최근 조성된 임도인듯하고 비행기도 착륙할 정도로 넓네
- 임도 가로질러 또 산속으로 들어가는데 마지막 임도였다.
- 가파른 돌계단 주위에 산괴불주머니의 노란색이 겨울을 버틴 이끼와 색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 고도를 올리자 다양한 야생화가 도열해 있다. 힘들 때 꽃을 만나면 쉬는 시간
- 아직도 앙상한 가지
<11:17>1시간 3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해발 1,325m 아라리고개. 이제 가파른 오름은 끝났는데 높은 곳이라 한기를 느낄 정도다. 바람막이 겉옷을 입고 장갑도 챙겼다.
- 철쭉 숲을 지나는데 아직도 요원해 보이는 철쭉꽃. 비가 내려도 뒤돌아본 능선은 선명하고 멀리 산들도 희미하게나마 조망된다.
- 꽃이 피려면 아직도 한 달이 필요한 철쭉 꽃봉오리
- 철쭉 대신 진달래가 삭막한 분위기를 깨었다. 분홍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 바닥에는 얼레지 군락지. 다들 입 다물고 새침데기 모임이 되었다
<11:44>두위봉 철쭉비. 여기가 정상인가? 지나며 두 곳의 정상 표시를 더 만나게 되는데 어디가 정상인가! 맑은 날이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멋진 조망이다. 비가 그쳐 그쳐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따다닥~~~ 우박이 쏟아진다. 그래도 남길 건 남겨야지
- 정상 부근에는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우박이 더 커졌다. 마음이 급한데 조심할 수밖에 없는 산길이다
- 100여 미터 내려서니 난데없이 정상 이정표. 들어가니 나뭇가지에 나무정상 표시가 묶여있다. 두위봉 1470m. 여기가 정상인가? 확 트인 조망이다.
- 내려서는 길인데 중앙 헬기장 주변도 온통 철쭉이다. 우박 맞으면 정상 인증하고 바로 하산이다.
- 막 올라왔는데 강풍에 한 방향으로 다 쓰러지고 있다.
- 또 정상이다. 두위봉 1,470.8m
- 주목
<12:17>민둥산역 갈림길에서 나는 주목 군락지를 만나고자 도사곡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간다. 하산길에서도 몇 번의 된비알이 나오고 바윗길 그리고 젖은 낙엽에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 이끼와 산괴불주머니의 노랑 조화
- 봉우리 이름이라도 얻을만한 암봉에 올라서니 시원한 조망이다. 정상에서 우박이 떨어지다가 하산 시작하니 눈으로 바뀌고 여기 올라서니 이제 가는 빗방울이다
<13:03>도사곡 갈림길. 우박에 강풍에 앉을자리가 마땅치 않아 그냥 내려왔는데 배가 고프다. 나무 기둥이 가려주어 젖지 않은 벤치에 앉아 떡으로 점심 식사.
- 주목군락지로 내려서는데 철망 울타리가 쳐져 있다. 귀한 신분임을 증명하는 장면이네
- 두위봉 주목. 천연기념물 433호로 수령이 약 1,400년 정도 되는 노거수로서, 한국(남한)에서는 가장 장수하고 있는 나무라고 한다. 두위봉(정상 1,470m)의 해발 1,340m 되는 북사면 능선 가까이 자리 잡고 있는데, 세 그루가 3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경사지에 서 있다. 다른 곳에서 만난 주목 대부분은 낮은 키에 기둥에 흙을 발라 곧 쓰러질 듯한 모습이었는데 여기는 노거수라는데도 아주 건강한 상태를 보여준다.
- 가파른 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만나는 제2샘터. 빗물이 넘쳐 나는 샘터
- 샘터 바로 아래는 임도가 개설되었고 오는 처음으로 사람을 만난다. 휴양림에서 올라와 주목 구경만 하고 내려간다는 부부
- 임도 건너 등로로 들어서면 계곡을 따라 바위로 포장된 길이 계속된다. 미끄럽지는 않은데 물퉁 불퉁 바위길 진행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 곳곳에 상수원 보호지역 입간판이 보이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머리 감고 코 풀며 씻고 내려간다.
<14:05> 빗속에 마음 졸이며 걸었던 길이 마무리된다. 도사곡자연휴양림 소형 주차장에 도착한다. 내려오니 입산통제 현수막이 쳐져 있다. 과태료 부과 당한뻔했네!
- 휴양림 계곡에도 이제 철쭉꽃이 피기 시작했다. 요란한 물소리와 같이 하산하는 길 여유로운 시간이다.
<14:21>우리 차는 정암사 참배하고 정선5일장 구경하고 관리사무실 앞에 주차해 있었다. 내려오니 이제 해가 살짝 비친다. 우리차는 충주 중앙탑에 들러 점심 막국수 먹고 어르신 드실 오리 백숙 포장해서 잠시 얼굴 뵙고 왔다. 내일이 어버이날이라 어른들 뵙고 오는 차량인지 평소 대비 1.5배 더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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